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지난 금요일(26일)과 일요일(28일) 대장들녘 일대에서 맹꽁이 야간 번개탐사를 실시했다. 장맛비가 내리던 날임에도 불구하고 맹꽁이를 찾기 위해 이틀간 3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함께하였고 양서류전문가가 동행하여 맹꽁이 찾기에 나섰다.

 

맹꽁이 소리는 대장동 마을 곳곳에서 들렸고, 신도시 개발부지에서도 확인되었다. 맹꽁이는 주로 주말농장 등 밭경작지의 물이 고인 고랑에서 발견되었고, 주변 논은 대부분 친환경농업 인증 재배지였다. 운좋게도 짝짓기를 하는 맹꽁이 한쌍이 발견되었고, 배수로에서 울음주머니를 한껏 부풀린 수컷도 찰영되었다.

 

어두운 밤이 되자 맹꽁이 울음소리가 더욱 울려퍼졌다. 탐사에 함께한 양서류전문가 손상호 선생은 한 곳에서의 울음소리로 보아 수백마리의 맹꽁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시민행동은 이틀간 신도시 개발부지 안에서 맹꽁이 집단 산란지 10여 곳을 발견하였다.

 

맹꽁이는 연중 땅 속에 서식하며, 장마철에 일시적으로 생긴 물웅덩이 모여 산란한다. 산란은 보통 밤에 하지만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는 낮에도 수컷이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한다. 이러한 습성으로 인해 산란시기 외에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 맹꽁이는 과거에 많았지만 제초제, 살충제 등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면서 개체수가 감소했고, 개발로 인한 습지가 사라지면서 서식지가 파괴돼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대장들녘은 국토부와 부천시가 신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104만평의 개발부지를 포함해 부천에 120만평, 서울 오곡동에 120만평, 김포공항습지 30만평과 잇대어져 있어 수도권 서부권역에서 얼마 남지 않은 논습지다. 작년 6월에는 금개구리 시민탐사프로그램을 실시하여 하루만에 96마리의 성체를 확인하였다. 대장들녘에는 맹꽁이, 금개구리뿐만 아니라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 37종의 법정보호종 등 다양한 생명들의 서식이 확인되어 수도권에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대장들녘 논습지의 생명은 신도시개발사업 추진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또한 고밀도 도시개발로 부천의 마지막 바람길이 막혀 폭염과 고농도 미세먼지 증가가 예상돼 도시민의 생활환경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도시 개발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뭍 생명을 보호하고 시민의 환경권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23개 시민단체와 정당들로 구성된 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은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강력하게 외치고 있다.

우리의 요구
1. 대장신도시 개발사업 추진을 철회하고, 논습지생명을 보호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라.
2. 국토부와 부천시는 개발과 보전의 갈등을 회피하지 말고 시민의견을 적극 수렴해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론화의 장을 만들라.
3. 한강유역환경청은 대장들녘 맹꽁이, 금개구리 서식실태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서식지 위협요인을 관리할 수 있는 보호조치를 시급하게 시행하라.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