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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
콩나물신문
197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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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아동자료실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꽂을 책이 많아서 출근하자마자 텀블러에 물만 담아놓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얼추 책을 거의 다 꽂아서 데스크로 이동했습니다. 책을 꽂을 때, 오전 9시대임에도 혼자 씩씩하게 자료실에 와서 책을 읽는 아이가 있었습니다.남자아이였는데, 바른 자세로 책을 들고 읽었습니다. 아동 자료실은 갓난아기부터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도 옵니다. 그중 중학생 이하인 친구 중에는 막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고 다니는 친구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이 친구들에게 좋게 말을 합니다.“
백승아의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백승아
2023.03.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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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자료실에서 반납된 책을 꽂고 있었습니다. 청구기호 순으로 책을 꽂기 위해 책수레에 놓인 책들을 0번대, 100번대, 200번대 이렇게 백 단위로 크게 분류를 하였습니다. 청구기호 300번대인 서가에 책을 꽂으러 향했습니다. 아직 300번대 서가까지 열 걸음은 남았는데, 300번대 서가와 뒤 서가 사이에 까만 물체가 보였습니다.정확히 보기 위해 미간을 찌푸리며 보아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뭉쳐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건 먼지 뭉치인가 보다.’ 그러나 먼지 뭉치로 단정 짓자마자 미세한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으, 도대체 저건 뭐
백승아의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백승아
2023.02.0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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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마다 함께 일하는 고등학교 선배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일상적인 이야기와 업무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주로 나누었다. 그러다가 조심해야 하는 이용자에 대한 얘기도 듣게 되었다.“자료실 직원들을 음흉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있어요. 아마 보게 되면 ‘아, 저 사람이구나.’ 할 거예요.”음흉하게 쳐다본다니. 도서관에 와서 책을 볼 것이지, 왜 사람을 쳐다본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 때에도 계속 얘기를 들려주었다.“한 번은 다른 직원이 지나갈 때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쓱 만졌대요. 그 직원은 너무 수치스럽고 놀라
백승아의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백승아
2023.01.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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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한 지 1시간이 지난 10시 즈음 팀장님의 호출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근무지 변경을 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것도 오늘 당장! 놀라서 “네?” 이런 표정으로 팀장님의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새로 문을 열 도서관에서 10개월간 근무할 사람으로 채용되었습니다. 이제 한 달 하고 보름 정도 일하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 꽂힐 책들에 도서관 도장을 찍고 등록번호, 보안을 위한 RFID 칩을 부착하는 업무가 익숙해진 상태였습니다. 사람들이 도서관에 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강의를 기획하는 일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한 달 반 동안
백승아의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백승아
2022.12.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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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소리야!”낙서한 놈이 내는 소리였다.책을 도서관에 반납하는 방법은 두가지이다. 도서관 직원에게 반납하거나 무인반납기에 반납하는 방법이다. 나는 내가 반납 처리한 책은 책장을 휘리릭 넘기면서 상태가 깨끗한지 확인한다. 내가 이용자일 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다가 누군가가 밑줄과 끄적끄적 써놓은 글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책인 것 마냥 표시를 해둔 것이 언짢았고, 책 내용보다 그 낙서에 시선이 가며 인상이 찌푸려졌었다. 다른 이용자들이 이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해서 반납받은 책의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
백승아의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백승아
2022.12.08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