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9일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정재현)에서 성평등기본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에 대한 심의가 있었다. 이날 부의된 성평등기본조례 개정안은 양성평등전문과 제도의 신설과 기한이 만료되는 성평등기금 존속기한의 연장에 관한 내용이었다.

 

  당초 개정안은 성인지 강화와 성평등 정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이를 전담하는 공무원인 ‘젠더잔문관’을 신설하기로 예정되었다. 개정 조례안의 입법예고 기간동안 총 92건 약 3천 60여명의 시민이 반대나 폐지 의견을 냈다. 일부 개신교 단체와 시민들이 젠더(Gender:사회적 성)를 후천적인 성, 성소수자, 트랜스 등으로 파악하면서 젠더전문관 신설을 반대했다. 그래서 지난 7월 4일 시 집행부는 ‘젠더전문관’을 ‘성평등전문관’으로 안을 변경했다.

그러나 부기총 등 개신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통하여 전문관 명칭 변경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시 집행부는 ‘성평등전문관’으로 되어있는 조문을 ‘양성평등전문관’으로 수정한다는 의견서를 시의회에 보냈다. 장덕천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하여 “'젠더전문관'과 '양성평등전문관'은 평등에 바탕을 둔 여성정책을 위한 제도로 명칭과 역할에는 아무 차이가 없다.”고 본다는 했다. 그러나 반대 단체들은 “꼼수 개정”이라고 반발하며 이날도 1천 명 가량이 시의회 옆에서 반대 집회를 이어갔다.

 

김환석 의원은 이렇게까지 민민 갈등이 생긴 상황에서 양성평등전문관을 꼭 두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혹이 생겼다며, “당장 양성평등전문관제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부천시가 다른 방법으로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양성평등정책을 펼쳐 나갈 수 있다.”고 말하며 양성평등전문관 제도를 이번에 만들지 않으면 어떨까하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정재현 의원은 시 집행부에서 의회에 의안을 제출 할 때는 최종안을 제출하여야 함에도 의견서를 통하여 “이렇게 바꿔주세요.”라고 하는 건 적절치 못한 행위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례 개정 과정에서 ‘젠더’라는 단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 부족과 에이즈, 역곡 젠더마을 등의 유언비어가 난무한데 대하여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충분한 소통을 이후로도 잘 해주시기”를 당부했다.

방청객 등이 퇴장 한 가운데 의원들 간의 토론과 표결은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양성평등전문관제 신설 조항은 삭제되고 성평등기금 존속기간 연장만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수정가결되었다.

지난 6월 본의회에서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문화다양성조례 안이 부기총을 비롯한 개신교 단체의 반대 업력 때문에 스스로 철회하는 초유의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을 촉발시킨 것이 성평등기본조례안이었다. 젠더전문관 신설과 젠더시범마을 설치 등을 규정한 성평등기본조례가 입법예고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문화다양성 조례를 만든다는 오해가 증폭된 것이다. 결국 애꿎은 문화다양성조례가 날벼락을 맞은 꼴이다.

초선 의원이 많다는 게 신선하고 열심히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경험과 강단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압력을 받는 경우 바짝 움츠리거나 판단을 유보하기 쉽다, 또한 정치적 소신과 종교적 신념을 혼동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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