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송내2동은 경사가 났습니다. 아름다운 두 청년이 결혼식을 했거든요. 마을 근처 놀이터에서 말입니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어린이들이 하는 소꿉놀이도 아니고 놀이터에서 하다니 가당키나 할까'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언제부턴가 결혼문화가 결혼식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작 행복해야할 두 사람이 결혼식비용에 울상을 짓는 상황이 되었어요. 부모님이 얼마 만큼 일을 '물었는지'에 따라 하객들의 수도 달라지죠. 결혼하는 데도 부모님과는 종속관계인 것만 같은,  그런 결혼식을 많이 봤습니다. 

이분들은 달랐는데요. 스스로 결혼식 순서를 짜고 결혼식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자유분방했습니다.
열린 공간이었기 때문에 지나가던 마을 주민들이 오셔서 축하도 해주시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어 놀았습니다. 그럼에도 결혼식을 방해하는 행동은 단연코 하지 않더라고요. 사전에 준비된 것도 아닐텐데 신기했습니다. 

바로 앞이 전철길이었어요. 지나갈 때마다 소음은 있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신랑 신부는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들어오지 않고 둘이 나란히 들어왔습니다. 이 예식의 준비를 도와준 분들이 참 많았어요. 저마다의 재능으로 예식을 도왔고 그래서인지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객체가 아닌 주체적인 결혼식이었습니다. 축가 또한 지인이 아닌 신랑 신부가 함께 불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가 퇴장하며 놀이터를 한바퀴 돌았는데, 이곳 송내2동에서 결혼을 하는 만큼 송내2동을 돌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신부 함화정양과 신랑 김영욱군, 두 사람 모두 행복하길 바랄게요.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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