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한 명의 꿈을 응원하는 덕산고 송종규 교장선생님

“오랫동안 꿈을 그린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한 명, 한 명의 꿈을 응원하는 덕산고 송종규 교장선생님

▲ 덕산의 수업으로 만나는 세상(수만세)의 '배움중심수업'

편집자 주 | 덕산고 학부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2017년에 새로 부임하신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꼭 소개하고 싶다.”는 것이다.  약속을 하고 학교에 들어서자 교정을 살피고 다니는 송종규 교장을 만날 수 있었다.  교장실로 안내를 하며 교사 이곳저곳의 사정을 말하는 교장선생님에게서 남다른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인터뷰에는 교무부장과 연구부장 선생님이 함께 했다.

Q) 신학기인데 바쁘지 않으셨는지 그리고 각오는?

A) 신학기 준비는 2월에 시작합니다. 2월에 계획을 수립하고 선생님들과 협의해서 준비 과정을 마칩니다.
  신학기 각오라... 덕산고에는 724명의 학생들이 저마다의 724개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년이 꿈 프로젝트의 준비기간이였다면 올해는 이를 정착시키기 위한 기간으로 정하고 새 학기를 준비했습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린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말처럼 우리 학생들은 각자의 꿈을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약하는 2019년을 보내게 될 겁니다.

▲ 송종규 교장선생님

Q) 교사로서 선생님의 교육관은?

A) ‘청출어람’이죠. 제자들이 선생님보다 나아야죠. 저의 고3 담임선생님께서 금년에 88세 미수입니다. 열흘 전에 20여명의 친구들과 선생님을 찾아뵈었는데 제 손을 잡고 저희들이 인생 최고의 보람이라고 하시더군요. 감사하죠. 선생님 덕분에 제가 교사가 되었는데... ㅎㅎㅎ

Q) 선생님의 교육철학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그리고 학교 운영의 방향은?

A) 가장 우선이 되는 운영방침은 학생중심의 ‘배움중심수업’입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사회는 인공지능의 대공습, 사물 인터넷의 대중화, 유전자 편집 등으로 대변화가 올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성 함양,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 능력 향상에 초점을 둔 수업, 즉 학생중심의 ‘배움’이 일어나는 교수학습이 필요하죠. 덕산고 선생님들께서는 이러한 활동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계십니다.
  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활동을 통한 ‘꿈의 성장’입니다. ‘배움으로 꿈을 이루어 나아가는 나, 너, 우리가 행복한 덕산’이라는 비전과 ‘선생님들의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선생님! 선생님들의 자녀가 다니고 싶은 덕산고!’를 캐치프레이즈로 해서 한 층 더 발전된 교육의 장을 만드는 겁니다.

Q) ‘배움중심’ 덕산고 만의 이색 프로그램이 있다던데 ‘만세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보고 싶은데요.

A) ‘만세 프로그램’은 덕산고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입니다. 산에서 만나는 세상(산만세), 들에서 만나는 세상(들만세), 나눔으로 만나는 세상(나만세), 공연으로 만나는 세상(공만세), 수업으로 만나는 세상(수만세)을 통해 교육공동체가 서로 소통하고 함께 참여하며 선생님들과 함께 ‘즐거운 배움 교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 ‘만세 프로그램’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나요.

A)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이 함께 참여한 ‘산만세’에서 있었던 일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요,
  재작년 관악산에 갔을 때 한 학생이 산에서 내려오며 “태어나서 아빠와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이야기 나눠 보기는 처음이에요.”라고 말했을 때, 선생님들이 준비해 온김밥을 학생․학부모들과 함께 나누어 드실 때, 그리고 한번은 산에서 내려오다가 다친 학생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서로 솔선수범하며 다친 학생을 업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을 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누가 시켜야만 행동으로 옮기는 아이들이 산을 오르고 자연과 교감하면서 친구를 위해 좀 더 능동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산만세’는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로 이루어진 교육공동체가 자율적으로  주말을 이용해 자연을 느끼는 자연친화 프로그램입니다.

 

Q) 들만세(들에서 만드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A) 우리가 생활하는 부천 오정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을 학생들과 함께 느끼고 싶어 시작하게 된 ‘들만세’ 프로그램은 본교 옆으로 펼쳐진 대장동 들녘이 놀이터가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본교에서 출발하여 3시간 정도 걸리는 대장동 둘레길 코스를 미션 수행을 하며 함께 둘러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오정동에서 격년으로 진행하는 마을축제인 ‘한마음축제’와 연계해 보자고 동장님께도 적극 건의해 보았습니다.

▲ 들에서 만나는 세상(들만세)

Q) ‘공만세’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A) 공연으로 만나는 세상인 ‘공만세’는 끼를 뽐내고 싶은 학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댄스, 보컬, 힙합, 시낭송, 마술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여 수시로 신청하고 진행합니다. 주로 본교 강당과 어울마당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데, 관심 있는 학생 누구나 관람할 수 있습니다.

 

Q) 학교 밖 활동들이 부담 이었을 텐데 대단합니다.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세 프로그램’도 있나요?
 

A) 네, 배움중심수업의 활성화를 위한 ‘수만세(수업으로 만나는 세상)’가 있습니다.  ‘배움중심수업’이란 교사가 지식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주입시키는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배움과 삶을 연결지으며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수업입니다. 이론식 수업보다는 모둠별 협력수업과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성, 자기주도성, 발표력 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한번은 선생님이 몸이 아파서 힘들어 하자 한 학생이 “선생님, 제가 선생님을 대신하여 모둠 수업활동을 진행해 볼게요!”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자발적 참여와 배려하는 인성의 발현! 이런 상황은 학생중심의 ‘배움중심수업’이 꽃을 피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SW발표회

Q) 인문계 고등학교인데, 현 입시제도 안에서 ‘만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우리 학교는 대부분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시전형에는 오히려 ‘만세 프로그램‘과 ‘배움중심’의 학습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부모들에게는 특별하게 이의제기를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창의성 함양, 자기주도성, 발표, 토론, 협력중심, 체험 수업은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무엇을 알게 되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여 수시에 반영할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Q)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A) 아이들이 스스로 우러나서 교장선생님께 편지를 씁니다. 한 학생이 쓴 ‘학교에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고 감동받아 교무회의 때 모든 선생님들께 들려준 기억이 납니다. 또한, 지난 해에는 진학률도 83%로 부천 내 고등학교 중 상위권에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상당히 온순하고 반듯합니다. 주변 자연환경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또한 아이들이 참 밝고 순수합니다. 덕산고에 오면 아이들이 착해지는 것 같아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자녀 대하듯이 대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덕산고 교사들 또한 교사 워크숍과 많은 연수를 통해 교장선생님의 교육 철학과 비전에 공감하며 교육의 변화와 바람직한 방향을 고민해 왔기 때문에, ‘배움중심’수업과 ‘만세프로그램’에 흔쾌히 동참했다고 한다. 그래서 교사들은 ‘배움중심’ 수업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생들을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
  교장선생님은 어떤 리더십을 지녔냐는 질문에 교사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변혁적 리더십이요. 방향성을 잘 제시해 주시니까 저희가 믿고 잘 따를 수 있는 것 같아요. 권위적이지 않고 권위가 있는 교장선생님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 오산(콩나물신문 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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