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의 효시는 산업혁명 시대에 저술된 새뮤얼 스마일즈의 "자조론"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의 첫 머리에는 누구나 아는 유명한 글귀가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 문구는 사람들에게 근면과 성실한 노력을 제1의 덕목으로 삼으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이성재 조합원은 자기계발서를 왜 읽어야 하는가란 자문에 대해 '일상성을 엿보고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자답을 SNS에 남겼다. 그리고 이에 대해 김의섭 조합원과 이성재 조합원은 덧글을 통해 자기계발서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다.  이를 콩나물수다로 옮겨본다. -편집자 주

 

이성재 일상성을 엿보고, 강화하기 위함.

김의섭 제가 생각하는 자기개발서는, 자기내면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변화해 과거의 나와 다른 새로운 인간형으로 변화시켜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재 그럼에도 정말 몰라서 그럴까? 그리고 존재가 갖는 깊은 번민과 구조적인 환경을 인정하고 극복하라고 강요하는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 같아서요. 제가 자기계발서를 안 좋게 생각하는 이유지요.

이성재 조합원

김의섭 자기계발서를 안 좋게 보는 거는 시스템의 변혁보다는 개인의 변혁만 요구하는 것 때문이 아닐까요? 개인이 할 수 없는 한계를 시스템이 도와주면 좋을텐데 하는 것이겠죠. 개인의 합이 전체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발적인 변화도 필요하다고 봐요. 정을 극복한 반에서 머무르지 않고 변증법적인 정반합의 변화를 이끌어내야겠죠. 개인과 시스템 모두가 변해야겠죠.

이성재 예 동의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몫이 있지요. 그래서 개인의 일상을 엿보고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 고찰하기 위해, 그것을 교육적으로 적용할 방법을 찾아보려고 읽고 있어요. 미국식 개인주의, 영웅주의가 갖는 본질적인 폭력성과 은폐가 자기계발서에 보여서 선호하지는 않아요. 자기계발서가 구조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공공연히 활용되어 왔기에 그렇지요. 거대한 사기극이란 책이 이해를 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의섭 자기개발서로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죠. 기본적인 자기관리가 안되는 사람에게는 자기계발서가 초기에는 도움이 되죠.

이성재 저는 자기 관리가 안되는 사람은 자기계발서 전에 철학서적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왜 자기 관리를 해야 하는지, 계발인지 개발인지. 뭔가 근원적 통찰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해서요.

김의섭 우리나라 성인 10명 4명이 1년에 책 1권도 안봅니다. 철학책 보라고하면 책에서 더욱 멀어질 거에요. 철학책을 풀어쓴 쉬운책이 자기개발서라고 봐요. 쉬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삶이 변하는 걸 느끼면서 근원적인 것에 대한 질문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책도 보게 되겠죠.

이성재 그렇지요. 철학책을 읽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철학책을 쉽게 풀어쓴 것이 자기계발서라는 생각엔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자기계발서에 접근하기 쉬운 건 역시 접하기 쉬워서겠지요. 자기계발서는 질문보다는 질타를 통해 변화를 일으키려 하지 않은가 해요.
접하기 쉽게 통찰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김의섭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어요. 하지만 사고나 정신은 전근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아요. 자본주의 본류인 미국의 사고와 정신을 우선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전근대적인 것의, 예를 들면 나이에 따른 서열, 선배가 밥과 술을 사야하고, 지연, 학연, 혈연 이런 것이 제대로 극복이 되었나요? 개인주의가 무엇인지 느끼고 실천해보고 나야 자본주의를 알았다고 봐요.

김의섭 조합원

이성재 ㅎㅎ 논의가 커지네요. 전근대사회의 폐해를 이해하지만 그 폐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 미국의 사고와 정신이나, 자본주의적 양식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전근대를 반성한다는 것은 직선적 역사관이지요. 다른 삶의 방식과 세상도 있지 않을까요? 자본주의 세계에 살지만 그걸 선택한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데, 자본주의적 개인을 선택당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자기계발서의 역할이 하나의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한 것이거든요.

김의섭 쉬운 책부터 읽어나가면서 책 읽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독서모임의 리더 입장에서 보면 자기관리가 안되는 사람들은 책을 볼 시간을 못 만듭니다. 하루 30분만 봐도 한달에 2권을 볼 수 있는데 말이죠.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자기개발서를 통해서 자기관리의 기본을 알려주고 책과 친해질 수 있다면 자기개발서는 충분한 역할을 한 거라고 봅니다.

이성재 예 동의해요 선생님. 사실 어떤 책을 읽어도 함께 입장을 나누면서 삶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요. 혼자 깊이 있는 철학서를 읽은 들. 책상물림을 벗어나기 힘드니까요.

김의섭 혼자 책을 볼 때는 남들이 책을 보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독서모임을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권하지만 10명 중에 1명이 응하면 다행인데, 그 분들도 1~2번 참여하고 지속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관리는 일단은 기본이죠.

김의섭 자기계발서=성공학 이라는 생각을 벗어나서 보세요. 예를 들면 "5가지 사랑의 언어"는 자기개발서입니다. 부부간에 사랑한다 생각하고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지만 배우자가 원하는 것은 나하고 다르다는 거에요.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해서 상대방에게 나의 진심을 전할 수 있다면 좋은 거 아닐까요? 사랑과 행복 모두 연습이 필요해요. 내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상대방이 관심법으로 나의 의도를 파악할 수는 없는 거죠.

이성재 성공학? 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은폐술이라는 생각은 많이 합니다. 긍정심리학류도 그렇구요. 어떤 책이든 의미있고 좋게 활용하면 좋지요. 그렇게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독서모임이기도 하고요.

김의섭 사실 자기개발서는 하도 많이 봐서 이젠 그만 보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독서 초보자들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요. 글자를 모르는 문맹은 거의 없지만 책을 읽지 않아서 공감능력과 스스로 사고능력을 잃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이성재 예 맞는 말씀이어요. 그래서 곧 독서모임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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