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 이어서 계속

이득규 :
저는 신문 이야기보다 조합원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편집회의에 못 나온 지 꽤 되었습니다. 사실 월요일에 못 만나면, 모일 수 있는 날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조합원 이름을 보고도 알지 못하는 조합원이 많습니다. 사무실에서 다양하게 모일 수 있는 계기들을 잘 기획하면 좋겠습니다. 강좌도 더 필요하고, 한 달에 한번 조합원이 모여 문화의 날을 만들어, 연극을 볼 수 있다든지, 시루장터를 더 열어본다든지 말이지요. 매월 마지막 주에 뭘 하든 뭔가 모여서 이룰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합니다.

이성재 :
신문 하나로 뭉치자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득규 님 말씀대로 신문은 신문대로, 소모임은 소모임대로 굴러가야 합니다. 언젠가 연극 모임, 음악회, 시민대학을 만들자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저변을 확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문 이야기로 돌아오면, 저는 늘 콩나물신문에 미안해 합니다. 내가 왜 미안해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요. 돈이 나가고 늘 도와주는데 말이지요. 생각해보면 다들 자기 생계가 있고, 자기 시간을 쪼개고 활동하는데, 내가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해서 그러는 것 같구요. 그런 마음이 자칫하면 이 쪽도 지치고, 저 쪽도 지치게 하는 거 아닌가 싶구요.
덧보태자면 우리 신문이 너무 착하게 나간다 싶어요. 앞서 이야기한 윤병국 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권미선 편집국장 체제로 간다니, 새 팀장이 되어 팀을 꾸리면, 저도 그 팀에 반드시 참여하겠습니다.

조훈영 :
이성재 님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창간하기 전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창간기념회 이후 거의 안 나왔어요. 편집회의에 못가니 참여 못하니 죄송하지요. 제일 안타까운 건 신문이 제때 못 나갈 때가 있다는 겁니다. 신문은 어쨌든 제 날짜에 발행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오산 :
앞으로 편집국장을 임명하고, 적지만 유급으로 하고, 국장이 총괄해서 진행합니다. 지금은 기본적으로 2주에 한번 신문이 나오니, 매주 찍는 종이신문과 성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여, 매주 나오는 대신에 잡지식으로 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판단했으면 합니다. 인터넷을 강화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기사 경중, 수준을 떠나서 기사로 올리면 바로바로 노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팀을 꾸리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소모임을 활성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서로 모르는 조합원이 상당수입니다. 조직이 벌써 비대해지는 것 같습니다. 서로 같이 할 수 있도록 작은 단위로 묶어 주면 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조합원이 알아서 어떤 것을 하나씩 만들어 오게끔 소모임을 유도해도 될 겁니다. 전투력이 강한 창을 하나씩 육성하는 겁니다.

정재현 :
150명 수준이면, 잘 안 모입니다. 어쩌면 현재 각자가 내는 비용만큼 애정을 가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 사람들을 참여시키려면 “이 조합원은 누구인가, 뭐하는 사람인가?”라고 묻는게 필요합니다. 원고 20매 정도 자서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온라인신문에 실으면 될 겁니다. 이런 것은 신문이 당장 해낼 수 있다.
우선 기자 교육도 하고, 콩나물신문 글쓰기 교육도 필요합니다. 자기 글에 대한 처절한 첨삭 지도도 받아야 합니다. 사진도 그렇고요.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바뀌면 집단적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전혁탁 :
신문사 최전선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3~4명입니다. 나머지는 이 업을 주력으로 하는 거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움직일 사람이 필요합니다. 편집 작업을 하다보면 너무 무심한 글이 많습니다. 글만 달랑 있거나, 제목도 없습니다. 관련 사진도 없구요. 사진을 첨부해도 인쇄가 가능하지 않은 것을 보냅니다. 그런 상황에서 편집의 폭도 좁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도 내내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훈련된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편집 디자인을 배운다든지, 글쓰기를 익힌다든지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조합원이 자기가 내는 돈이 아깝다고 느끼지 않게 좀더 분발해야 합니다.

윤병국 :
지역에 오피니언 리더, 시민사회 사람들을 콩나물신문이 충분이 포용하고 있나요? 정말 필요한 글들이 있는데, 그런 글이 실리지 않습니다. 기명 기사로 안 실립니다. 다들 바빠서 그런가요?

한효석 :
바쁘신 분들도 있고, 약간 간을 보는 것도 같기도 합니다. 콩나물신문이 아직 어떤 매체인지 정확히 모르니까요.

정재현 :
정 안되면 조합원 이야기부터 써도 될 겁니다. 결혼을 어떻게 했는지, 백문백답 같은 식으로 가볍게 접근해도 됩니다. 인터넷 카페에 가입할 때 사람 알아보기와 같다고나 할까요? 그런 것이 은근히 열독율이 좋습니다. 할 수 있는 기획이구요.
진짜 따뜻한 이야기가 하고 싶으면 노점상 할머니 이야기를 써도 됩니다. 정작 비수를 꽃을 일을 못하면 담담히 해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처음에는 품이 안 들어가는 이야기만 해보는 겁니다. 조합원도 덜 피곤하고, 이게 안정되면 다른 걸 도전하면 됩니다.

오산 :
처음부터 그런 걸 해보자고 했어요. 예를 들어 부천 안내 지도를 넣어보자고 했는데, 어느새 없어졌습니다. 조합원 인터뷰, 부천 도시 맴핑하는 거, 부천 사용설명서, 신문이 나올 때마다 하자고 했는데, 팀장이 바뀌면서 없어지고 왔다갔다 했어요. 일관성을 놓쳤어요. 원래 많은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이제라도 200개 아이디어를 다시 꺼내서 살펴보고 구현할 수 있는 건 구현해 보았으면 좋겠네요.

정재현 :
고정 기획에 대해 팀장끼리 분명하게 합의했어야 합니다.

한효석 :
신문 이야기는 그만하고, 돈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경애 :
돈 만드는 이야기를 나누면 스스로 초라해집니다. 내용이 충실하면 돈은 따라 옵니다. 콩나물신문을 어떻게 잘 만들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재능기부를 하고 싶은 신문, 아무도 요구하지 않아도 쓰고 싶은 거 보내는 자발성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돈돈 이야기하면 고민됩니다. 괜히 여기와 들어가서 이런 생각을 한다 싶어요. 콩나물 조합으로 조합원 가입을 권유하는데, 아직까지는 힘듭니다.

한효석 :
돈 이야기는 절박한 이야기입니다.

이경애 :
그래도 신문을 먼저 잘 만드는 이야기가 풍성하면 좋겠습니다. 신문이 좋으면 돈은 따라오지 않을까요?

한효석 :
신문을 잘 만든다는 기준이 아주 어렵습니다. 너무 모호합니다. 이 신문, 저 신문이 좋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돈 내는 조합원 150명이 만족해야 하지 않냐?고 말씀하시는데 그것도 알 수가 없는 겁니다.

오산 :
지면을 분할해주면 좋겠습니다. 온전히 조합원들을 위해서 쓰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 주변의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신문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야 하지 않겠냐는 거지요.

한효석 :
홍지은 님이 인터뷰하며 지금 조합원들이 신문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상태라고 지적했어요. 정확한 지적입니다. 우리가 왜 신문을 발행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거죠. 콩나물신문이 필요하구나, 우리 가게를 소개해주거나, 조합원에 가입하면 광고 지면을 제공한다든지요. 당연히 돈을 내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우리가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돈 내는 조합원 고민을 다 포용하는 게 어떻게 생각하면 욕심이지 않냐 싶기도 합니다. 주어진 분수를 모르고, 너무 높은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싶구요.

윤병국 :
신문엔 주어진 분수가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만족하는지가 꼭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네에 필요를 만족하는 게 신문의 목적 아닌가요? 신문이 잘 되는데, 조합원들이 모두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편집팀을 따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제 조직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 거쳐야 할 실패는 자기 몸으로 겪어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못 배우니깐 직접 겪고 가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뭐 협동조합 신문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까 싶습니다. 다만 1인 사주가 있어서 왔다갔다하는 신문이 아니라는 것, 총회할 때 신문이 왜 이 꼬라지냐 하면서 뒤집을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잘 굴러가고 있다고 봅니다.

김재성 :
최소한도 절실하게 필요한 도구는 아니지만, 이런 신문에 돈을 낸다는 자긍심을 주면 좋겠습니다. 제 여동생이 콩나물신문 조합원입니다. 그런데, 협동조합 강좌를 듣고 달라졌습니다. 콩나물신문에 형식적으로 가입했지만, 협동조합을 이야기를 듣고는 적극적으로 변했습니다.
그 전에는 콩나물신문에서 보내는 문자를 스팸으로 여겼는데, 문자를 왜 그렇게 자꾸 보내는지를 안 겁니다. 협동조합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나니깐 콩나물신문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항상 기본이 교육입니다. 어떤 소모임에 엮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기본이 되는 협동조합 교육은 한 번도 한 적도 없다는 건 문제입니다. 반드시 교육을 해야 합니다.
민경은 님이 앞에서 새 조합원이 열린 편집회의에 오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가 좋아하겠냐고 했어요. 맞습니다. 딴나라 이야기처럼 꿔다 논 보릿자루가 되기 쉽지요.
편집팀으로 연결할 수 있는 걸 막고 있습니다. 정말 교회처럼,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고, 협동조합 이야기도 하고, 술도 같이 먹고, 뭐하는 사람인지 알기도 하고 해서, 인간적인 유대감을 가지면 어려움이 많이 해결될 겁니다.
그리고 협동조합으로 신문사를 운영하는데, 협동조합이라는 특징, 언론사라는 특징을 다 가지고 있어요. 협동조합은 천천히 더디 갑니다. 의견을 모아서 어떤 때는 답답합니다. 하지만 신문은 신속, 정확한 게 생명처럼 여겨지는 상품입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아지겠지만 근본적인 고민입니다. 편집국장 체제로 가는 데, 뭔가 더딘 것과 신속한 것의 조화를 기대를 해 봅니다.

박상래 :
저는 이런 모임에 처음 나옵니다. 전 협동조합 교육을 받았죠. 엊그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나도 조합원인데, 나는 뭐하나? 관망만 하는 건가?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편집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 만나는 관계, 그 정도 수준에서 뭔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습니다. 신문을 알리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카센터에 신문을 돌렸습니다. 내 친구한테는 돈내고 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영업적인 마인드에서는 해야 합니다.
이번 신문은 지난 신문 보다는 괜찮았습니다. 신문처럼 나오나 보다 싶었지요. 그리고 페이스북에 행사하는 걸 보는데, 내가 참여해야 하는데, 뭐하고 있나? 조합원으로서 할 수 있는거 알려주고, 고객을 우리 조합원들을 뭉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 수 있는 거를 하고 싶었어요. 조합원으로서의 각자의 역할 찾고, 신문 만드는 사람들은 그곳에 집중하면 될 겁니다. 저는 생각하는 바를 끝까지 이루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꼭 이뤄질거라 생각합니다.

- 계속 -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