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화가와 송내동 사람들이 김복동 할머님께 드리는 ‘고향언덕

1월 28일

 

밤 뉴스를 들었다. 김복동 할머님께서 돌아가셨다고...
할머님을 추모하기 위해 할머님에 대한 글과 동영상을 찾아보며 슬픔의 밤을 보냈다.

“나도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이지만, 그래서 지금도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대사관 앞에 서서 우리에게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키라고 싸우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그래서 그 여성들을 돕고 싶습니다.”
-2012년 3월 8일(세계여성의 날), 나비기금 설립 기자회견에서 김복동 할머니의 선언

2014년 박영균 화가가 제작한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벽화 앞에 선 김복동 할머님


1월 29일
점심 무렵 박영균 화가에게 연락이 왔다.
할머님의 장례 준비로 걸개그림을 맡아서 그리고 있다며 손이 필요하다고...
진작 할머님을 찾아뵙지 못한 미안함에 많은 이웃들이 걸개그림을 그리는 동안 박영균 작가 작업실을 찾았고 애도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붓질을 했다. 부천 송내동 마을공동체와 미술동아리 재미, 부천산학교 학부모님들과 많은 마을 분들의 도움으로 할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에 멋진 꽃길을 채웠다. 아래는 화가가 작업실에서 우리에게 들려주었던 작품에 대한 이야기이다.

“90년도에 할머니들이 미술 수업을 했어요. 끌려갔을 때 고향이 그립고 부모가 그리워~
그때 생각을 하면서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용이 고향의 꽃이나 나무나 고향집 이런게 많이 나와요. 봉숭아꽃이나 다른 꽃들은 여러 할머니들의 그림들이죠. 걸개그림 안에서 김복동 할머니의 그림은 나비(맨 위)와 나무, 꽃 등이 있어요.
이번 걸개그림의 특징은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신 할머니들의 그림들을 한군데 모아 놓은 그림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저마다의 솜씨를 할머님께 드리려 모인 송내동 사람들

1월 30일
많은 시간과 많은 이들의 정성으로 드디어 5.5m × 3m의 걸개그림이 완성되었다.

 

제목 (14살 고향언덕)
제작감독- 박영균 화가,
제작참여- 송내동 마을공동체. 미술동아리 재미 등
크기 5.5m × 3m

작품 설명
1993~1998년 할머니들이 미술시간에 그렸던 그림들을 활용하여 제작하였다.
그림에는 1995년 김복동 할머니가 직접 그린 봉숭아꽃, 엉겅퀴꽃, 할미꽃, 나무를 걸개그림 요소요소에 배치했고 민화적 형식을 적용하여 그렸다.
2014년 제작한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벽화(위 첫째 사진)에 다시 약간 추가하여 걸개그림으로 재현하였다. 2014년 벽화 개막식에 김복동 할머님이 그림을 보시고 기뻐하셨던 그때의 벽화를 할머니 가시는 길 다시 보여드리고 싶었다.

1월 31일
장례식장 입구에서 조문객을 맞는 걸개그림 속 할머님

 

2월 1일
나비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가실 할머님께서 그리워 하셨던 고향 언덕과 꽃

 

이번 그림을 보고 김순덕 할머니의 봉숭아꽃, 강덕경 할머니의 빼앗긴 순정을 알아보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6월에는 독일에서 이번 걸게 그림 전시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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