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오페라단(단장 채관석)은 부천시 인큐베이팅 창업 1호로 2010년 창단했다. 2011년 행정안전부 지정 마을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2012년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다.

부천오페라단은 음악을 전공한 유학파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채관석 단장도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거쳐 독일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실력 있는 음악가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음악가들로 구성된 부천오페라단과 사회적기업이란 이름은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오페라가 소위 있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예술문화 이여야만 하는가? 음악을 공부한 음악가들의 한정된 진로의 폭을 어떻게 넓힐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고민에 대한 대안이 부천오페라단의 창단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오페라는 외국어로 되어 있는데다 공연시간이 너무 길고 가격이 비싸서 쉽게 접근을 못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래서 부천오페라단은 그런 요소들을 과감하게 바꾸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여 노래를 부르고 공연시간과 가격을 대폭 줄였다. “한마디로 거품과 기름기 쫙 빼고서 공연을 합니다. 그랬더니 공연을 보신 분들이 정말 좋아해요. 친구의 억지권유로 공연을 보러왔던 남학생이 오페라가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지 몰랐다며 다음에 다시 꼭 오겠다고 했습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마지못해 공연장을 찾았던 엄마들이 오히려 아이들보다 더 좋아합니다. 이런 부분이 제가 관심을 두는 부분입니다.”

채관석 단장은 특별히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공연이나 교육에 관심이 많다. “제 생각에는 아이들 교육은 그냥 노출인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를 통해서 배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고 들려주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느끼는 것 같아요. 일회성 공연이나 단기적인 교육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오페라를 보고 좋았었다는 기억과 수업을 통해 배웠던 음악을 흥얼흥얼 거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 부분들이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과연 예술문화단체인 오페라단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인 사회적기업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이에 대해 채관석 단장은 대답은 확고했다. “일종의 새로운 시도죠. 오페라단을 비롯한 예술문화 단체들은 대부분 공공기관이나 특정 기업 혹은 개인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기업이나 개인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곳은 아무래도 영리에 치우치기가 쉽지만, 반면 공공단체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곳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나 이미지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 면에서 부천오페라단은 두 곳의 장단점을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합리성을 가지고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죠.”

부천오페라단의 수익구조도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돈이 잘 벌리면 영리기업을 운영하지 사회적 기업을 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영리기업의 잣대를 갖다 대면 이미 잘못된 것이다. 채 단장은 “설사 사회적기업이란 형식적인 틀에서 인증을 받지 못해도 계속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라면 그런 걸 놓치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한편, 오페라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나 이미지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런데 사회적기업이라 하면 정책적 지원을 받는 곳이라서 격이 떨어지지 않겠느냐? 하면 얼마나 잘하겠느냐? 무조건 싸게 공연해야 한다고 잘못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채 단장은 실제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오페라 공연을 요청하면서 사회적 기업이니까 싸게 혹은 무료로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단다. 하지만 “저희가 이런 공연에서 돈은 벌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말 여유가 없어서 공연을 못 보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공연할 수가 있습니다.”라고 되받아 준다.
“사람들이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고 요구하는 것이 힘들어요. 이런 점들이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에요.” 이렇게 해가면서까지 사회적기업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며 단원들이 불만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은 싸구려가 아니고, 그럴수록 더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며 오늘도, 내일도 단원들을 다독이며, 함께 헤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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