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유아들이 함께 가면 좋을 부천의 숲으로 원미산, 춘덕산에 걸쳐 있는 산울림청소년수련관 인근 숲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작은 자연이라도 자연이 있다면 어디가 되었던 아이들에게는 놀이터가 되지만 부모 스스로가 자연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부모가 생각하기에 아이와 함께할 숲이라 생각하면 인근 공원의 정돈된 나무와 풀은 도시에서 보는 일상적인 풍경이라 숲이란 자연적 이미지에 부족합니다. 공터에서 두서없이 자란 풀과 나무는 더욱더 자연 같지 않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아이만을 바라본다면 공원이든 공터이든 상관없지만 장기적으로 숲을 즐기고 함께 하기 위해 부모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억해 두십시오. 자연은 우리의 주변 어디에나 있고 우리가 바라봐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보도블록 사이에서 기다리는 자연도 있고, 높은 옹벽 사이에서 기다리는 자연도 있고, 가로수 사이에 있는 나뭇가지에 붙어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바라보지 않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번 호에도 지난 호에 이어 유아들과 함께할 부천의 숲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난번 소개드린 산울림청소년수련관 일대는 원미산의 동쪽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원미산의 서쪽에는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부천종합운동장, 활박물관, 원미도서관 등이 차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중간쯤에 진달래동산이 있습니다. 진달래동산의 입구는 활박물관 옆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진달래동산은 봄이면 진달래가 동산을 가득 매우며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휴양지로 알려져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휴양지에 걸맞게 매년 유지보수를 꾸준히 해오고 있어 커다란 공원 같이 관리되고 있습니다.

 

집 근처 공원이 작은 자연 같다면 진달래동산은 큰 공원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달래동산의 큰 공원 같은 느낌이 숲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어떤 숲은 충분히 빛이 들어오지 않아 약간 어둡고 음침해 보이기도 합니다. 밝은 빛보다는 그늘이 많고 도시와는 낯선 생소한 빛깔과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어린 아이들에 낯선 환경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두려움을 느끼게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함께 하려는 아이가 낯선 환경을 싫어한다거나 호기심이 적다거나 활동이 적은 아이인 경우에는 친근한 환경의 자연부터 경험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집 근처 공원에 다니다가 활발하게 탐험하고 즐긴다 싶으면 좀 더 넓고 자연적인 숲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이때 너무 울창한 숲보다는 공원과 유사한 숲으로 이동하면 좋습니다. 공원 같은 숲을 원할 때 적합한 곳이 진달래동산입니다.

 

진달래동산에는 진달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달래 사이사이에도 수많은 자연이 있지만 진달래가 심어져 있는 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소나무, 벚나무, 밤나무, 측백나무, 개입갈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개암나무, 인동, 잣나무, 제비꽃, 질경이 등등 수많은 식물 수종이 있고, 다람쥐, 청설모, 개미, 호랑거미, 두더지, 꿩, 박각시 등등 수많은 동물 수종도 있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숲의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산의 넓은 공터에서는 부모의 시선이 닫는 공간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으며 2~3개의 피크닉 테이블은 돗자리가 없을 시에도 유용하게 앉아 쉴 수 있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될 수 도 있습니다. 공원 안에 적당히 커다란 바위는 아이들이 오르내리며 도전을 하기 좋을 높이로 즐거운 놀이터가 됩니다. 봄과 여름에 쑥쑥 솟아나는 다양한 풀들과 그 속에 숨어 지내는 곤충들을 만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고 맙니다. 비가 많이 온 뒤에 가면 샘물이 솟아나 흐르며 개울을 이룹니다. 개울은 아이들이 발 담그고 물놀이하기 적당하게 낮게 흐르며 시원함을 느끼게 합니다. 조금 낮은 곳에는 약수터도 있어 더운 여름에 시원한 물을 서로 뿌려가며 땀을 식혀 주기 적절합니다. 그 밖에도 숲의 변화는 다양해서 그 계절에 맞춰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며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게 해줍니다.

 

동네의 공원에서 만족하지 못하시고 더 멀리 가기엔 부담스러운 부모님들께 진달래동산을 추천 드립니다. 부천에 사시는 부모라면 자동차로 20분이면 오실 수 있을 것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7호선 지하철은 바로 연결되고, 1호선은 소사역에서 버스로 3정거장 정도만 이동하면 됩니다. 버스만 이용해도 1번 정도만 갈아타신다면 어디서든 4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매주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계절에 각 한번씩 만이라도 시간 내셔서 진달래동산에 아이와 함께 꼭 가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첫번째 금요일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