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료협동조합은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위해 부천시와 협력하여 2019년 9월부터 노인 통합돌봄 선도사업 중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건강리더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건강 취약계층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더 악화되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일이 없게, 현재 사는 곳에서 건강하게 사시다가 돌아가실 수 있게 건강관리(만성질환 관리, 낙상방지 근력운동 등)를 매주 방문하여 진행하였다.

그러던 중 2020년 3월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히 확대되어 부천시에서는 전면 중단을 결정하였고, 그로부터 3개월간 건강리더들은 전화로만 안부를 물었었다. 전화상으로 잘 지내신다는 분도 있었지만, 간간히 넘어져서 입원했다는 어르신들도 있고, 오지도 않을 거면서 전화만 한다고 짜증내시는 분도 있고,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소연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3개월이 지나 전화상으로 점검한 결과 78%(47명) 어르신이 재방문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그 중 11명은 코로나19 감염이 무서워 나중에 보자고 한다.

개인방역을 갖추고 건강리더와 함께 원하는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방문진료를 하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방문하는 지라 개인소독용품, 구운계란, 수제 양갱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보니 모든 어르신들이 반가워한다. 체온을 측정하고 상기도감염 증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그전 상태와 비교하는 건강 측정과 근골격계 질환을 확인하였다. 일부는 3개월동안 건강리더가 알려준 운동을 꾸준히 하여 훨씬 건강해지신 분도 있고, 일부는 좀 호전되었던 근골격계 통증들이 다시 악화되었다며 힘들어하시는 분도 있으며, 일부는 집에만 있어서 갑갑하고 우울감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일어서질 못해 무릎으로 기어서 나오던 어르신은 다시 마사지와 스트레칭, 운동을 알려드리니까 ‘이 정도는 내가 하지’하면서 다시 운동을 하시고 ‘아까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제 일어설 수 있네’며 좋아한다. 사실 3개월 전에도 일어서서 동네 산책을 다니시던 분이었다. 이 어르신은 재방문을 물어볼 때도 코로나 때문에 꺼려하시다가 마지못해 허락하신 분인데 만약 재방문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관절은 더 굳어졌을 거고 근육을 더 쪼그라들었을 것이다.

코로나19에 감염에 따른 고령층의 사망률 및 중증 질환 발병 소지가 높아서, 80세 이상의 사망률은 전 연령 평균의 다섯 배에 달하며, 70세 이상 인구의 약 66%는 기저질환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이므로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면에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으로 외출 제한 등 이동 및 접촉을 제한함에 따라 노인들의 사회적 배제 현상이 심해졌다. 전체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조치이긴 하나,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 증대와 건강 악화를 유발하지 않도록 노인이 처한 현실 요인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 만약 거리 두기 조치가 연장되고 대면 사회적 상호작용 또는 기타 완화 조치가 허용되지 않으면 노인이 직면한 위험 요소는 증대될 수 있다. 많은 노인들, 특히 독거 노인들은 재가서비스 및 지역사회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COVID-19와 노인인권 유엔 사무총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큰 모든 노인, 특히 기저질환이 있거나 혼자 거주하는 노인을 가능한 한 빨리 찾아내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개별화된 임상 판단, 의료적 필요, 윤리적 기준, 최선의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서 의료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신체적 거리 두기 기간에도 사회 복지 및 법률 서비스를 포함한 노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와 지원은 유지되어야 하며, 지역사회 기구 및 자원봉사자와 협력하여 노인 대다수에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를 활용해서 노인들에게 스스로가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받을 방법에 관한 정보가 제공하기를 권고하였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반강제적인 외출 제한을 당하고 계시는 많은 노인분들을 찾아가야 한다. 혹시나 코로나19에 감염된 건 아닌지, 기존 만성질환이 악화되어 코로나19 감염 노출에 더 위험한 상황이 된 건 아닌지, 우울감이 더 악화되어 심신이 쇠약해진 건 아닌지 확인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며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강리더와 같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의 긴급지원 활동이 필요한 순간이다.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