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은 감기의 원인을 찬바람, 즉 한사(寒邪)로 봤습니다.

지난 2월 19일이 우수(雨水)였습니다. 우수가 지나면 눈이 비로 내리고, 얼었던 얼음이 물이 됩니다. 겨울의 매서운 한파도 서서히 물러나는 시기입니다. 우리 옛말에는 "우수 경칩이 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하여 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날씨가 풀리면 우리 인간은 더 건강해지고 감기에 덜 걸리까요?
우리 인간의 예상과는 달리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더 많이 걸립니다. 인간은 자연의 변화에 순응(順應)하는 존재로, 날씨가 더우면 더위에 적응을 하며, 날씨가 추우면 추위에 적응을 합니다. 다만 단시간 내 적응하기는 쉽지 않으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갑자기 기온이나 기후가 변하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적응할 시간에 인체의 변화가 원활하지 않으면 질병의 형태로 나타나며 가장 흔한 증상이 바로 감기(感氣)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감기의 원인을 찬바람, 즉 한사(寒邪)로 봤습니다.
우리 인체는 완전체(完全體)이므로 찬바람이 인체에 침입하는 경로는 인후부와 피부입니다. 인후부로 들어오면 콧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피부로 들어오면 오한(惡寒), 발열(發熱), 몸살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감기 초기에 다양한 증상이 발생을 하지만 개인마다 인체의 조건이 다르고 지역적 기후 또한 다르므로 오한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 발열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 기침을 심하게 하는 사람 등으로 나누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감기를 어떠한 방법으로 치료했을까요??

초기 감기의 제1원칙은 찬바람을 우리 몸에서 쫓아내는 것입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찬바람은 우리 몸의 불청객으로 도둑과 같습니다. 도둑은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대문에서 쫓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도둑이 마루나 방안으로 들어오면 재산뿐 만 아니라 주인의 목숨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감기를 초기에 다스리지 않으면 우리 인체 구석구석에 침범하여 다양한 증상과 질병을 유발합니다.
감기를 쉽게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감기 초기에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하지만 찬바람을 쫓아내면 여러 가지 증상이 한꺼번에 없어집니다.

그렇다면 찬바람을 쫓아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땀을 내주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감기 초기에 살짝 땀을 내주면 찬바람이 땀과 함께 없어진다고 봤습니다. 감기에 걸릴 것 같다고 느끼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거나 따뜻한 방에서 이불을 덮고 살짝 땀을 내주면 수월하게 나을 수 있습니다.
직장생활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사람들은 식사로 얼큰한 김치찌개나 콩나물국밥 등으로 하여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이 살짝 나게 하면 좋습니다.

약초(한약)를 이용해서 감기를 치료하는 방법 또한 같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살짝 나게 하는 방법을 발산(發散)이라고 합니다. 한의약학적으로 감기약으로 사용되는 약초는 발산풍한(發散風寒)의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풍한(風寒)을 발산시켜 쫓아내는 것입니다.

▲ 자소엽

대표적인 약초가 바로 계지(桂枝), 생강(生薑), 자소엽(紫蘇葉), 갈근(葛根), 진피(陳皮) 등입니다.

계지(桂枝)는 계수나무의 가지로 줄기껍질이 바로 그 유명한 계피(桂皮)입니다. 계지와 계피는 사용부위만 다릅니다. 계지는 성질이 따뜻해서 땀을 살짝 나게해서 찬바람을 쫓아내며, 평상시 생강과 함께 끓여서 마시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손발이 따뜻해집니다. 계지는 특히 몸이 차가운 사람의 몸살에도 좋습니다.

생강(生薑)은 성질이 매워서 진하게 끓여 마시면 속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적당한 양으로 끓여서 마시면 위장을 따뜻하게 하여 소화가 잘 되게 하며,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혀줍니다. 생강은 계피와 궁합이 잘 맞아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합니다.

이렇듯 감기는 몸을 따뜻하게 하여 살짝 땀을 내주는 게 상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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