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천시민의원’ 송홍석 원장을 만나다

방송작가란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동과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그래서 늘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설레고 즐겁다. 시민이 주주 조합원이고, 그들이 출자해 설립한 병원은 어떤 모습일까? 막연한 기대를 안고 원미동에 위치한 부천시민의원을 찾아갔다.

활기 넘치는 부흥시장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부천시민의원의 첫인상은 소박함과 편안함이었다. 2층에 위치한 병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 붙어 있는 문구 나를 아는 주치의가 있는 곳은 단번에 부천시민의원이 어떤 곳인지 알 게 만들었다.

인상이 너무 좋으세요. 진료받으러 왔다가 인생 상담하고 싶어질 것 같은데요?” 송홍석 원장을 보자마자 불쑥 이런 얘기를 하고 말았다. 선한 눈매에 서글서글한 인상, 무슨 이야기를 해도 다 이해해 줄 것만 같은 나를 아는 주치의가 이런 사람이라면 병원을 내 집처럼 편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동네 의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 부천시민의원이 일반 병원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일반 병원은 개인적인 목적으로 운영되지만, ‘부천시민의원은 소비자인 조합원과 서비스 생산자인 의료인이 함께 주인인 병원, 함께 소유하고 함께 운영하는 병원으로 모두의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의료기관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2013년도에 처음 발기인대회를 연 뒤 2017년에 부천시민의원을 개원했지만, 경영악화로 작년에 폐원했다가 올해 2월에 다시 개원했다. 송홍석 원장은 현재 활동 중인 조합원 1,100여 명과 건강한 공동체,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함께 꿈꾸며 부천시민의원의 원장을 맡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병원을 재개원하면서 송 원장은 내 집같이 친절하고 신뢰 있는 의료진, 믿을 만한 건강검진서비스 제공, 최대한 초진은 10분 이상 등, 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나를 아는 주치의가 있다는 것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고 한다. 송 원장의 세심한 노력 덕분일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부천시민의원에 가면 의사가 환자의 질문에 대해 친절하고 세세하게 답변해 준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는 일반 시민이 많아졌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웃음 띤 얼굴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송 원장의 모습에서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아라 그래야 말도 꽃처럼 하리라시 구절이 생각났다. 환자들에게 의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어떤 처방전보다 낫다는 것을 송 원장은 마음 깊이 알고 있는 의사였다.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의원 경영 이외에도 건강강좌, 건강리더양성사업, 홀몸노인과 장애 노인을 위한 방문 진료 등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참여해 취약 계층의 건강을 돌보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조합원들은 병원 3층에 위치한 건강 소모임 공동체 공간 꿈땀에서 합창단, 민요 판소리, 독서, 와인 모임 등의 취미를 비롯해 생존 체력, 내 생애 첫 마라톤 등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복병 앞에서 병원 진료 외 활동과 소모임은 활발한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기후 변화로 인한 거듭되는 환경 재난이자 사회적 인재, 공공의료 취약성 제대로 보여줘

송 원장은 정부가 메르스와 사스 경험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초기 대응은 잘했다고 평가했지만, 코로나19가 고스란히 드러난 공공의료의 취약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을 공공병원에서 치료하다 보니 취약 계층 환자들이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이 없는 이주노동자가 급성신부전증으로 경기도의 한 공공병원을 찾았지만, 코로나19 환자 치료로 인해 입원을 거부당해 부천시민의원으로 오게 된 사례를 들었다. 다행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정부 안팎에서도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다시 각인되기 시작했다.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인력들이 코로나 환자 진료의 최전선에 서 있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공공의료 체계 강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인력의 충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초등학교 5학년, 어머니가 시민군에게 주먹밥 만들어 나눠주던 기억 생생해...대학에서 풍물패 활동하며 평등한 세상, 행복한 세상 꿈꿔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우리 주변에 저런 의사가 있을까? 드라마를 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특히 드라마에서 유연석이 연기한 의사 안정원은 자신의 월급까지 털어 소외계층을 돕는 키다리 아저씨로 등장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인터뷰 내내 드라마 속 의사 안정원이 떠올랐고, ‘성공’ ‘부자’ ‘부러움이란 단어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의사란 이미지를 버리고 공익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송 원장은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얘기부터 시작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송 원장은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주던 어머니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그 시절부터 송 원장의 마음 한구석에는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평등한 세상,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송 원장은 부천시민의원에서 일하면서 건강에 대한 개념을 확장해 서로 함께 도우며 건강한 지역 공동체만들기가 최종 목표라며 수줍게 웃었다. 그의 바람이 꼭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

 

 

 

송홍석 부천시민의원 원장

내과소화기 내시경 전문의

경기도립의료원 의정부병원 내과 과장

원진재단부설 녹색병원 내과 과장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원장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천시민의원

*위치:부천시 원미로97번길 31(032-664-1119)

*운영: ~금요일 오전 9~ 오후 7시까지 (토요일 오후 1시까지)

*진료과목: 내과외과,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

*출자금 5구좌(5만 원) 내고 조합원이 되면 비급여 진료 10% 할인, 동행의료기관 10% 할인

*조합원이 아닌 일반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

http://bcmedcoo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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