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과 집행부간 탁구를 하는 것처럼 주고받았다

정치와는 거리가 먼 삶이였는데 “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시민 방청단” 이란 이름으로 시의회에 첫 발자국을 남겼다.

두근거리며 떨리는 마음으로 TV에서 보던 청문회를 떠올리며 2019년 부천시의회 236회 정례회 행정감사 방청을 하였다.

방청전 행감 모니터링에 대한 학습과 부천시의 주요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방청단이 정한 의원과 집행부에 대한 평가지표를 숙지하고 방청일지를 기록했다. 사전 지식이 부족해 시의원 질의와 담당공무원의 답을 받아 적기에 바빴다. 졸업 이후 가장 많은 노트 필기를 손목이 아프도록 하였다.

 

반복되는 질의는 그만큼 중요한 것 같았지만 개인별 질의 수준과 담당공무원의 답변은 많이 달랐다. 6월12일 오후에 도시교통위원회 방청을 하였는데 행정 감사 내내 거의 이석을 하는 의원도 있었고 잠시 들어와서 질의 한 것이 다른 의원이 이미 질의한 내용의 반복이라 듣는 내가 민망해지도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과 지역구 개인 민원을 대변하는 것 같은 질의도 있었다. 한편 관련된 법과 자료를 꼼꼼히 준비하고 대안까지 준비한 의원에게는 소리 내어 박수를 치고 싶기도 했다.
 
GS열병합 발전소의 사고처리와 미세먼지를 비롯해 유해가스 발생의 심각성 등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의원과 집행부간 탁구를 하는 것처럼 주고받았다. 시에서는 권한이 없다는 대답이 먼저고 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만 했다. 부천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고민하기보단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답변태도를 보며 이런 공무원들을 믿고 살아야하는지 걱정스러웠다. 부천시민으로서 지자체의 문제를 “청와대에 민원으로 넣어야 하나” 갑자기 정체성에 혼돈이 생기기도 했다.

2018년에 질의했던 내용을 또다시 질의하는 것을 보니 답답함이 밀려 왔다. 답변이 부족한 점은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는데 요청한 내용에 대해 얼마만큼 충실한 답변이 올는지 궁금하다.
 
방청 내내 답답했던 점은 시 집행부에 궁금한 점이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도 의원들이 질의 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답변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의원활동을 언론에 알리는 일도 중요 하지만 내실 있는 감사 준비를 부탁드린다.

다음 행정감사에는 개인의 생각보다는 부천시민의 생각을 반영한 질의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방청을 하며 내 지역 의원이 하는 질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역에 문제점이나 주민의 의견이 있으면 시의원에게 문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음번에는 행감 전에 지역에 문제가 있으면 의원에게 질의해 달라고 전달해야겠다.

방청을 하면서 시행정, 시의회가 달라질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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