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시작되면 모기가 날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장마가 끝나면 모기들은 더 많아집니다. 습하고 어두운 숲에 가면 모기에 물리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아이들은 “모기 물렸어요!”, “가려워요.”, “저리 가! 모기야.”, “(물린 곳을 가리키며) 커졌어요.”, “(두 팔을 열심히 휘두르며)죽어!” 라며 불편한 관심을 보이고 부모들은 “아이가 모기에 물리면 자꾸 자꾸 긁어요.”, “모기 물린 자국이 너무 크게 부풀어 올라요.”, “피가 날 때까지 긁어서 상처가 나요.” 라며 걱정을 하십니다. 모기는 숲에 자주 오려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큰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기르는 고양이, 강아지도 할퀴거나 물어서 다치곤 하는데 왜 사람들은 모기를 이렇게 싫어하고 미워할까?”, “왜 모기가 이렇게 관심을 받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도시는 언제부터인가 편리함을 위해 불편함을 병처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작은 불편조차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생활합니다. 더위가 싫어 선풍기, 에어컨으로 집에서 더위를 박멸합니다. 걸어 다닐 때 더위를 없애기 위해 몸에 달고 다니는 선풍기가 개발되어 날개 돋친 듯 판매됩니다. 땀이 나며 조금만 더워도 덥다고 연신 말하며 시원한 곳을 찾습니다. 모기가 싫어 살충제, 모기향, 전기모기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집에서 모기를 박멸합니다. 매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모기가 완전히 없어지는 순간까지 모기와의 전쟁을 계속 합니다.

여름이면 더운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살아가면서 모기에 물리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원인을 찾아도 해결이 안되는 문제는 문제를 잘못 정의한 경우일 수 있습니다. 모기를 없애는 방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모기와 편하게 지내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생각을 바꾸는 순간 모기는 없애야 하는 적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가 됩니다. 자연의 이치는 나만 사는 것이 아니라 모기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모기에 물리면 몸은 스스로 치유합니다. 모기에 물리면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가려움 등의 작은 불편을 줍니다. 손으로 긁지 않고 잘 조치하면 몸은 빠르게 대응하며 원상태로 만들어 놓습니다. 하지만 잘 조치하지 못하면 가려움은 계속되고 상처는 더 커지게 됩니다. 살면서도 원치 않은 때에 우연히 소소한 장애에 부딪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장애를 탓하고 잘못 대응한다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장애가 더 큰 문제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감각은 선택적으로 인지합니다. 불편에 초점을 맞춰 모기, 더위, 돈 등 도시가 선택한 것을 선택해 소소한 장애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연, 존중, 공존 등 도시가 선택하지 않은 것을 선택해 소소한 장애에 둔감할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개인의 몫입니다. 어느 것이 행복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지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쉽게 판단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개인의 삶이 모두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도시가 선택한 것이라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결혼한 배우자가 코골고 이갈면 처음엔 잘 들리다 나중엔 안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모기 물리면 처음엔 불편하지만 나중에 아무렇지 않습니다. 선택적으로 둔감하게 살면 삶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둔감하려면 많이 경험하면 됩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만큼 배우자와 매일 같이 자고 숲에도 자주 가서 모기를 만나면 됩니다. 코로나로 야외 활동이 적습니다. 빛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면역력이 떨어질까 걱정입니다. 틈나실 때 마다 야외로 나가 빛도 보고 공기도 마시며 건강한 가정되시길 기원합니다.

* 부천방과후숲학교 http://cafe.naver.com/bcforest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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