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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간의 대장정! 2019 산학교 아산 이동학습
권혜지(산학교 통합교사)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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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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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교는 2017년부터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9학년(중등3학년) 교육과정에 ‘이동학습’을 추가했다. 이동학습의 목표는 학생들이 편한 집과 가족, 익숙한 학교를 잠시 떠나 공동체 생활을 하며 나 자신과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다양한 삶과 공동체를 경험하고, 스스로 역할을 해내며 성취감을 얻는 것이다.

   
 

 2017년부터 매년 약 한 달간씩 진행해오던 이동학습을 올해는 기간을 조금 더 늘려서 4월 8일부터 6월 마지막 주까지 총 12주 동안 산학교 9학년 학생들과 교사 2명이 아산으로 내려와 이동학습을 진행했다.

 이동학습을 가기 전에는 ‘왜 하필 우리 때부터 기간을 늘리는 거야!’라는 아이들의 원성(?)도 자자했고, 의미가 없네, 어떻게 11명이 같이 사나 등등 많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의견과 걱정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계획들을 세우며 결국에는 해당 학년 인원 전체가 아산에 왔다.

 처음 아산에 와서는 생활과 수업에서 필요한 약속들과 규칙들을 정하고 살림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비하며 ‘우리끼리 생활’할 준비를 했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은 여전히 남아있는 이동학습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감을 떨쳐내지는 못 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는 어떤 활동들을 하게 될지 호기심 가득한 마음도 조금씩 키워가며 첫 주를 시작했다.

 이동학습 교육과정은 필수수업, 선택수업, 개별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으로 단순하게 진행했다. 필수수업은 농사, 협동조합활동, 세시절기, 인권수업이 있었고, 학생들의 다양한 지적 호기심과 욕구를 반영한 선택수업과 개별 프로젝트, 동아리가 있었다. (소설합평, 밴드, 홈트레이닝, 수화, 아두이노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다.)

   
 

 이동학습 과정은 자립을 경험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활을 위해 필요한 밥짓기, 빨래, 청소 등 가장 기본적인 살림들도 학생들이 스스로 꾸려나갔다. 각자 고민도 하고 슬럼프도 겪으며 많은 좌충우돌을 겪었지만 결국에는 마음을 다잡고 각자가 만든 시간표 안에서 열심히 그러나 재미있게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동학습을 와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총 2가지가 있다. 이 중 첫 번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짧게는 2년, 길게는 9년 이상을 함께 지냈어도 아직 우리는 서로를 잘 모른다.’이다. 학교에서만 보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왜 늘 쉽게 잊어버리는 것일까? 이동학습을 통해 학교를 벗어나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아산에 와서는 서로가 서로의 장점 혹은 단점을 ‘특징’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그리고 이 특징을 공동체 안에서 녹이기 위해 모두가 소통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인상 깊었던 점은 아산에서만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여유로움’이다. 부천에 있을 때는 지금 하는 일을 제대로 못 끝낸 채 밀린 다음 할 일을 받거나,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를 엄청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아산에서는 내가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해야 하는 일들은 긴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러다보니 내 목표를 최소한으로 잡아 조금씩 해내며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성취감을 느꼈고,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 해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만들 수 있었다. 그 여유를 통해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많은 날들을 현재에 충실한 마음으로 생활했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현재를 즐길 수 있는 마음을 만들 수 있었던 이동학습을 나는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고 우리는 아산 이동학습 생활을 곧 마무리할 예정이다.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생활하며 지냈던 3개월을 9학년 학생들은 어떻게 정리하고 기억할까? 아이들의 이동학습 총평글 속 문장들을 발췌하며 글을 마친다.

   
 

 항상 마음속의 여유, 보이는 여유, 몸의 여유 등등 여유를 추구하며 중요한 가치로 삼던 나에겐 도시의 인간의 의해 만들어진 그런 풍경들과 많은 사람들 보다는 정말 “자연”스러운 풍경들이 좋았고 도시의 차 소리 보다 벌, 바람, 강아지 소리가 좋았다. 그런 풍경들을 보고 있으면 그닥 겸손하지 못한 내가 조금이나마 겸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내 마음 이곳저곳 빈 곳을 메꿨다. (정아)

 나는 들살이 답사 왔을 때인가, 아산 학사에 처음 왔을 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걸 보고 답답함을 느꼈다. 그땐 겨울 산이었다. 여기서 답답해서 어떻게 살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지금은 그 답답한 도시로 어떻게 다시 돌아가지 하는 생각이 든다. (새나)

 나는 여기서 생활하면서 관심 있는 것들도 많아지고 하고 싶은 게 많이 생겨났다. 아산은 여유로움이 좋았다. 모든 생활을 스스로, 그리고 사소한 거 하나도 같이해야 하기 때문에 자립심도 늘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의 공동체가 단단해질 수 있는 거 같다. (보윤)

 함께 산다는 건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서로 알아가는 계기이기도 하지만 그 무게도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다. 이동학습은 아마 그 ‘공생’의 무게를 알고, 힘들지만 누군가에게 맞춰가는 법, 이해하기 힘든 사람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곳이 아닐까 싶다. (아영)

 나는 이동학습 기간 동안 나에게 호기심을 갖게 됐고, 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 덕에 나는 고등 과정 진로도 결정했고, 또, 진로를 정한 덕에 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짜 나갈 수 있게 됐다. (신영)

 이번 아산학사 이동학습은 쉬운 일이 없었다. 그 덕에 배우고 가는 것도 많다. 이래저래 해본 일이 많아 머리에 들어간 것도 몸에 익힌 것도 다양하다. (창윤)

이번 이동학습에서 제일 많이 경험한건 역시 공동생활이다.
‘다 같이 사는 방법을 배우자.’라는 의미도 이동학습의 의미에 섞여 있을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 같이 살면서 공동체로서 생활하고, 일하는 방법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집에서와는 다른, 가족과는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는 방법을 느끼고, 직접 몸으로 배우며 익혀나갔다고 생각한다. (범준)

 지금 이 시간들이 나중에 돌아봤을 때 다시 돌아가고 싶은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기에 끝나가는 아산생활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충일)
 
나랑 같이 지냈던 친구들은 언제나 나에게 기회를 주었다. 아직 나는 대인 관계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렇게 성장한다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11명과 함께 이동학습을 즐겁게 지냈고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것 같다. (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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