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9월 15일)는 동부천 I.C관련 용역보고회가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오정구청 대강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부천시 요청으로 경기개발연구원에 동부천 I.C사업 타당여부를 검증받는 자리였습니다.

경기개발연구원 관계자는 40여장 남짓한 파워포인트를 넘기며 왜 반대하는지, 왜 이 사업이 필요한지를 설명했습니다. 녹지훼손, 까치울정수장 오염, 부천생태수목원의 변화 등을 부각시키며 반대하는 이유를 말했으며 교통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게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내용이었습니다. 따라서 부천시민들의 요구를 헤아려 협의를 이끌어내야한다고 마무리 했습니다.

▲동부천 IC 건설 반대측 한원상 대표
▲ 동부천 IC 건설 찬성측 정예근 대표

내용을 듣고 의문이 생겼습니다. 부천시에서는 어떤 주제로 용역연구를 의뢰했고, 경기개발연구원은 무슨 생각으로 연구를 했는지 말이죠. 동부천 I.C사업으로 빚어질 현상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 개념을 정리해서 보고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그래서요, 뭐 어쩌라고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연구원 직원은 “수원에 사는 저는 가족을 데리고 부천에 놀러 온적이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인데도 통행량이 많아서 오랜 시간이 걸리곤 했어요.”라며 가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객관적이어야 할 자리에서 주관적인 감정을 개입해 논지를 흐렸습니다.

▲ 동부천 I.C를 반대하는 단체들

용역보고회가 끝나고 동부천I.C반대측 한원상 대표가 나서서 반대의견을 제시합니다. 소란이 일었습니다. 찬성측에서 큰 소리로 반대의견을 묵살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아수라장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제재도 없었습니다. 주민들끼리 언성을 높여 말싸움을 합니다.

찬성측 대표는 오랜 토박이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교통편이 불편해 삶의 질이 낮았다고 말합니다. 불편함은 내 세대에서 끝내고 후손에게는 더 나은 삶을 안겨 주고 싶답니다.

▲ 동부천 I.C를 찬성하는 협회들

양측 모두 삶의 질을 말하고 있지만 그들의 지향점은 다릅니다. 현 상태를 유지하고 환경 보존을 가치로 두는 반대측과 토지를 집약적으로 이용하고 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찬성측. 동부천 I.C사업이 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너무 오래동안 끌려다녀 지쳐버린 양측입니다.

반대측 주민은 “목동에서 살다가 손녀가 아토피가 심해져 이쪽으로 이사왔습니다. 동부천 I.C사업이 진행된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서 살아야 하나요.”라고 했습니다.

 

김포공항 소음문제로 고향을 떠나 이사온 가정들도 있습니다. 이들이 우리의 선배이자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이 사업은 중단되야 하는 게 맞습니다.

부천은 지금, 포화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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