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그린벨트 보전 발표에 대한 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발언(2020년 7월 21일, 청와대 분수광장)

서울 그린벨트 개발논란을 키우다, 여론에 밀려 문재인 대통령이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전하기로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미 서울과 인접한 경기-인천지역의 그린벨트가 3기 신도시 개발추진으로 해제절차가 강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부천시 대장, 고양시 창릉, 인천시 계양, 남양주시 왕숙, 하남시 교산 등 30만 가구를 공급하는 3기 신도시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개발예정지는 서울경계선 2km 이내의 연접지역으로 여의도의 11.8배나 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이 땅도 그린벨트인 개발제한구역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서울의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보전해야 하는 땅이고, 경기-인천의 그린벨트는 막 개발을 해도 되는 땅인지 묻고 싶습니다.

3기 신도시 부지의 특징은 서울과 가까운 접근성입니다. 30분 내 서울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일산, 분당, 평촌보다 더 가까운 곳, 서울과 경기가 맞닿은 곳, 결국 미래세대의 자산인 그린벨트에 개발의 칼날을 대고 있습니다. 즉 서울시와 경기도의 경계를 짓던 녹지공간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서울을 둘러싼 여의도 11.8배 규모의 녹지공간이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3기 신도시 부지의 대규모 그린벨트를 훼손하고 미래세대를 지킬 수 있을까요? 수도권과 서울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개발사업지로 선정되는 그린벨트는 대부분 논과 밭이 있는 농지입니다. 논밭 또한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공익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부천대장지구의 대장들녘은 한강과 연결된 논습지입니다. 학교급식에 제공되는 친환경 쌀을 생산하고 재두루미, 제비, 큰기러기가 날아오고 금개구리, 맹꽁이가 우는 등 다양한 야생생물이 공생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땅입니다. 차고 신선한 바람을 생성하여 도시의 폭염과 대기오염을 줄이고 시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도시의 중요한 녹색 인프라입니다. 도시의 어린이들이 들판에 뛰어놀며 개구리, 제비, 메뚜기, 잠자리를 실컷 보면서 생태 감수성을 일깨울 수 있는 그린벨트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생명과 공생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농업공동체 유산을 미래세대에게 남겨주어야 합니다. 3기 신도시 부지도 미래세대를 위한 그린벨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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