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사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부천지역아동센터연합회가 운영하는 꿈품센터에서 어린이 기자단을 만드는데 필요한 교육과 취재활동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담당자는 이미 몇몇 지역 언론사에 요청하였으나 곤란하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콩나물신문사가 첫 번째 요청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살짝 빈정이 상했다.

그래도 콩나물신문이 지역 언론사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기쁜 생각에 함께하기로 했다. 그리고 조건을 걸었다. 아이들이 취재한 기사를 콩나물신문에 게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조건이었다. 그렇게 딜은 성사되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위한 취재와 글쓰기 교육이 만만치 않았다. 개별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이 연합회 꿈품센터로 오는 일정과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교육 시간이 겨우 40분만 주어졌다. 짧은 시간동안 초등학교 저학년을 포함한 아이들에게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예정된 교육일정인 5월 2일에 평생교육의 달인 콩나물신문 평생교육원 오산 원장님과 함께 어린이 기자단을 만나러 꿈품센터를 찾았다. 열 댓명의 아이들에게 자신을 나타내는 키워드 세 개를 적고 친구에개 소개하도록 했다. 그리고 콩나물신문을 펼쳐가며 아이들에게 글쓰기 수업을 했다. 아이들의 다음 수업 일정에 쫒겨 미처 전하지 못한 아쉬운 뒤로하고 교육은 끝났다.

 

이틀 뒤인 5월 4일에 꿈품 어린이 기자단을 계남공원에서 만났다. 그곳에는 한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최하는 제10회 하하 어린이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매년 1,000여명의 어린이와 주민들이 즐겨찾는 행사다. 올해 페스티벌에도 어린이를 위한 다채로운 행사와 체험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이 날 취재와 인터뷰에 나선 꿈품 어린이 기자단은 4명씩 구성된 2개팀 8명이었다. 기자단은 북적거리는 행사장에서 무엇을 취재하고 누구를 인터뷰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라온이가 포함된 팀은 한 쪽 구석에서 대책회의까지 했다.
다시 행사장으로 온 아이들의 관심을 끈 곳은 거북이, 뱀 등의 파충류 관람과 먹이주기 체험부스였다. 우물쭈물하는 이이들을 위해 부스 운영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에게 인터뷰를 주선해줬다. 아이들은 궁금한 내용을 물었고 친절한 대답을 들으며 조막만한 손으로 수첩에 열심히 적었다. 인터뷰와 사진촬영이 막 끝나갈 쯤 다른 팀의 아이들도 이곳을 취재하기 위해 왔다가 아쉬워하며 다른 곳으로 갔다.

 

미처 취재를 못한 아이들을 찾아 한참을 돌아다녔다. 우연히 쪼리리고 앉아 수첩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아이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앞에는 검정색 사제복을 입고 아이들에게 뭔가를 얘기하고 있는 신부님이 앉아 있었다. 오늘 행사의 총 대장이라 할 수 있는 한라종합사회복지관 유두환(프란치스코) 관장님이었다. 꿈품 어린이 기자단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며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셨다.

 

관장님과의 인터뷰를 훌륭하게 마친 아이들이 난감한 표정으로 인솔자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관장님이 말하는 내용을 미처 수첩에 다 받아 적지 못했다고 한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빨리 수첩에 적으라는 인솔자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다시 수첩에 열심히 뭔가를 적는다.

꿈품 어린이 기자단의 다음 취재는 5월 11일 오정대공원 잔디구장에서 열리는 부천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의 어린이날 기념 축제에서 이어진다. 그리고 아이들의 기사와 사진은 다음 콩나물신문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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