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의 시작을 함께 했답니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저는 부천 약대동에서 태어나고 현재도 약대동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부천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역할동가 권미선입니다.

 

*지역활동가라면?
지역의 긍정적인 변화와 의미있는 소통을 꿈꾸며 지역의 협동조합, 시민단체, 포럼 등에서 활동하고 있고, 이러한 활동의 시작은 2011년 부천시민아이쿱생협의 활동가였습니다.
지역이 삶의 치열한 장임과 동시에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할 계획입니다.

*콩나물과는 언제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2013년 부천시민아이쿱생협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하던 중 담쟁이문화원 홈페이지에 실린 지역신문관련 강좌를 접하게 되었고, 지역에 대한 관심과 함께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강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강좌 참여 후 지역의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고 이후 협동조합 준비모임부터 창간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처음 창간에도 많이 참여했나요?
창간 이전 준비호를 발행할 때 A,B,C 세 개의 편집팀이 있었는데 제가 B팀 편집팀장을 맡아 준비호를 발행하였고 조합 설립 당시 이사로도 참여했습니다.

*그때는 재미있었나요?
네~지역의 다양한 분들과 함께 무언가를 모의하는 것 자체가 흥미롭고 즐거웠습니다. 그 모의에는 언론협동조합 설립이라는 공동의 목표도 있었고, 신문에 담고 싶은 것들이 각기 상이할지라도 지역이야기라는 기본 공감대가 깔려있었기에 힘들고 어려워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합설립까지 가는 중 척박한 현실에 힘들기도 했고, 신문 제작에 참여하며 저의 무지와 서투름 탓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서투르고 뭘 몰라서 더 재밌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최근 근황은 어떠세요?
올 해 1월에 부천종합사회복지관으로 이직해서 새로운 일들을 배우며 적응하는 중입니다. 저희 복지관에는 문화센터, 어린이집, 도서관, 일자리 관련. 노동 상담 관련 등으로 많은 분들이 오시는데 오시는 분들이 복지관 문에 들어섰을 때보다 나가실 때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저는 낯을 많이 가린다고 생각했었는데 협동조합이나 단체활동 그리고 문화센터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거운 것을 보면 그동안 제 자신을 잘 몰랐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원래 지역활동에 관심이 있었나요? 결혼하기 전부터?
결혼의 시점보다는 생협활동을 하기 전후로 나누어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천에서 나고 자라 지역에 대한 애정은 있었지만 지역에서 활동을 하지는 않았었는데, 생활 활동가를 시작하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이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생협에서 시작된 활동들이 이후 다른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었고, 현재 다섯 개의 협동조합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활동가이자 일하는 엄마로서의 고충(?) 그런 건 없나요?
특별히 고충이라고 말할만한 건 없습니다. 생활이 바쁠 뿐이지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일과 활동에서 얻는 긍정적 에너지가 저를 더 의미있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 한다는 미안함과 아쉬움이 늘 있긴 합니다.

*협동조합이라는 건 그러면 울타리 같은 걸까요?
울타리라고 규정짓기 보다는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 또 굳이 무언가를 만들지 않아도 그냥 ‘함께’ 한다는 거? 여러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이유도 다양하겠지만 저는 ‘함께’하는 즐거움? 그런데 그것뿐만 아니라 협동조합이라는 것의 매력을 한 두 단어로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같이’ 한다는 것인가요?
‘같이’ 와 ‘함께’는 다른 것 같아요. ‘같이’는 무언가 목표가 있는 방향을 향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것 같고, ‘함께’는 의미가 정확한 건지 모르겠지만 같이와는 다른 자유로운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사전적인 의미가 아니라 본인이 느끼는 협동조합이라는 건 어떤 걸까요?
협동조합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결사체이고 조합마다 그 목표는 다양할 수 있는데, 제가 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은 영리보다는 지역, 마을, 공동체 등의 사회적 의미가 강한 조합들입니다. 지역이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에 함께하고 있다는 보람도 있고 무엇보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러면 지역활동가로서의 부천모습은 어떨까요?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늘 뵙던 분들만 많이 뵙게 됩니다. 앞으로는 생활 속에서 가볍게 함께 할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들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확장되면 좋겠습니다. 마을카페에서 동네아이들이 간식을 먹으며 엄마를 기다리고, 지역신문에 난 이웃들의 일기같은 이야기에 공감하고, 가족같은 주치의가 있는 병원을 마실가듯 다녀오고...우리 지역에 삶의 온기가 좀 더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권미선이 생각하는 콩나물이란?
콩나물신문 제호를 지을 때 제가 ‘콩나물시루’를 제안했었습니다. 인구밀도가 높은 부천이 콩나물이 빽빽하게 차있는 콩나물시루 같기도 했고, 시루 속에서 콩나물들이 왁자지껄하게 수다를 떠는 모습이 지역신문을 통해 시민들의 이야기가 오가는 모습과 연결되었습니다. 시루가 빠지고 콩나물신문으로 제호가 결정될 때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콩나물’이 먹는 나물이 아닌 지역언론의 하나로서 상징적 의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앞으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지역활동가로서의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요?
미래에 대한 확고한 계획이나 밑그림을 가지기보다 현재는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생활하며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조그마한 보탬이 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싶습니다. 아침에 즐겁게 깨어나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고, 하루 일을 보람있고 즐겁게 마치고 가족들과 맛있게 저녁을 먹고, 지역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힘을 보태가면서. 그리고 머물러 있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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