- 6월 21일 워크숍 참가자 발언록
오산 :
오늘은 콩나물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해 보려구요. 콩나물신문을 만들어 오면서 여러 가지 일을 진행했지만, 앞으로 더 전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대부분 단체나 모임을 보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콩나물신문 협동조합은 다양한 직군,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서 굉장히 건강한 조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협동조합이 어떤 결속이나 책임에서 어려운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최현철 :
오늘까지 조합원이 151명이고, 정기구독자가 100명을 향해갑니다. 매달 수입지출을 간신히 맞춰나갑니다. 5월부터 조합원과 정기구독자가 잘 늘지 않아, 약간 탄력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구요.
한효석 :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모두 다 주인이지만, 반대로 주인이 명확하지 않아 사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콩나물신문사를 “누가 끌고 가냐?, 누가 발행인이냐?”고 묻습니다. 사람들은 협동조합에게 내각제보다 대통령제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조합원들도 십시일반 돈을 모아 하니까, 말로는 “조합원이 합니다.”라고 하면서, 내가 안 해도 누군가 하겠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쯤은 최소한 어느 부분을 어느 조합원이 책임지는 구조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정기구독자 모으는 일, 신문 만드는 일, 광고 접수 받는 일,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 조합원이 지금까지 매번 모여서 이걸 다 같이 상의했어요. 그러다 보니 공허한 원론만 오고가고, 구체적 대안을 생각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체를 끌고 가는 리더는 없어도, 업무별 리더가 되어서 그 분 중심으로 일을 해 나가면, 좀더 효율적으로 굴러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매번 신문을 발행하구 있구요. 돈이 없어서 발행 주기를 줄이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신문 디자인도 갈수록 차분해 지고 있구요.
민경은 :
먹고사는 일이 어려워 모임에 자주 못 나오지만, 협동조합 소식을 페이스북에서 보면서, 그리고 종이신문을 만나면서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세월호 사건이 있고, 우리가 6,4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북부역에서 “부천 사람들이 만든 신문입니다”하면서 콩나물신문을 주니깐 사람들이 관심을 갖더군요. 필요한 일을 하는 구나 싶어 뿌듯했어요. 다른 지역들도 자기들 목소리를 담고 싶어 하면서도 신문 발행은 쉽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부천 콩나물신문을 신기하게 생각했어요. 신문이 있으면 지역의 작은 움직임, 역사가 기록되는 것이니 그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이제는 콩나물신문 협동조합도 일거리를 서로 나눠가져야겠습니다. 소중하다고 여기지만, 느슨한 공동체이므로 역할이나 책임을 조정할 필요가 있지요.
여기에 처음으로 오면 “형제여 오라”는 식이지만, 각자 자발적으로, 알아서 찾아보라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니 새로운 사람들을 어떻게 반갑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면 좋겠어요. 물론 다른 공동체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는 문화와 태도를 고민해야 사람이 늘 겁니다. 이번에 연 콩나물 시루장터가 사람을 만나게 하기 위한 그런 시도인 거 같아 좋더라구요.
그리고 조합원들이 쓰는 기사라고 표방하는 건 좋은데, 기사를 비평하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정보를 내보내도, 이게 정보로서 남거나 그런 의미를 가지려면, 더 바빠지고 힘들겠지만, 서로 치열하게 비평하여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효석 :
지면평가위원을 두자고 했는데, 꾸리지 못했습니다. 조합원이 위원이 되어야 할지, 외부인이 위원이 되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산 :
콩나물 신문이 지속 가능하려면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조합원과 구독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말씀해 주세요.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도록 인터넷신문을 활성화하는 방법도 말씀해 주시구요.
이경애 :
온라인 신문에 참여예산에 대한 기사를 보내고 확인을 못했는데, 인터넷신문에 올라와 있는 줄 몰랐어요. 기사 제공자한테 기사가 올랐다고 알려주거나, 링크를 걸어주면 좋겠어요. 너무 홍보가 안 되는 것 같아요. 관심이 아주 지대한 사람 이외는 잘 모릅니다. 알려야 하는 건 여기 있는 사람들 몫입니다. 조합원들이 다른 사람에게 문자, 카톡을 보내고 알려야 합니다.
종이신문은 적어도 각 동사무소에는 배치가 되면 좋겠습니다. 선거특집 신문 때문에 소사구 의원들 인터뷰를 하는데 콩나물 존재를 모르더군요. 우리 신문 중요성을 모르고,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여기저기 뿌리고, 이렇게 나오는구나 존재를 부각하는 문제가 시급합니다.
윤병국 :
저는 조합원이기도 하지만, 예전에 신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콩나물신문은 신문으로서 부천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신문으로서 책임이 있습니다. 조합원들 중에는 우리는 비급 신문이니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제는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슈를 제기하는데 실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창간호에는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나, 간담이 서늘한 기사를 싣는 게 신문의 역할이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신문은 신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하나의 상품입니다. 신문으로서 정확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끝까지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지금은 블로그 수준이랄까? 분명히 콩나물신문이 짚어줄만한 공간들이 있는데 뭔가 아쉽습니다. 뭔가 빠져있는 것 같지요. 예를 들어 이득규 선생님 야구장 이야기가 있는데, 심층보도를 하지 않고, 그런 이야기를 인터뷰 식으로만 풀어 갑니다.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아요.
한효석 :
우리 신문에 날카로움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도 물고 뜯고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지역을 잘 아는 역량 있는 기자를 채용해야 합니다. 부천을 잘 알고, 야당 여당의 관계자도 알고, 사람도 많이 아는 사람이 신문을 만들면 이야기 거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언젠가 그렇게 되겠죠. 지금은 따뜻한 주간 잡지를 내는 심정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정재현 :
콩나물신문 기자를 뽑는 기준을 마련할 때 회의에 참가했습니다. 역시나 기자를 뽑은 효과는 여지없이 신문에 나타났습니다. 편집국장급 기자가 신문에 오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8호 신문을 보면 문제가 많습니다. 1면 사진을 보면 사진을 1/3이상 잘라도 무리가 없습니다. 지면을 낭비했습니다.
사진을 어떻게 처리할 줄을 모릅니다. 사람들을 드러내려는 건지, 보도블럭 사진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진은 역광이라 사람 얼굴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또 1면을 보면 역대 표심을 표로 드러냈는데, 기사로 쓰면 훨씬 독자가 읽기가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편집이나, 사진의 트리밍까지 대체로 형편없습니다. 이 어설픔을 언제까지 계속 유지해야 하나 싶지요.
돈만 쓰는 종이신문을 계속 낼 것인지 고민스럽네요. 온라인으로도 유통구조가 있으니, 종이신문을 내서 돈을 계속 쓸것인지 되돌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은 신문 편집이 쉽고, 유통이 빠르며,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 쉽습니다.
둘째는 신문이 의제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모병원 비정규직 문제 같은 경우, 기고를 받은 기자는 그걸 취재했어야 합니다. 그걸 취재해서 하나 쓰고, 온라인으로 쭉 이어가서 꼭지로 나눠서 여론을 몰고갈 수 있었죠. 기고한 것보다, 우리 손으로 주무를 수 있는 기사였습니다. 빼도박도 못할 기획을 놓치고, 여지없이 밀려갔습니다. 그렇게 못해서 상대만은 부담만 느껴서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말았지요.
또 다른 예로는 부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문제를 쭉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맥을 어디에 짚어 주는가가 중요하지요. 원고의 소유와 배포의 문제는 신문사에 있습니다. 그렇게 정리하고 난 뒤에, 전체를 조감해 봐야 합니다.
어떤 문제든 다양하게 다룰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의제였어요. 그런 류의 기사가 팩트 중심으로 분석되고 실려야 합니다. 역량이 없다고 하지만, 페이스북에 쓰는 글들을 보면 조금씩만 분발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한효석 :
처음에 우리도 초짜를 뽑을 것이냐, 역량 있는 편집국장을 뽑을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역량있는 편집국장이 오면 조합원들을 무시하고 구태의연한 신문을 만들 것이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신문에 아무 선입관이 없는 초짜 기자가 우리와 호흡을 맞춰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조합원을 무시하고 편집국장이 꿈꾸는 신문을 만들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앞으로 기자 한 분을 더 뽑는다면 지금 우리 상황을 채워줄 기자를 뽑으면 될 것 같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