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놀러온 아이 둘이 다툽니다. 이상한 것은 방금 전까지 그 둘은 사이좋게 잘 놀았습니다.
A의 부모가 A에게 말합니다. “A야. 그렇게 하면 B가 싫다고 하잖아. 하지 마!”
B의 부모가 B에게 말합니다. “네가 그러면 A가 화내지. 안 그래? 네가 양보해”
다툼이 일단 잠잠해 집니다. 아이들은 분이 풀리지 않는지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자리를 떠난 후 A, B 부모님이 슬그머니 고민을 털어 놓습니다.
“이상해요. 아이들이 만나서 잘 놀다가도 갑자기 저렇게 다툰다니까요. 매번 그러는 것 같아요”
멀리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지금 보세요. 지금은 아주 잘 놀고 있죠?”
부모님들 이야기를 다 들은 후 질문에 대답해 드렸습니다.
“아마, 아이들이 싸우는 건 부모님이 아이들 옆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사진은 본 사연과 관계없습니다.
사진은 본 사연과 관계없습니다.

아이들이 싸운 진짜 이유는 자신의 부모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끼리 놀다 감정이 틀어져 부모에게 하소연하러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부모들을 아이의 말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 판결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결사가 되는 것이지요. 보통 부모들은 부모간의 친분을 위해 자신의 아이를 우선하기보다 다른 아이의 편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아이는 억울한 경우가 많습니다. 더 슬픈 것은 자신의 편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부모의 배신이지요. 아이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자신의 생계와 사랑을 책임지는 부모가 내가 아닌 친구의 편을 들기 시작하면 불안하고 더 밉고 화가 나는 것입니다. 부모 곁에서 계속 친구와 다투며 부모에게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항의하는 표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지면 친구는 부모를 빼앗아간 원수가 됩니다. 부모에 의해 친구가 아닌 원수가 되는 것이죠.

아이들이 다투고 온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아이의 말을 다 들어줘야 합니다. 들어 준 이야기를 믿고 아이의 감정을 살펴 공감해 줘야 합니다. 슬펐는지, 아팠는지, 서운했는지, 화가 났는지 등등 아이의 감정을 읽고 공감한 후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봐서 도와주면 됩니다. 보통은 감정만 읽어줘도 아이 스스로 감정을 풀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상황을 알지 못하는 부모가 판단을 내리면 아이들은 수궁하지 못하고 또 다른 문제인 불만이 생깁니다. 부모가 판단하고 결정하고 이해시키려는 것은 아이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놀이를 할 것입니다.

삶을 살아갈 때 자신의 말을 다 믿어주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인생에 큰 복이란 이야기를 합니다. 부자여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가난하다 이야기 하고 힘이 있어도 의지할 사람이 없다면 약한 사람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돈도 힘도 없는 아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갈까요?

아이들이 태어나 성장하다 어느 순간 부모보다 인형, 로봇, 담요 등을 가지고 마음의 안정을 찾습니다. 믿고 의지할 대상을 찾아 스스로 만들어낸 가상의 애착 물건들입니다. 나이 어린 친구들은 물건에 생명을 불어넣는 뛰어난 상상력을 가지고 있어 가능한 것입니다. 애착 물건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애착 물건은 아이가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소중한 상대인 것입니다.

부모는 언제나 자식의 편이면 됩니다. 주변의 관계보다 자녀와의 관계를 더욱 소중히 해야 합니다. 주변의 시선보다 자녀의 시선을 바라봐야 합니다. 자녀의 마음에 부모는 의지하고 믿을 수 있게 따뜻하고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보다 언젠가 먼저 세상을 떠납니다. 부모가 죽기 전, 자녀의 삶에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안 생길 수 있습니다. 성인도 애착 상대가 필요합니다. 숲을 통해 자연과 애착을 맺는다면 성인이 되서 믿고 의지할 곳 없을 때 자연의 품에 안겨 마음을 다독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 시절, 자연과 만나 성인이 되어도 마음을 따뜻하고 굳건하게 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 주세요. 덥지만 숲에는 가 볼만한 곳이 많습니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가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 매월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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