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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갈 때 꼭 필요한 준비물 3가지
정문기 조합원 (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  bdg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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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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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5일 식목일을 전후로 해서 진달래와 벚꽃이 전국에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평상 시 가지 않던 공원과 숲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게 되는데요. 자주 가지 않다가 가게 되면 준비물을 까먹거나 가져와도 잘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아이들과 숲에 갈 때에 꼭 필요한 준비물이 3가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숲을 찾은 6세 아이가 있습니다. 처음 온 숲이라 긴장도 되겠지만 딱히 어색해 하지는 않아 잘 적응하리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20분 정도 숲을 다니다 더웠는지 옷을 벗기 시작합니다. 벗어든 옷을 손에 들고 다니느라 힘들어 보였지만 아이는 특별히 불편해 하는 것 같지 않고 도움도 청하지 않아 그냥 지켜봤습니다. 아이는 목적지에 도착해 가방을 내려놓고 숨을 돌립니다. 목이 마른지 물병을 찾습니다. 가방의 지퍼를 쉽게 열지 못해 몇 분의 노력으로 열었습니다. 물병을 들고 열어보려 힘을 주지만 닫힌 물병은 쉽게 열려 주지 않습니다. 손에 힘을 꽉 주고 비틀어 보지만 쉽지 않아 주변을 살피다 저에게 부탁해 열어 마십니다. 물을 다 마시고 물병을 다시 가방에 넣고 지퍼를 닫으려고 합니다. 지퍼는 꾸불꾸불 살아 있는 듯 움직입니다. 아이의 손은 지퍼의 길을 비켜가며 잘 닫히지 않습니다. 또 몇 분의 시간을 노력해봅니다. 결국 닫는 것은 포기하고 잠시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봅니다. 친구들과 형, 누나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의자를 박차고 달려갑니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옷과 물병과 가방의 지퍼를 잊고 놀이하러 갑니다.

   
 

아이가 숲에 갈 때에는 옷, 물, 가방이 꼭 필요합니다. 이를 3대 준비물이라 합니다. 준비물들은 적절히 가져오면 도움이 되지만 잘못 가져오면 불편한 짐이 되기 쉽습니다. 불편한 상황은 사용빈도가 높은 물건일수록 수도 없이 많습니다. 옷을 벗고 입을 수 없어 계속 입고 있고, 벗었는데 들고 다니기도 합니다. 물은 먹고 싶은데 뚜껑이 열리지 않아 바로 먹을 수 없고, 잘 못 닫아 가방과 옷을 적실 수 있습니다. 가방을 매었는데 대롱거려 걸리적거리고, 주머니는 많아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지퍼는 쉽게 여닫지 못해 물건들을 빼고 넣기 힘듭니다.

   
 

불필요한 물건은 불편한 느낌을 주고 불편한 느낌은 자신의 물건이 아닌 것이 됩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지운 짐 같은 것이 되는 것입니다. ‘내 것이 아닌 엄마 것’, ‘내 것이 아닌 누군가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6세 아이는 자신의 물건을 가질 수 없는 것일까요? 자신의 물건을 가진다는 것은 독립을 뜻합니다. 아이의 성장 발달 단계를 기준으로 독립을 시작하는 시기를 4세(만2세)로 보고 있습니다. [프랑스 아이처럼]이란 책에는 프랑스 아이가 4세일 때 부모와 떨어져 ‘클로니 드 바캉스’라는 이름의 여행을 간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에는 ‘클라스 베르트’라고 1주일간 떠나는 여행을 한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 [텅 커터스: 어린이 극한 직업]에서는 노르웨이 아이들이 4세부터 생선공장에서 칼을 이용해 고기를 자르는 일을 합니다. 일한 돈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데 씁니다. 다큐멘터리 속의 아이는 자신이 타고 다닐 모터보트를 사는데 사용하더군요.

   
 

한국의 부모 입장에서는 깜짝 놀란 여행과 일들이지만 아이들은 이미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갑자기 독립을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차분히 준비되면 4세부터 독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상상하는 시기를 지나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려고할 때 놓치지 않고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옷을 고를 때는 아이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입을 수 있는 옷인지, 디자인 보다는 움직임이 불편하지는 않는지, 마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부담 없는 옷인지 등등 서로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물통은 환경적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온통이 아닌 가벼운 것이면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도 중요할 것입니다. 가방은 옷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것이 좋고 지퍼 손잡이가 크거나 끈이 달린 것이 좋습니다. 주머니가 많지 않은 것, 쉽게 매고 벗을 수 있는 가방이면 더 좋겠습니다.

   
 

모든 준비물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때 유용해 집니다. 부모가 보기에 부족해 보이고 쓸데  없어 보여도 아이에게는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경험을 통해 의미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부모는 지켜봐 주고 조언해 주며 환경을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 드리지만 “믿으셔야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다 믿으시면 아이들은 언젠가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회를 제공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스스로 하게 됩니다. 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부모가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협조이자 도움이자 노력이 될 것입니다.

   
 

봄입니다. 꽃이 만개하고 새싹이 돋아나는 4월에 꼭 숲에 가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준비물이 없어서 못가겠다.’, ‘준비물이 준비되면 가야겠다.’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1시간이라도 꼭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봄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활동하고 싶은 계절입니다. 가족에게 좋은 추억이 되실 겁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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