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가격이 갑자기 올라, 수입하지 못하면, 오정구 대장동에서 생산하는 11만 포(20kg 기준)로 90만 부천시민이 한 달 동안 밥을 먹을 수 있을 뿐입니다

▲ 대장동 벌말로에서

사진 홍지은 조합원

내년 1월 1일이면 쌀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누구든지 일정비율 관세를 물리면 쌀을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다. 쌀은 우리에게 있어 이 땅에서 생산되는 가장 기본적인 먹을거리이다. 먹는다는 것 과연 아무것도 아닐까? 식량과 관련하여 성경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요셉의 식량정책이다. 애굽의 총리였던 요셉은 7년간 계속되는 풍작에 거둬들인 곡식을 비축하여 이어지는 7년간 기근에 대비한다. 기근에 대한 대비가 없었던 이웃 국가와 부족들은 애굽에 식량을 구걸하여 연명할 수밖에 없었으며 결국은 땅을 빼앗기고 아내와 자식마저 노예가 되어야 했다. 이는 결국 먹을거리가 없는 자는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교훈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수입 먹을거리요 물은 죽고 공기는 오염되어 가는데도 예전보다 먹을 것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은 눈을 바로 떠야 한다. 일시적인 풍족함으로 주곡인 쌀을 포함한 우리 농산물 생산을 소홀히 하여 식량주권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굶주림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 굽실거리고 먹을거리를 얻기 위한 노예로 전락하는 길을 밟을 것이다. 지금까지 자국의 농업을 벼랑 위로 몰고, 자본가의 배를 불려 도산된 기업을 외국에 헐값으로 넘긴 것이 정부이다. 대기업 위주의 수출정책으로 추구하던 경제성장은 농업을 말살해왔다. 비교우위, 쉽게 이야기해서 자동차와 휴대전화기를 팔아, 싼 식량을 사 먹자는 논리였다.
 
2013년 발표한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사료포함)은 23.6%이다. 다만 쌀의 자급률은 86.1%로 그나마 높았다. 이제 내년에 쌀시장이 전면 개방된다면 주곡인 쌀 자급률이 급격히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농사를 지어도 경제성이 없는 농지는 황폐하게 뒹굴다 결국은 토건자본의 먹이가 되어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생태계는 파괴될 것이다. 자국 식량이 내 몸이요 내가 사는 기후란 것을 잊어버리고 말이다. 지금 우리 농업은 망하느냐 흥하느냐의 기로를 넘어 식량과 연료 없는 비참한 노예들의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나아가 자연황폐와 물, 공기, 땅이 죽어 사막화를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구에서 농사짓는 민경룡이 부천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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