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꿈이 뭐니? - 잔소리를 위한 질문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흔히 듣는 말이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들어도 별로 놀랍지 않을 말. 지겹도록 들어서 더 이상은 듣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질려버린 말. 그러나 누구나 중요하다고 말하는 "꿈"에 대해서 말하려 한다.

 유치원 때부터 계속, 점점 압박과 함께 내게 묻는 질문. "너 꿈이 뭐니?" 그러나 이건 질문이 아니다. 자기의 맘에 들면 조언을 가장한 잔소리를,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충고를 가장한 잔소리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이 글을 보고 충격을 받은 당신은 이랬을 확률이 높다. 억울하다면 화법을 바꾸는 게 좋을 듯싶다.

 계속 얘기 하자면, 질문을 받은 나는 어렸을 때부터 또래 친구들에 비해 꿈에 대해 생각이 확고한 편이었던 것 같다. 아마 질문한 사람들 중 대부분이 못 볼 것을 본 표정이었으니까 나도 한 방 먹였다고 생각 중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려 한다. 물론 읽다보면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저 진부한 얘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럼 그때는 자신이 정말 듣고 싶은 말들을 직접 써보는 것도 추천한다. 어쩌면 당신과 같은 말을 원했을 누군가에게 새로운 내일을 선물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성공한 자들의 얘기에 실망했을 누군가를 위헤 

나는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겹다, 진부하다고 표현했고 항상 꿈을 꾸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들의 끝이 결국은 같은 결말에 실망했지만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분명 삶이 바뀐 사람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않았기에 그동안 이미 성공한 자들의 얘기에 실망했을 누군가를 위해 아직 성공하지 않은 나의 이야기를 쓸 것이다.

나비가 될 수 없기에 직업을 꿈꾼다. 

나는 5살 때가 꿈에 대한 가장 첫 번째 기억이다. 그때는 크면 뭐든지 될 수 있는 줄만 알았고 뭐든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나비가 되고 싶었다. 엄마 아빠를 들고 날라다녀야겠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7살이 되며 나비에 대한 꿈은 접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나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 대신 여러 다양한 직업들을 보며 그 직업을 꿈꿨다. 매일 매일 새로운 꿈을 꿨다. 뭔가 하고싶다는 생각만으로 좋았다. 그 꿈이 내일이면 또 바뀌어 버릴지 모르는 꿈이라도 그 꿈을 꾸는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내가 꾸는 꿈이 현실이 되기를 바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한동안 그냥 노는게 좋았다. 가끔씩 생각나는 꿈들을 가슴에 품고서 말이다. 내가 점점 자세하게 꿈을 꾸게 된 계기는 4학년 때였던 것 같다.
 4학년 때는 매일 일주일에 6편씩 일기를 쓰고 검사를 받았다. 솔직히 지금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할 일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주제일기여서 머리를 좀 들 쥐어뜯어도 된다는 것 정도였다. 그리고 그 때 담임 선생님으로 인해 내가 언어적인 부분에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일 년 동안 쓴 일기들을 엮어서 책을 만들어주셨는데 그 일기를 읽다 보면 나도 잊고 있던 나를 볼 수 있었다.
 일기를 읽어보면 내가 4학년 초반 때만 해도 꿈에 대해 확고한 생각이 있지는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내 일기에 짧게 써주신 선생님의 글을 보면 선생님께서 계속 내게 작가나 기자 등의 직업들을 꾸준히 추천하셨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4학년이 끝나갈 때쯤에는 나의 장래희망이 작가로 바뀌어 있는 아주 재미있는 것을 보게 된다.
 
 나는 그 후에 2년 정도 이게 마치 내 인생에 전부인 마냥 작가라는 직업을 꼭 쥐고 살았다.
친구들이 장래희망 칸을 두고 고민할 때 나는 고민해본 적이 없다. 나는 그게 많이 좋았다. 나의 미래에 대해 그렇게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스레 시간이 또 흘러 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생각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작가라는 직업이 나의 미래를 책임져 줄 정도로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쎄.. 글을 쓰는 것은 좋지만, 이것만 평생하며 살 자신은 없다.
제발 피해가고 싶던 그 굴레에 남들과 같이 갇혀버리고 말았다. 슬프다기 보다는 좋았다. 처음부터 좋았다고 하기엔 거짓말이지만 계속 그 것만 믿고 가면 불행해졌을지도 몰랐을 일을 행복하게 바꿀 기회가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꿈은 명사가 아니다. 

그러던 중 이런 말을 들었다. '꿈은 직업이 아니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그리 새삼스런 말도 아니었다. '꿈을 명사에서 동사로' 머리속에서 알고 있던 것을 세상 밖에서 들으니 뭐가 그리 새삼스러웠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누군가, 직업을 꿈을 꾸기 위한 도구로 쓰란다. 그래, 이건 좀 신박했던 것 같기도. 그래서 기존의 꿈도 박살난 김에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나는 내가 행복한 게 꿈이다. 가난해도 좋다. 돈이 많으면 물론 더 좋겠지만 말이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기분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가난해도 좋다 했지만 말하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면 돈이 많아야 될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직업을 도구로 쓸 것이다. 아직 그 도구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 도구 또한 내게 맞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직 자신의 꿈을 모르겠다면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내게 이 책을 추천해주신 선생님께서는 "아직 이 책을 모르고 살았다면 당신은 불행한 것이다. 그러나 걱정하지마라 지금이라도 이 책을 알게 되었으니.."라고 하셨다.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하며 읽어보았다면 생각난 김에 한 번 더 읽어보길. 볼 때 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신기한 내용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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