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음력으로 2월, 바람이 많은 시절이다. 옛말에 ‘2월 바람에 김칫독이 깨진다.’, 혹은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과 관련된 전승들이다. 유난히 미세 먼지로 마음고생이 몸조심을 넘어 어지럽고, 봄 준비를 위한 농사만큼이나 정신이 없다. 풍신(風神)의 위력이 대단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같은가 다른가. 황사는 중국 건조 지대인 고비 사막, 타클라마칸 사막 등 황토 지대에서 바람에 실려 날아오는 먼지를 일컫고, 미세먼지에는 화석연료가 연소에 의해 발생하는 성분 등과 탄소/급속화합물 등 광물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 보다 작은 물체다.  모두 다 기관지 및 폐 등 호흡기에 영향을 주어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꽃샘추위는 풍신(風神)의 시샘으로 개화시기를 늦추기 위해 바람으로 방해를 하면서 추위를 남기는 자연의 심술이라고 믿어온 민간의 구비전승이고 깊은 경험의 발로다. 흔히 바람과 햇빛의 다툼은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바가 가히 교훈적이다.

지금 부천은 미세먼지만큼이나 어지럽고 분란이 심하다. 광역동 시행과 문예회관의 부천시청 청사 내 건립 등이다.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사안으로 의견이 분분하고 급기야 주민자체단체장이 반기를 들고 행동으로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문예회관 건립 반대는 전직 부천시장이 앞장에 섰다.

시민의 삶과 문화도시라는 부천의 브랜드가 모두 반대나 이견을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이고, 왜일까? 필자는 절차상의 문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물론 정치적 측면도 이유의 한 축이다. 지방 자치제의 골격은 주민자치화이다. 주민이 중심이고, 주인이다. 공직은 보조이고 반려의 역할이다. 이 근간에 대한 혼선과 무 분간은 혼란과 갈등을 초래한다.

여기에 정치가 잘못 개입하면 일방통행으로 치닫는 편서풍이 되어 황사와 미세먼지를 불러온 다. 자연이 아닌 인공의 미세먼지는 갈등과 영양가 없는 분열을 부추기고 다툼을 불러온다. 주민의 동의 없는 일방적 결정도 문제지만 일방적 결정을 강요하는 정치 구조적 문제도 매한가지다. 중심인 주민이 사라진 그 어떠한 결정도 불만과 불평을 안고 불편을 낳고 불신을 쌓아간다.

의외로 간단한 답을 알고도 시행 않는 이유는 관점의 차이일 것이다. 정치는 실적을 요구하고 공직은 수치로 대답을 가름한다. 내용과 내실보다는 양과 겉치레가 앞서는 관례다. 제대로 하자는 약자들의 의견은 묻히고 소수의 권력은 무모한 결행으로 치닫는다. 입장의 적대적 관계형성이다.       
돌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한계를 호소하면 그 결말은 무용할 뿐이다.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진행 중이거나 시작을 기다리는 많은 공적 사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시작하지 않았다면 다시 묻고 살펴야 한다. 비용의 냉정한 조사와 면밀한 판단이 재검을 필요로 한다면 용단을 내려야 한다. 그 전제 조건은 마땅히 시민의 이름과 의견임은 필수적 당연이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일상으로 동행해야 한다면, 풍신(風神)이 사람을 위한 자연의 이법이기를 간절한 바람으로 빌어보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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