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우리 이만 헤어져요 글: 최유나 그림: 김현원 출판사:RHK

 

 

 

 

전에 어떤 모임에서 진행자가 “여러분들의 소원은 무엇입니까?”하는 질문을 던졌다. 참석한 사람들이 작은 종이에 자신들의 소원을 적고 서로 이야기를 나눠 본다. “로또에 당첨되면 좋겠어요”, “00이(가) 아픈데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시험에 붙으면”, “남편의 승진이오" 등 다양한 소망들이 있다. 다 함께 신나서 이야기를 하니, 소망이 곧 이루어질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잠시 후에 진행자가 그런 소망이 이루어지면 어떨 것 같은지 묻는다. 이구동성으로 ”행복하겠죠!“한다. 맞다, 각자의 처지와 환경에 따라 소망은 다 다르지만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이유는 동일하다. 바로 ”행복“이다. 소망의 내용은 나름 정한 행복의 조건이고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행복’이다. 그래,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이니 이왕이면 우리 모두 행복해야 하지 않겠나?

‘혼자 있을 때 제일 편하다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혼자가 가장 행복하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편안함과 행복감은 약간 다른 것이기에. 혼자 있는 게 편한 걸 알면서도 끝없이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는 그렇게 계속 사랑을 하고, 이 사람과 함께 살고 싶다는 진실인지 착각인지 모를 그 감정을 선택한 그 순간, 둘이 되어 사는 삶이 시작된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은 불편한 것이란 걸 다 알고 있었는데도, 타인을 가족으로 맞는 것은 모두가 처음이기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투고, 또 다툰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다툼의 끝에 불편함과 행복감 어디쯤에서 타협점을 찾기도 하고, 더 큰 행복을 알게 되기도 하고, 둘이 아닌 다시 하나로서의 행복을 택하기도 한다. 사람은 그렇게 만나고 헤어진다. 그렇게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한다. 둘이 되어 사는 결혼 그리고 다시 하나가 되는 이혼. 그 이혼을 돕기도, 막기도 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라는 에필로그에 반해 단숨에 숨죽이며 읽어 내려간 <이제 이만 헤어져요>라는 만화는 이혼 전문 변호사인 최변의 일기다.

‘이혼 - 부부가 합의 또는 재판에 의하여 혼인 관계를 인위적으로 소멸시키는 일(네이버:표준국어 대사전)’이라고 정의를 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혼’이라는 단어를 무덤덤하고 담백한 사전적 정의로 이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타까움과 상처로,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인생의 큰 흠으로 여기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변했다. 광장지기 주변에도 적잖은 ‘돌싱’들이 있다. 여전히 편견이 없지는 않지만 더 이상 ‘이혼 = 실패한 인생’이라고 보지 않고, 이해하면서 용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우리 이만 헤어져요>는 온통 이혼 이야기로 가득하다. 드라마 보다 더한 이혼 사유, 안타까운 사연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의 이혼 이야기로 책 한 권이다. 이혼의 과정을 보면서 이혼이라는 단어 앞에 여러 수식어를 붙이고 광장지기를 본다. 통쾌한 이혼, 갈라서는 것이 마땅한 이혼, 뜯어말리고 싶은 이혼, 어쩔 수 없는 이혼. 거기에 이혼 전문 변호사의 애환까지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혹시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 또는 돌싱이 된 자신을 자책할까? 하는 염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신기하게도 우리의 삶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며,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자’는 마음으로 가득해진다. 결혼을 생각하든, 이혼을 생각하든, 별일 없이 잘 살고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우리 삶에 행복의 봄바람이 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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