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여성의전화 활동가 디디가 생각하는 아주 간단한 도식.
평등 = 민주주의 = 더불어 돌보기 = 이것이 페미니즘.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약칭 성폭력방지법이 만들어진 것은 지금부터 10년 전 2010년 4월경이다. 십 년 전, 정성현 사건, 이명철 사건, 하명민 4인조 사건, 강호순 사건, 조두순 사건, 김길태 사건 들 속에서 여성의 안전이 취약한 나라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성탄절, 놀이터에서 놀던 안양시의 두 여아를 위협하여 성폭력을 시도하고 살해, 유기한 사건. 노래방에서 일하던 여성을 폭행해 살해 유기한 사건. 일산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안양시의 두 여아 또래의 어린이를 무참히 폭행하며 납치하려한 사건. 이 사건은 폭행 동영상이 찍힌 CCTV 화면을 입수한 SBS가 뉴스에 보도하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확장시켰다.

보험금을 노린 20대 남성들이 강화도에서 어머니와 딸을 납치하여 성폭행, 살해한 사건. 군포의 여대생 실종 사건 속에서 드러난 여성 연쇄 살인 사건. 안산시, 교회의 화장실에서 어린 여자 아이를 영구적 상해와 성폭력을 한 사건. 예비 여중생을 납치, 성폭행 살해, 물탱크 안에 유기한 사건 들의 수사 과정이 연일 보도되었다.

여성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 전 국민의 분위기 속에서 성폭력방지법 등이 제정되었다. 여성단체들이 오랫동안 주장했던,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부른다는, 이 사회의 대책 마련이었다.

 성폭력 신고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할 것, 성폭력 예방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이에 따른 교육과 홍보를 할 것,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할 것, 피해자에 대한 주거지원과 직업 훈련과 법률구조 등 사회복귀를 지원할 것,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원활히 하기 위한 관련 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할 것, 성폭력 예방을 위한 유해환경을 개선할 것,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관계 법령의 정비와 각종 정책의 수립과 시행 및 평가를 진행할 것을 국가와 지자체의 의무로 한 것이 성폭력방지법이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시설로 운영되는 것이 바로 성폭력피해상담소인데 한국여성의전화 지역 지부들은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상담소 등을 부설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1983년 여성의전화는 전화기 2대를 놓고 여성들의 폭력 피해 상담을 시작했다. ‘전화’가 여성인권 운동의 매개체이자 상징으로 자리하는 과정 속에서 부천에서도 이 운동이 이어졌고 이것이 부천여성의전화의 시작이었다.

1999년, 부천여성의전화가 만들어지면서 부천에서도 성폭력피해 상담이 시작되었다. 부천여성의전화가 운영하는 부설 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방지법을 토대로  사업비를 지원받으며 3년마다 여성가족부의 운영실적 평가를 받고 있다. 법률에서 정한 업무대로 상담소는 성폭력피해의 신고 접수와 이에 대한 상담, 성폭력피해로 인해 가정생활 또는 사회생활이 곤란하거나 그 밖의 사정으로 긴급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사람 등을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등으로 연계, 피해자 등의 질병 치료와 건강관리를 위하여 의료기관에 인도하는 등의 의료지원, 피해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조사와 법원의 증인 신문 등의 동행, 성폭력 행위자에 대한 고소와 피해배상청구 등 사법 처리 절차에 있어서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관계 기관에 필요한 협조와 지원 요청, 성폭력 예방을 위한 홍보와 교육, 성폭력 및 성폭력피해에 관한 조사 연구 등등의 업무를 한다.

더불어 부천여성의전화는 상담원을 훈련하기 위한 상담원교육훈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매해 3월에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이 시작된다. 여성학, 여성복지 및 정책, 성폭력의 개념과 특징의 이해, 여성 인권과 폭력, 행정실무, 성폭력의 이해, 성폭력 관련 법령 및 정책, 법률구조실무, 법적 절치 및 대응 방식, 피해자 등 의료지원 실무, 상담학, 상담사례 연습 등으로 구성된 총 100시간의 교육이 진행된다.

 디디는 시작하는 강의로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에 임하는 ‘마음’에 대한 내용을 준비 중이다. 운동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활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일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더불어 살자는 마음, 누구도 존중과 안전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폭력을 바라보는 관점을, 젠더 문제가 어떻게 범죄와 폭력을 구성하게 되는지를 인식하고 그것에 따르는 행동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을 이수하였으면 좋겠다. 상담소에서 종사하는 이들은 여성폭력 상담에 대한 역량 키우며 여성주의를 깊이 만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굳이 상담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젠더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들도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 시작하는 프로그램을 맡은 부담감이 나쁘지만은 않다. 코로나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지만, 시스템을 잘 갖추면 위험에서 안전에 가까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여성 폭력 문제도 그러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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