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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돌(孫乭)과 소설(小雪)이야기
당현증 조합원(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  |  dang-m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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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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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을 소춘(小春)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아직 겨울이면서 겨울답지 않은 따스함이 간혹 남아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절기는 대설(大雪) 전까지를 삼분(三分)하여 초후(初候)엔 무지개를 볼 수 없고, 가운데인 중후에는 천기는 올라가고 마지막엔 모든 것이 막혀 겨울이 온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절기를 기록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소설을 의례 바람이 일고 날씨가 차가운데 관한 짧은 이야기가 전한다. 고려시대 왕이 김포의 통진과 강화도를 건널 때 풍랑으로 배가 흔들리자 사공을 의심하고 크게 노하여 사공인 손돌의 목을 베었다. 후세에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한(恨)이 거센 풍랑과 거친 날씨가 되었다고 하여 그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전한다. 손돌이 죽은 곳을 손돌목이라고 하며 그곳을 건널 때는 주의를 기울인다고 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의 죽음은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다. 다만 천수(天壽)를 다한 것인지는 자연의 판단에 따라야 할 것이다. 스스로 택한 죽음을 자살이라 할 수 있다면 그 이외의 것을 타살이라 하면 어긋나는 것일까. 자연의 이법을 자기의 주관과 판단 하에 권력이라는 미명으로 죽임을 당하는 것은 그만큼 억울하다. 이른바 원혼(冤魂)이 되는 이유이다.

흔히 앙심(怏心)은 원한을 품고 앙갚음하려고 벼르는 마음을 일컫는다. 원혼이 죽은 혼의 무형적 복수라면 앙심은 살아서의 현실적 되갚음이다. 아마 지금 세태가 각박하기 그지없어 보이고 점차 삭막해짐을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상상일까.

보이지 않는 권위와 보여지는 공적인 권력 사이의 다툼과 견딤을 양편에 두고 개인적 생존의 방법과 방향을 찾아야 하는 지금은 분명 불행한 시대이고 사회다. 공권력이 가진 자의 횡포한 권력이 될 때 감내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반감을 넘어 앙심을 불러온다. 분열은 불편한 편가름이다.

소통과 대화의 기본은 진실한 만남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근간이어야 하는 울림이고 반향을 그 뿌리에 두어야하는 조건이 전제된다. 그 대표적 사례가 성군 세종의 조세(답험손실법)를 위한 여론조사다. 그 기간은 6개월이었고 시범을 거쳐 시행까지는 무려 14년! 찬반(찬성 57%,반대47%)을 아우르고 백성의 입장을 고려한 심사숙고의 긴 시간이다.

세금은 대단히 민감한 생존과 관계된다. 과세를 결정하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여론을 조사하는 건 시간 낭비이고 극명한 반대가 분명하기 때문에 행하지 않는 건 당연한 지금이다. 그러나 그 쓰임과 한도는 분명해야 할 것이다. 과연 지금 그런가? 조세 성격의 건강보험료를 비롯해 많은 공공요금이 전혀 알 수 없는 사이에 적용되는 건 서글픈 불행이다. 예타 면제 24조원, 생활 SOC 48조원, 30조원의 3기 신도시 비용은 단군 이래의 최대 토건 사업이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이다.

손돌은 사공이 생존이었고 기온과 바람은 자연일 뿐이다. 왕의 행차가 사공의 생사를 갈랐다. 운명이라기엔 황당한 외부적 우연이었다. 권력은 그래서 사용자의 신중과 피용자의 조화를 배려 속에 담기가 더딜 수밖에 없는 숙명인 것이다. 손돌목에 다리를 놓은 것은 우려를 의식한 문명의 이기(利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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