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교 엄마들은 매년 엄마들살이를 간다. 엄마들만의 쉼과 놀이, 이야기가 있는 자리이다. 올해는 신입엄마 환영회를 겸해 ‘지금까지 이런 들살이는 없었다-극한직업 산학교 엄마’라는 문구를 내걸고 3월 30일부터 31일까지 충남 아산학사에서 함께 했다. 산학교 아이들의 이동학습 터전이 되어줄 아산학사에서 열린 엄마들살이는 해마다 5학년 엄마들이 주최하고, 다른 학년 엄마들을 초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엄마들살이는 새로운 시작을 하는 1학년 엄마들부터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오가는 저학년 엄마들, 다양한 차이가 어울림이 되는 고학년 엄마들, 내일의 모습을 보여줄 9학년 엄마들까지 모두 참가한다.

 

산학교 식구가 되겠다는 것은 아이들처럼 부모도 서로를 통해 배우며 함께 살아가기를 약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산학교에서는 이러저러한 동아리들과 작은 만남들이 부단히 이어지고 엄마 들살이도 매년 열리는 전통이 되었다.

엄마들살이의 출발은 환대이다. 반갑게 맞이하고 정성껏 대접하는 마음, 그 환대를 나누는 자리이다. 5학년인 나는 이번 들살이가 세 번째다. 매번 참석하지는 못했었다. 돌아보면,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한 것이지만, 서먹서먹함이 주는 불편함도 이유가 되었던 것 같다.

 

이번엔 준비팀이 되다 보니, 다른 이유들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출발부터 선후배가 함께 만날 수 있도록 카풀을 짜고, 들살이 인증샷 코너에서는 모두를 주인공으로 맞이한다. ’빨강‘이라는 드레스코드에 맞춘 엄마들. 젊음을 기억하는 빨강 원피스의 등장에 환호하고, 소화기를 들어 빨강을 연출하는 재치에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주변 둘레길을 산책하며 찾은 보물에는 5학년 엄마의 정성껏 쓴 손글씨를 담았다. 이번 들살이에는 특별히 아산학사 터를 기증한 산학교 초대 교장선생님이셨던 ’아침햇살‘과 저녁대화마당으로 함께 했다. 이 터전을 일구기까지 이어져 온 누군가의 꿈과 우리들의 꿈이 ’삶과 하나 되는 교육‘으로 연결되는 시간이다. 이어진 놀이에서는 아이들처럼 신나게 힘껏 놀아본다. 엄마들이 밤새 피워내는 이야기꽃은 엄마들살이의 화룡점정이다.

왜 우리는 ‘산학교 엄마’를 ‘극한 직업’이라고 했을까? ‘산학교 엄마’가 된다는 것이 극한직업이라면 그건 어떤 지점일까? 해마다 5학년 구성원들이 다르기에 엄마들살이도 해마다 다른 빛깔로 빚어낸다. 하지만 다르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만남’이다. 형식과 내용은 달라도 그 만남에 자발적 참여를 통해서 함께 성장해 간다.

신입엄마들에게도 낯섦이 환대하는 마음들과 만나졌기를 바란다. 두렵더라도 사람에게 부딪치면서 파도타기를 해보라는 말이 있다. 그러다 보면 다름 아닌 자신이 파도이면서 바다라는 것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서로 달라서, 그 다름에 감탄하고 그 다름에서 배우는 산학교의 만남, 저마다 자기다운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시간을 쌓아가는 엄마들살이. 앞으로는 기꺼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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