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치데일은 영국 랭커셔주의 작은 마을 로치데일에서 노동자 28명이 만든 세계 최초의 소비자협동조합을 담은 작품입니다.

세계협동조합의 주간을 맞이해 부천시민아이쿱생협, 부천아이쿱생협, 부천협동조합협의회(준)가 준비했습니다.

한국에서 로치데일을 상영하기 위해, 협동조합 간에도 협동을 했는데요. 다양한 협동조합이 번역부터 상영까지 힘써 모였습니다.

영화 로치데일은 마을에 가게를 만드는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서로가 필요한 욕구는 식료품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통로였던 거 같아요. 그 당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식료품 가게주인이 '갑' 이었죠. 조합원들 간에 식료품가게를 합의했지만 진행이 더뎌지는 것에 대해 서로 의심하고 반발하게 되죠. 그런 중에 기존에 있던 가게들과 도매업자들은 담합해 로치데일 협동조합에 식료품을 팔지 않습니다. 결국 가는데 3시간, 오는데 3시간, 장보는 데 1시간이 걸리는 맨체스터시장을 찾아가 식료품을 조달합니다.
그렇게 가게를 만들고 꾸려나가게 되죠. 

협동조합 안에서도 항상 의구심을 갖습니다. 잘 될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게 맞는 걸까, 라는 의문들이죠. 주변에서도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타이르기도 하고 때로는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왜'를 빼먹으면 안될 거 같습니다.  왜 필요한지 말이죠. 

처음부터 완성된 상태로 내놓는 건 없습니다. 그안에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합니다. 그 의심을 자기만 품고 있어서는 안 되죠. 이야기를 공론화 시키고 토론해야 합니다. 그게 협동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믿음이라는 것도 하루 아침에 생길 수 없어요. 부딪히고 싸워가며 자기 주장을 내세울 때도, 다른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할 때도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상대가 바라는 것을 보게 되고 믿음이 생기게 되죠.

영화 로치데일에서 등장하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조합원은 조합원이지만 잘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출자금으로 낸 자기 돈이 날아 갈까봐 전전긍긍하죠. 항상 의심하고 협동조합 중심세력의 사기를 꺾어놓습니다. 하지만 식료품가게 문을 열자 제일 먼저 발을 내딛는 사람은 할머니였습니다.

영화는 식료품가게가 문이 열리고 조합원들의 밝은 표정으로 끝을 맺습니다만, 그 뒤가 더 궁금해집니다.분명, 여태까지보다 더 힘든 일들이 일어나겠지요. 

과거와 달리, 현대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로치데일이 성공할 수 있었던 점도 마을주민들의 기본적인 욕구가 일치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도시화 된 현대에서는 각각의 욕구는 다르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협동이 더 어렵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협동을 하는 분들은 협동의 재미를 알죠. 함께 어울리고 살아가는 걸 압니다. 즐길 줄 압니다.
남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조율하려고 하죠. 뭉치면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협동, 하세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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