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기르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반려동물의 주인이 되거나 혹은 가족이 되기도 한다. 기르는 개나 고양이 앞에 케이크를 놔두고 촛불을 꽂아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도 한다. 고양이나 개가 죽으면 화장을 하고 정식으로 장례를 치러준다.

반려동물이 어엿한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된 요즘 시대에는 개나 고양이가 동반 가능한 호텔, 카페, 식당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대로 시대가 변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나이가 들어 시력이 약해진 개를 위한 안경이 나오거나 관절이 약해진 고양이가 탈 수 있는 휠체어가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될 것이다. 개와 고양이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이 사람들의 가족이 되고 있다. 미래의 식당에는 ‘모든 반려동물 환영’이라는 안내문이 붙을지도 모르겠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올해 4월을 기준으로 가정에서 사는 동물은 전국적으로 856만 마리에 육박한다. 온라인 조사라고 하니 드러나지 않은 동물까지 합치면 반려동물의 숫자는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천만이 넘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많은 반려동물 중 한 가정에서 최후를 맞이할 때까지 평생을 살 동물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이 갑작스러운 이사, 경제 환경의 변화, 가족들의 반대 등 다양한 이유로 반려동물을 유기한다. 휴가철에는 그 수도 증가한다. 장거리로 놀러 갈 때 반려동물을 챙기는 수고를 하기 싫어서이다. 오랜 기간 혼자 두어야 할 때 돌볼 사람이 없어 생기는 수고도 마찬가지다. 결국 동물을 가족이 아닌 소유물로 생각하고 물건처럼 쉽게 버리는 셈이다.

앉아있는 길고양이
앉아있는 길고양이

동물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 준비에는 죽을 때까지 함께 한다는 비장한 마음가짐도 포함된다. 하지만 그런 생각 없이 한순간의 감정으로 그냥 보기에 예쁘고 귀여워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도 많다. 유대감을 느끼기 위해서 또는 심리적 위안을 위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마지막까지 책임지려는 마음은 없는 사람들에게 동물은 일시적인 소유로 한순간만 마음을 달래는 존재가 될 뿐이다.

버려진 동물들은 거리를 떠돌다가 병들거나 죽는다. 2017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유기된 동물 중 다시 입양된 동물은 29.5%에 불과하다. 한편 안락사나 자연사한 유기동물은 48%가 된다. 버려진 동물 중 거의 절반이 죽음으로 몰린다는 이야기다. 동물 유기 방지를 위해 정부에서는 2014년에 동물등록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했으나 유기동물의 숫자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자료제공: 포인핸드/ 출처:농림축산식품부
자료제공: 포인핸드/ 출처:농림축산식품부

동물의 생명도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하는 의식이 부족한 탓이 크다. 동물은 여전히 물건처럼 거래되고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며 원치 않는 그들의 주검은 폐기물로 처리된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동물을 관리해야만 유기동물의 수가 줄어들 것이다. 해외의 여러 나라가 그러하듯 유기동물 센터나 동물 관리 센터 등 국가에서 관리하는 곳으로 직접 미래의 가족을 찾아가 적법하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서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동물을 애정을 가지고 기르려면, 기르는 것 이상으로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한다면 그들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때에 맞춰 먹이를 주고 산책만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그 동물의 평생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생명 존중의 자세는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모든 사랑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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