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를 가꾸기 시작하니 절로 내 몸과 맘도 가꾸어진다’

 
우리 집에서 채소를 가꿀 수 있는 공간이 어디 있을까? 좁더라도 찾아보면 의외로 공간이 보인다. 한 뼘 크기의 공간이라도 채소 가꾸기는 가능하다. 베란다의 경우 바닥에 여유가 없다면 공중에 매달린 둥둥 텃밭이나 베란다 창밖에 매달아 놓은 달린 텃밭도 좋다. 햇빛이 잘 들지 않은 부엌이라도 작은 창틀 위에 선반텃밭에서 살뜰하게 가꿀 수 있다.
베란다가 없는 경우 햇빛이 잘 드는 거실 통유리를 활용하여 페트병(컵)을 위에서 아래로 길게 늘어뜨려 재배하는 수경채소키트가 시중에 나와 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는 좋지만 화학비료의 일종인 양액으로 재배가 이루어지며 일정기간이 지나면 페트병(컵)의 물(폐양액)을 하수구에 흘려보내게 된다. 그 물(폐양액)은 결국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우리 집(입)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좁은 공간, 적은 햇빛, 바람 부족이 문제라면 콩나물, 미나리꽝을 선택하는 것이 더 슬기롭다.
흙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채소 가꾸기는 ‘안고 없는 찐빵’에 가깝다. 살아 있는 흙에는 채소성장에 유익한 미생물들이 수 없이 많다. 좋은 흙에는 채소 성장에 필요한 다량요소로 산소, 수소, 탄소, 질소, 인산, 칼륨, 칼슘, 마그네슘, 유황과 미량요소로 철, 망간, 구리, 아연, 몰리브덴, 붕소, 염소 16가지 요소가 골고루 분포해 있다. 또한 흙 속에 들어 있는 특정 박테리아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여 항상 흙을 만지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적고, 누구나 일정 시간 흙장난을 하거나 식물을 가꾸면서 자연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좋은 흙으로 채소를 가꾼다면 몸과 마음이 절로 가꾸어진다고 할 수 있다.
베란다에서 가꿀 수 있는 채소는 잎을 먹는 생채, 치커리, 부추, 쑥갓, 적근대, 겨자채, 청경채, 상추 등 엽채류가 좋다, 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한다면 잎들깨, 생강, 콩 그리고 바질, 민트 등의 허브도 함께 가꾼다. 초보자의 경우는 씨앗보다는 모종을 구입하여 가꾸고 4계절 내내 손쉽게 가꾸고 싶다면 20일~30일 길러 먹는 어린잎 채소가 좋다. 방치된 화분이 있다면
화분의 흙을 꺼내어 고루 펴서 햇빛에 말린 후 퇴비(흙 량의 20%)를 섞어 재사용한다.

<베이비 립 재배 노하우>

▎씨앗뿌리기

씨앗은 뿌리기 전 3~4시간정도 물에 담가 불려주면 발아율이 증가한다. 씨앗은 1.3㎝ 간격으로, 폭5∼10㎝의 줄뿌림을 하거나 골고루 흩어뿌림을 한 후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 흙에 밀착해주고 약 5mm 두께로 흙을 솔솔 뿌려 덮어준다. 신문지를 덮고 분무기를 사용하여 흙이 파이지 않도록 가볍게 물을 뿌려준다.(양상추, 치커리, 쑥갓 씨앗은 빛이 있어야 싹이 트기 때문에 흙을 아주 살짝 덮고 분무기로 가볍게 물을 뿌려준다.)

 
▎물주기

물주는 시간은 오전 9~11시경이 좋다. 빗물을 받아 활용하면 채소가 훨씬 더 잘 자라며 수돗물도 절약할 수 있다.

싹튼 후 1주일

싹튼 후 2주일~3주일

싹튼 후 3주일~4주일

2L/2일 간격

4L/2일 간격

6L/2일 간격

기준: 흙1L일 경우 종이컵 1/2컵, 100ml의 물

환경: 햇빛이 하루에 4~5시간 잘 비추고 봄~가을기준,

필수: 베란다에서는 시원한 통풍이 필수

온도: 주간은 25°c보다 좀 높게, 야간에는 18°c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의

▎수확하기

본 잎이 자라 7~8cm되면 수확할 수 있으며 오전에 수확하는 것이 좋고, 되도록 뿌리째 수확하여 요리에 사용한다. 수확이 끝난 흙에는 밑거름으로 퇴비(흙 량의 20%)를 넣고 골고루 섞어 준다. 퇴비를 넣어주면 흙 속 미생물이 활성화되어 흙이 건강하게 되고 새로운 씨앗을 잘 자랄 수 있다.

■ 글 백혜숙 (에코11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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