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녹색당 문화행사로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를 봤다.
보는 중간에 지인이 나를 찾아와서 영화를 끝까지 못봐 아쉬웠다.

영화가 끝나고 돌아가며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분이 그동안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구별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양쪽을 선악이 아니라 대척점으로 보고, 주인공이 중간에서 해결하려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표현했다.

거기에 덧붙여 내가 말했다.
과거 이분법으로 판단하고 행동한 것이 편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 사회는 너무나 복잡해서 나이를 먹을수록 어떤 현상의 본질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내가 아는 것이 진실인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한 것인지 알수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시야를 좁히려고 한다. 담론이 크면 판단해야할 요소가 많아, 가치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부천시 생태계를 고민해보자는 것은 생각하기도 행동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약대동 미세먼지 문제, 또는 우리 사무실 환기로 범위를 좁히면 대책을 세우기 쉽다.

요즘 몇몇 분들과 힘을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어 실물에 부딪쳐보자는 것도 알고보면 생물을 다루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애국을 더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자리를 잡았는지 모른다. 앞으로 수구반동이 정치 전면에 나설 일은 없을 것이다. 역사는 속도는 느리지만 조금씩 전진한다. 

젊은이들이 제 미래를 위해서도 제 몫을 해야지, 더 이상 노인들이 나설 일은 아니다. 말 난 김에 한 마디 더 하자면, 내년 총선에서 나이 60이 넘은 사람은 공천할 때 대폭 감점을 해야 한다. 출마하지 않으면 더 좋고..

앞으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싶은 일,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된다. 내 삶은 정말 행복하고 고마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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