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 > 숲에서 아이와 놀자
아이에게는 ‘태양 같은 사람’과 ‘자연스런 환경’이 필요합니다.
정문기 조합원 (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  bdg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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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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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만 머물다 보니 답답할 것입니다. 예년에 비해 숲을 찾는 가족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3월의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어느 봄날에도 숲에 한 가족이 왔습니다.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두 명의 아이들입니다. 아이 한 명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들이고 다른 한 명은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딸입니다. 햇볕이 잘 드는 적당한 자리에 돗자리를 피고 가져온 물건들을 펼칩니다. 물건 중에는 음식과 장난감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돗자리 안에서 가져온 장난감을 가지고 놀이를 시작합니다. 어른들도 돗자리에서 핸드폰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음식을 먹습니다. 가져온 음식은 컵라면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탄수화물이 필요한 등산객들도 자주 먹는 음식입니다. 어른과 아이들은 놀이를 중단하고 컵라면을 먹습니다. 컵라면을 먹고 난 후 다시 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은 잦은 말싸움을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한정된 장난감으로 많은 시간 놀다보면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큰 다툼으로 돗자리에서의 놀이는 끝이 나고 아이들은 돗자리 밖으로 나갑니다. 다툼 뒤에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숲이나 야외 놀이의 경험이 부족한 가족들은 장소가 바뀌어도 놀이의 형태가 바뀌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장난감을 주로 가지고 논 아이들은 실외에서도 장난감을 가지고 놀이를 합니다. 실외에서 주로 뛰어 놀았던 아이들은 실내에서도 뛰며 놀이를 합니다. 경험에 따라 놀이의 유형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즐거운 느낌을 주었던 놀이를 몸과 마음이 원하기 때문일 겁니다. 반대로 즐거운 경험이 없는 놀이는 선택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놀이라도 느낌이 없으니 선택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죠. 도시의 아이들은 놀이의 대부분을 집안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경우, 점핑 파크나 키즈 카페 등의 놀이 시설에서 놀거나 아파트 공원 등의 놀이터를 이용해 노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놀이 방법이 정해져 있는 정형화된 공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공간에서는 아이 스스로 하는 창의적인 놀이는 점점 사라지고 어른들이 규정한 놀이만을 하게 되기 쉽습니다. 창의성이 사라진 놀이, 다시 창의적인 놀이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나무들은 모두 곧게 자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숲에 가보면 많은 나무들이 곧게 자라지 못합니다. 어떤 나무는 곧게 자라다 옆으로 기울어 자라고 어떤 나무는 기울게 자라다 곧게 자라고 어떤 나무는 곧게 자라다 기울었다 다시 곧게 자라기도 합니다. 나무가 기울어 자라는 것은 태양을 만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태양을 만나면 곧게 자랄 수 있지만 못 만난다면 계속 기울어 자라다가 자신의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쓰러지고 맙니다. 시간이 한참지나 너무 커져서 쓰러지면 주위의 나무들을 덮쳐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은 기울어 크더라도 태양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나무는 온힘을 다해 곧게 자라 더 오래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사람도 나무와 같습니다. 아이들도 나무 같이 환경에 따라 곧게 자랍니다. 태양 같은 어른과 다양한 환경을 만나면 곧게 자랄 것입니다. 하지만 태양도 자연스런 환경도 만나지 못한다면 기울어져 클 수 있습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도 기울어 살고 자신도 기울어 산다면 기울어져 있는지도 모르고 살 것입니다. 곧게 자라기 위해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이 필요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만남의 와중에 태양 같은 사람을 만나면 곧게 자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런 환경을 만나야 합니다. 도시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환경이 아닌 인간 본연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자연스런 환경을 만나야 곧게 자랄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주지 못하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접하기 위해 더 자주 자연과 만나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연의 모든 생명들은 자신의 모습에 충실하게 살아갑니다. 나무도 바위도 풀도 다람쥐도 청솔모도 각자의 삶과 지금에 충실하며 자연스럽게 살아갑니다. 아이들도 자연에서는 놀이의 사용법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면 됩니다. 자연은 아이를 다양한 경험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경험이 부족하면 다양성을 잃을 수 있고 다양성이 부족하면 상대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상대를 이해할 수 없으면 겸손해 질 수 없습니다. 겸손하지 못하면 배울 수 없고 배우지 못하면 다른 경험을 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악순환에서 빠져나와야 아이의 삶이 성장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위해 아이가 더 크기 전에 함께 숲에 가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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