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역 청개구리 청소년 심야식당을 찾아

콩나물신문 청소년 인턴 기자가 된지 한 달. 첫 기사를 쓰게 되었다. 익숙하면서도 사전에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장소와 인물을 취재하고 싶어 청개구리에 식당을 찾아 가서 취재허가를 요청했다. 혹여나 첫 취재 요청을 거부당할까 살짝 긴장을 하면서 물어 보는 것은 내가 봐도 풋풋한 새내기 같았다.

부천역 한 쪽에 자리잡고 있는 청개구리는 배고픈 청소년들이 든든한 밥 한 끼를 든든하게 해결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곳이자 청소년의 아지트다. 청개구리 청소년 심야식당의 자원봉사자이자 상근 활동가인 이기훈 선생님을 취재하고 왔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해주시겠습니까?”

“안녕하세요. 저는 청개구리에서 매일 일정한 시간을 근무하며 상근 활동하고 있는 이기훈이라고 합니다.”

“청개구리의 설립 목적은 무엇이죠?”

“거리에서 밥을 먹지 못하는 청소년 친구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밥을 같이 먹는 걸 식구라고 합니다. 밥을 먹으며 하나의 식구로 다가가면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처음엔 길거리 천막에서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건물에 들어오게 되었으니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친구들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청소년들이 청개구리에 오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밥과 안전인 것 같아요. 청개구리를 찾는 청소년들은 청개구리를 안전한 아지트라고 생각해요. 누가 강요하거나 지켜야할 규칙이 별로 없어서 미음 편히 오고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군요.”

“그렇죠. 사람과 사람의 기본 예의를 지킨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공건이 청개구리예요."

“청개구리를 찾는 친구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시죠?”

“아이들이 오면 환영해주는 입장이죠. 한 명의 어른으로서 아이들이 잘 성장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밥도 먹이고 가끔 잔소리도 해요. 아이들에게 하는 잔소리는 명령이나 강요보다는 그냥 편하게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로 편하게 말하고 농담도 합니다.”

“청개구리 활동가로서 어떤 점이 즐거우시나요?”

“청개구리에서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릴 때와 가끔 아이들이 좋은 소식을 들고 왔을 때 정말 기뻐요. 친구들이 검정고시 합격했다거나 결혼 소식을 전해 올 때면, 어느새 친구들이 자기 몫을 할 수 있을만큼 훌쩍 자랐구나 하는 생각에 감개무량해집니다.”

누구든지 활동가가 될 수 있다.

“활동가가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죠?”

“활동가가 필요한 덕목은 청소년 친구들을 이해하는데 있습니다. 사연과 아픔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정도가 누구나 다르며 그 사람한테 많이 괴로운 시기가 닥쳐올 수 있고 그런 청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상담하며 또 같이 밥을 먹고 놀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청개구리의 활동가 선생님들은 모두 자원봉사자이며 일절 이득을 취하지 않는다. 월급이나 급여가 없으며 자발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마음도 필요하다.

"청소년이 청개구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것은 끼니인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는 청소년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때, 도움을 주기 적합한 기관으로 연계를 해줍니다. 예를 들면 집에 있기 너무 힘들어 나왔지만 갈 곳이 없다면 쉼터같은 기관으로 연계해주고 어떤 어려움을 겪는 지에 따라 주변에 도울 수 있는 시민이나 단체와 함께 논의를 해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합니다,”

자신의 뒤처리는 항상 스스로!

“밥을 먹고 자신이 먹은 식기를 설거지하도록 시키는 이유는 뭔가요?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장소이니 활동가 선생님들이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최소한의 것은 스스로하기 하길 원해요. 자신이 한 일의 뒤처리를 스스로 하는 것이 일종의 자립 훈련이며 예의라고 봐요. 활동가 선생님들이 직접 치워주고 싶지만 설거지가 자주 쌓이다 보니 일이 너무 많아지면서 피곤해지고 활동가 선생님의 수도 적어 많이 번거로워 집니다.” 청개구리 선생님들은 항상 친근하고 편하게 대해주시지만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길 원하고 계셨다.

함든 일은 없습니다. 다만.......

“청개구리 활동가를 하면서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없었던 것 같아요. 청개구리에서 매일 활동을 하며 청소년들의 작은 안식처가 되어주는 장소를 지키는 일은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다만 대표님과 함께 운영하는 입장으로서 보면 청개구리 운영에 필요한 고정수입이 없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면 청개구리는 어떻게 수입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거죠?”

“청개구리는 많은 후원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요. 후원 외에는 같은 건물 3층에 소년희망센터에서 식비를 시에서 지원 받아주세요. 식비는 시에서 지원을 받고 공간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후원을 받는다고 알고 있어요.”

무언가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청개구리 활동가로서 가장 오래 계셨잖아요. 가장 인상 깊은 활동은 무엇이 있었나요?”

“청개구리는 기본적으로 특별한 활동이 없어요. 도예나 미술, 꿈 찾기 같은 활동을 가끔 했었어요. 그렇다고 친구들에게 억지로 활동을 시키진 않아요. 그나마 코로나 때문에 현재는 완전히 활동을 하고 있지 않지요. 청개구리는 뭔가를 해도 되고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라 친구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른들에 의해 강제로 무언가를 하면서 바쁘고 힘들게 사는 청소년들이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신을 받아줄 공간이 이렇게 존재한다는 것이 기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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