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에 이어서 -

양승부 :
신문은 신문다운 게 기본입니다. 협동조합이든 언론사든, 신문은 신문다워야 합니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것과 동시에 어떻게 놀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신문편집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신문사를 통해서 놀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동안 매주 살펴보니 콩나물신문에 오타도 많고, 글이 안 많고, 좀 아니다 싶은 꼭지도 많습니다. 3개월 정도 보니깐 이게 아니다 싶습니다. 편집국장이나 기자는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일단 신문사 고유의 기능, 일관된 논조가 투명해야 합니다, 명철한 부분이 신문사로서 잘 서고, 그 다음에 놀거리인데, 지금은 잘 놀 거리가 없는 거 같습니다. 직업적 협동조합이 아닌 이상은 독자도 일정 정도는 접어줍니다.

그러니 조합원 중에 한 10명이라도 신문 만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면 됩니다. 신문사를 중심으로 놀려는 사람에게 신문을 만들자고 권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머지 사람은 분기적으로 잘 참여할 수 있는 걸로 아이디어를 내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협동조합에 안 오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힘들어 질 거 같습니다. 안 오는 사람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포기하는 게 좋겠어요. 신문사를 중심으로 놀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돈이 되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떳떳하게 조합원에게 돈 얘기하기가 어렵습니다, 구독자 모집이나, 돈 이야기는 임원 몇 명이 붙잡고 가야 합니다. 쓸 데 없이 여기저기 흘리면 사람들 참여를 막아버립니다.
신문을 다 돌리고 나면 남는다는데, 남는 것도 협동조합 식으로 잘 나누면 좋겠습니다. 딱지치기 대회를 만들던가. 남은 신문을 이렇게 쓸 수 있다는 식으로 재밌게 놀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습니다.

김재성 :
콩나물신문으로 종이접기를 해도 되겠군요?

이득규 :
편집팀 자체를 고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열린 편집회의를 지향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하되, 일관된 기획과 그걸 유지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신문 제작은 제작이고, 콩나물협동조합 운영은 별개로 가야합니다. 이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신문 제작에만 몰두했습니다. 새로운 시도와 시행착오를 겪어도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산 :
지금은 콩나물신문이 어렵지만 견디는 것도 실력입니다. 1년 정기구독료가 6만원이니깐 우리가 한 달에 50명을 모으면 되겠지 했는데, 50명을 못 구하고 있습니다.

정재현 :
중앙일보는 50명이 구독하면 250만원을 현금으로 줍니다. 그만큼 지역신문은 더 어렵습니다.

김덕영 :
신문이 재밌고, 잘 만들면 광고도 늘고, 정기구독자도 늘어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재미없게 못 만드는 거죠. 신문 제작에 참여하면서 처음에 여기 왔을 때를 떠올립니다. 기존 지역 언론과 다른 신문, 우리 이웃들 이야기를 담은 신문, 처음에는 그렇게 갔는데, 선거 다가오면서 콩나물이 임팩트도 없고, 이렇게 저렇게 접근하는 시도는 좋은데, 깔끔하게 제대로 안 됩니다.

처음에 생각한 우리 이웃들의 신문도 아니고, 깔끔하게 비판 기사를 쏟는 거도 아니니, 이도저도 아닙니다. 또 회의 자체가 어떤 발언을 꺼내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게 두렵습니다. 책임을 못 지니깐.
솔직히 한효석 님한테 서운합니다. 결국 갈 사람 다 가고, 여기 남을 사람은 남는다고 하는데... 농담처럼 말하지만, 작은 열정이든 큰 열정이든 콩나물에 애정을 가지고 모였는데, 그 사람들의 위치는 뭐가 되나, 그런 부분은 서운합니다.

처음에 열성 조합원이 많았고, 월요일 회의나 조합원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무슨 기사를 썼냐? 그 사람들이 왜 떨어져 나갔는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저는 솔직히 협동조합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공부한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협동조합에서 만드는 신문이라 하시는데, 저는 신문을 만들다 여기로 온 사람이니깐, 신문을 만드는 눈으로 봅니다.

다른 조합원은 협동조합 신문이라, 협동조합 방식으로 신문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같기도 합니다. 그런 차이가 있어서 신문 제작도 중구난방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C팀 편집팀이었고, 우리끼리 뚝딱뚝딱 만들었는데, 쉽게 했는데, 제대로 진행이 안 된 거 같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제 권미선 국장 시스템으로 간다는 건데, 뭐든지 오픈하고 조합원이랑 신문을 만드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끼린 재밌게 만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C팀이 협동조합 원리대로 안 만든다고 판단한 거 같습니다. 제작하는 게 즐겁고 행복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명확하게 답은 안 내려집니다.

한효석 :
만드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 신문사에서는 혼자 다 해야겠다는 사명감도 버려야 할지 모릅니다. 나중에 돈이 마련되고 신문을 매주 찍어내면 다시 두 팀, 세 팀으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민경은 :
저는 B팀과 C팀을 경험해봤습니다. 각 팀의 회의 방식, 느낌이 달랐습니다. C팀은 회의가 스피디하죠. 딱딱딱 맞춰서 딱딱 진행합니다. 아이디어 쫙 하고, 1면~ 쫙. 그 그림을 그리는 속도가 맞을 땐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진행되는 과정이 다른 사람과 공유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C팀은 같이 하는 과정을 안 만들었기 때문에 같이 누리는 기쁨도 없습니다. 다른 조합원들이 어떻게 끼어야할지 여지가 없습니다.
B팀은 회의 과정은 충실히 하려고 하나, 아이디어 발산이 어렵습니다. 시간을 여유롭게 가지고 성실하게 회의는 하나 갈팡질팡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108번뇌 수준입니다. 묵주 돌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일단은 협동조합에서 자기 의견 이야기하는 건 중요한데, 맥락을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도 생업 때문에 바쁘게 재촉받는 게 습관화 되어 있습니다. 진행 상황에 공유가 중요하다, 맥락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는 애기를 해 봐야 한다고 쉽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불편함을 계속 겪어야 한다고도 하고, 새로운 걸 찾으면 계속 다른 걸 경험하기도 말했지요. 지치지 않은 걸 하면서, 다른 걸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협업지수가 낮은지, 이해도가 낮은지, 서로 껴안아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호흡이 잘 맞은 사람끼리 붙여 놓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건 아닙니다. 두 팀을 통해 나의 협업지수를 돌아봤습니다.

김덕영 :
조합원은 B급신문 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신문을 보는 눈은 중앙 일간지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작하는 건 절대 못 따라갑니다. 이걸 콩나물 조합원에서 신문을 만드는 거라면 그렇다고 하더라도, 글쓰기나 기사에 대한 고민이나, 그런게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가 자기가 기자인지 착각하는 거 같습니다.
자기가 착각하는 건 좋은데, 내가 정말 기자답게 이 기사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얼마만큼 성실하고 틀리지 않게 썼는지, 기사가 잘못 나가도 괜찮고,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상당히 위험한 것입니다. 오프라인은 백년 뒤에도 남는 건데, 기록이 남는 건데, 저조차도 많이 반성합니다. 조합원에게 부탁합니다. 열심히 글쓰기 공부도 하시고, 기사답게 쓰시고, 자기 글에 책임을 지면 좋겠습니다.

임민아 :
이참에 협동조합 공부를 해 보려고 합니다. 저한테 부족한 부분이 그런 부분입니다. 이론과 실제를 두루두루 섭렵하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홍지은 :
누구를 탓하는 건, 자기 책임을 다 하고 난 다음에 탓을 할 수 있습니다. 글쓰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조합원들이 해야 되는 게 맞습니다. 우선 자기부터 하고, 딴 사람이야기를 하기 전에 자기부터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새로미 :
솔직히 12월 면접을 볼 때 협동조합이라서 조합원이 모두 기사를 쓰니깐, 내가 기자로서 혼자서 일을 안 해도 되겠구나 생각해서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마음을 많이 비우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지내면서 많이 성장한 거 같습니다. 여기에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오산 :
장시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문은 좀 신문다워야 한다거나, 칼보다 무서운 게 펜이라고 하 는데, 날 선 신문으로서 역할이 필요합니다. 조직면에서 유급 월급자를 더 늘려야겠습니다. 재정을 보면, 자기 직업으로서 밥줄이 끊긴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핵심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사업이 6개월 안에 승부가 납니다. 진짜 일터로서 고민이 있어야겠습니다. 한번 회의 참석하는 걸로 다일 수 있습니다. 여기 나왔던 이야기들이 다음 콩나물신문 9호, 10호가 나올 때 참고가 되어서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견디는 것도 기술이고 실력입니다. 끝까지 남은 사람이 사주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콩나물신문이 파워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