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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 받고 행동하는 아이들은 자유로운가?
정문기 조합원 (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  bdg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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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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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숲에 들어와 한참을 돌아다녔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이것저것 볼 것이 많습니다. 어떤 아이가 우물쭈물하며 묻습니다. “간식 언제 먹어요?” 아이는 간식 먹을 생각에 100% 놀지 못합니다. 맛있는 간식을 가져왔나 봅니다. 간식 먹는 시간을 묻는 아이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아이들 질문에 “언제든 먹고 싶을 때 먹어”라고 대답하면 그 즉시 꺼내 먹는 아이도 있고, 도착하면 먹겠다는 아이도 있고, 다른 아이 먹을 때 함께 먹겠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주 묻습니다. “화장실 가도 되요?”, “해도 되요?”, “만져도 되요?”, “놀아도 되요?” 궁금해서 묻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허락을 받는 질문입니다. 왜 허락을 받아야하는지 아이에게 되묻고 싶지만 너무 어려운 질문 같아 그만 둡니다.

   
 

아이가 비탈길을 오릅니다. 다른 동년배 아이들은 수월하게 올라갑니다. 자기 옆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아이는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봅니다. 아이의 불안한 눈빛처럼 엉거주춤한 다리가 어설픕니다. 오르기 위해 손도 땅에 집어 봅니다. 오르는 것이 수월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앞서 갑니다. 도와줄 부모는 곁에 없습니다. 한 발 한 손 천천히 오르다 미끄러집니다. 다시 주변을 살핍니다. 옆에 서 지켜보다 눈이 마주쳐서 아이에게 “도와줄까?”라고 묻습니다. 아무 반응이 없어 그냥 더 기다립니다. 잠시 뒤 다시 묻자 고개를 끄떡입니다. 손을 뻗자 잡고 냉큼 비탈을 올라갑니다. 왜 묻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아이들은 부모에 의해 과잉보호되고 있습니다. 귀한 아이가 다칠까 병들까 걱정합니다. 수많은 위험요인이 아이 주변에 가득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자전거 타다, 뛰다, 걷다 다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자동차에, 자전거에, 어른에 다칠까 걱정입니다. 미세먼지에, 더운 날씨에, 꽃가루에, 추운 날씨에, 나쁜 음식에 병이 들까 걱정입니다. 걱정거리가 가득한 사회입니다. 걱정을 예방하기 위해 사회는 아이를 통제합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단체생활을 어린 시절부터 가르칩니다. 규칙을 알려주고 생활하도록 합니다. 말하기, 걷기, 화장실 가기, 자기, 먹기, 놀기 까지 거의 모든 생활에 규칙이 있습니다. 규칙은 내면화 될 때까지 허락을 통해 확인 받습니다. 사회화된 아이들은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허락된 규칙이 내면화 되면 정해진 상식 안에서 자유롭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는 건가요?

   
 

아이에게는 자유가 필요합니다. 생각하는 자유, 마음껏 몸을 쓸 수 있는 자유가 중요합니다. 생각을 제약하면 제약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벗어나지 못한 생각은 획일화 됩니다. 생각의 자유가 있으면 상상할 수 있습니다. 상상력의 끝은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불가능한 생각은 없습니다. 더 넓게 더 깊이 상상하며 자유를 만끽하며 자신과 환경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몸을 제약하면 성장이 멈춥니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잘 쓸 수가 없고 잘 못쓰면 효용감이 떨어집니다. 효용감이 떨어지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면 시도하지 않게 되고 성취 기회도 줄어듭니다. 성취 경험이 줄면 자존감은 더 떨어져 장애가 나타날 때 의존하거나 불만을 표현하거나 포기하게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인다면 도전하게 되고 도전하면 성공경험을 쌓게 되고 성공경험은 자존감을 높입니다. 높아진 자존감은 독립심을 만들고 독립심은 살아가며 장애가 생길 때 해결하기 위해 도전할 힘이 됩니다.

   
 

숲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숲에서 작은 나무를 부러뜨리기도 하고, 휘두르기도 합니다. 통나무를 굴리거나 들어보기도 합니다. 큰 나무에 오르기도 합니다. 돌을 던지기도 하고 쌓기도 하고 부딪쳐 보기도 합니다. 큰 돌을 굴려 옮기거나 올라서고 뛰어내립니다. 비탈에선 달려 내려가기도 하고 기어오르기도 합니다. 잎을 따기도 하고 먹기도 합니다. 흙을 만지기도 하고 갈기도 하고 반죽도 하고 던지기도 합니다. 숲에는 생각도 몸도 자유롭습니다. 숲은 어머니 같은 거대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품어주며 자유를 허용합니다. 사회에서 도시에서 겪어보지 못할 허용적인 공간인 숲에 자주 가셔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자유를 선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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