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을 통해 알게 된 동생 현탁이의 셀프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나름 시크하고 차가운 외모에 경상도 억양이 짙게 베인 탁이. 깡마른 몸이 항상 안쓰러웠는데 최근 살짝 살들이 올라와줘서 보기 훨씬 좋네요. 일상의 순간순간이 재밌기를 동네 누나로서 응원합니다~^^ -권미선 조합원-
▲ '사진찍기가 어색한 전현탁 조합원(좌), 사진 찍을때만 나오는 애매한 표정'

#제 소개를 할게요.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살다가 일자리를 찾아 부천으로 흘러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부천살이는 이제 8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예술 활동을 하는 화가 동생과 소사동에서 같이 살고 있어요, 저는 부천테크노파크에서 자영업(시각디자인업)을 하고 있습니다.

#콩나물신문을 어떻게 알게 되었냐면...
조합의 유명인 윤혜민 조합원(렛츠드럼)의 소개로 발들이게 된 우리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창단멤버까지는 아니지만 창단하는 해에 가입해서 오랫동안 같이 호흡을 했는데요.. 사실 지난 해 잠깐 조합을 떠났다가 다시 잡혀 돌아온 전적이 있습니다. (네, 탈출에 실패했습니다. 애증의 콩나물신문..)

#콩나물신문이 나에게 주는 의미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은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 영역의 산실역할을 하면서 지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고 생각됩니다. 지역의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콩나물신문에 참여했고, 신문사에서 만난 사람들로 인해 많은 영감(靈感)을 받았습니다. 한낱 범인에 지나지 않았던 저도 콩나물신문에서 만난 분들로 인해 정신적으로 많은 자극을 받았고 제 삶에서도 큰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합원들께선 저의 든든한 고객이시기도 하고요. 제 전공이 신문방송학이다보니 더 애착을 가졌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초기 신문 편집의 과도기에 제 손으로 몇몇 호를 직접 편집하기도 했었고, 가끔 기사를 쓰면서 지역에 대한 배움을 얻기도 했습니다.

#최근의 근황은?
사실 저는 부천으로 오기 전, 그 당시 일하던 곳에서 제대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삶의 목표도 희미해졌고 정신이 건강하지 못했던 시절이었어요. 부천에서 만난 첫 직장도 3개월 만에 폐업..(OMG)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실패했다는 꼬리표가 붙는게 싫어서 죽기 살기로 부천에 정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동기들 보다 뒤쳐졌다는 생각으로 밤잠도 많이 설쳤었고 탈출구 없는 삶을 사는 것 같아 패배감도 컸습니다.

13년도까지 남의 영업장에서 노동자로 살다가 14년도에 겁 없이 창업을 했는데, 그게 제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주체적인 선택을 하면서 살다보니 자존감과 자신감도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살다보면 조금씩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살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를 한결같이 지지해주는 여자친구와 지인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최근엔 상동에서 부천테크노파크로 사무실 이전을 했는데, 온전한기쁨재단 고광철 이사장님, 조영만 대표님의 배려로 임대료 부담을 한결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좀 더 생기면 저도 지역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콩나물신문에서 만난 사람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콩나물신문에서 만난 사람들, 단체는 언제나 저에게 영감을 줍니다. 시민 단위로 구성된 자주적인 단체가 이렇게 많은지도 여기 와서 처음 알았고 지역 점조직에 대한 이해도 많이 높아졌습니다. ‘콩나물신문에 가입하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라고 생각되는 조직이 하나 있는데,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이하 민문연)’ 소개를 잠깐 해볼까 합니다.

제가 부천에 와서 만난 멋진 어른들, 아 나도 저 분들처럼 멋지게 늙고 싶다.. 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입하게 된 우리 조직 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장 박종선 조합원)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한 그 조직입니다. 최근 서울 용산에 개관한 식민지역사박물관.. 네 저희 단체에서 건립한 건물 맞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고 외치면서도 정작 아무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들, 열의는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 민족문제연구소로 오시면 됩니다. 정기후원 해주시면 더 감사하고 여의치 않으면 행사에 참여하셔서 힘을 보태주세요. 젊은 세대들의 힘이 필요 합니다.

 

#사실...
제가 콩나물신문의 초기 조합원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나서기 꺼려하고 은둔자적인 습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끝까지 안하려고 발뺌하다가 조합원 최초 ‘셀프인터뷰’의 멍에를 쓰게 되었네요.
바꿔 생각하면 콩나물신문이 요즘 많이 힘들구나 하고 생각되기도 하고, 그러면서 또 조합일에는 크게 신경쓰고 싶지 않고(웃음), 신문발행을 위해 한결 같이 노력하는 콩신문 편집진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생계를 위한 홍보
슬슬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저도 먹고 살아야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다 보니 짤막하게 제가 하는 일을 소개하려합니다. 인쇄물, 옥외광고물(현수막, 실사출력 등), 홈페이지 등 눈에 보이는 어지간한 일들은 다 상담해드립니다. (010-010-2296-0282) 저랑 일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없는 일 만들어서 쓸데없이 가격 높게 받지도 않고, 정직하게 견적내서 일하는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상호는 디자인그룹 디따(그룹이 되고 싶어요!) : ‘딛다’의 소리음, 저를 딛고 올라가시라고 디따라고 지었는데 실제로 살아보니 고객 분들이 저의 디딤돌이 되어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상 쓸데없는 긴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다음 셀프 인터뷰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소사에서 전현탁(40)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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