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석 조합원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조규석 조합원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발기인대회를 한 지 7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초기 선언적인 비전 선포대회의 계획에 의하면 지금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제가 순천향병원에서 퇴직하여 인간적인 돌봄이 있는 부천의료협동조합의 요양병원의사가 되어있을 때입니다.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운’ 것처럼 부천의료협동조합도 그간 크고 작은 실수와잘못된 판단, 과도한 기대 등으로 다시 시작하기도 하고, 너무나 아까운 경제적인 손실을 겪어야 했으며, 서로에게 실망도하면서 ‘바람과 비에 젖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부천시민의원은 재개원 6개월 만에 흑자의 경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건강리더 양성과 방문진료 등은 부천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의 핵심이 되었고, 이는 자부하건대 전국에서 통합돌봄 모범 사례로 주목받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시민의원 의료진을 알아보고 인사를 주고받고 있으며, 조합원들의 소모임이 활발해지고, 사무국 직원이 점차 늘어나 경험과 역량이 쌓이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직장만 순천향병원에 두고 마음은 의료협동조합에 있으면서 월급을 주는 병원과 동료 의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는 언제든지 돌아갈 병원이 있는 여유 있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를 되뇌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부천시민의원의 환자 수가 많아져 송홍석 원장님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2022년쯤 퇴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기를 앞당기는 변수가 발생하였습니다. 송홍석 원장님이 신천연합병원에 가서 좀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만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우리 임원들은 지난 2개월간의 논의와 고민 끝에 송 원장님의 매일 진료를 올해 12월까지하고, 2021년에는 약 3개월 동안 일주일에 하루 부천시민의원에서 진료를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의사가 된 지 27년, 순천향병원에 근무한 지 20년 동안 수십만 명의 환자를 보면서 만성질환과 소화기, 호흡기 질환 등의일차 진료뿐만 아니라 치료가 어렵고 희소한 질병까지 수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선후배 의사들의 아쉬움과 가족의 반대가 있었지만, 부천의료협동조합이 지역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에 동의하고 뜻한 바를 이루길 기원해주었습니다. 저도허전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거취를 결정하고 나니 이제야 온전한 부천의료협동조합 사람이 된 것 같고, 이제야 제대로 단추가 끼워진 느낌입니다.

제가 그간 배운 의학 지식을 부천시민의원에서 어떻게 잘 펼칠 수 있을지,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핵심인 건강리더, 방문진료를 부천시 의료인들과 어떻게 잘 진행할 수 있을 지 등등 기대가 많습니다.

2020년 남은 2개월 동안 더 철저히 더 많이 준비하여 2021년에는 더 멋진 부천시민의원 원장으로 변신하겠습니다. 부천의료협동조합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개원을 가능하게 해 준 송홍석 원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다정하고 자상한송홍석 원장님을 보내는 것이 매우 아쉽지만, 신천연합병원의 발전과 연대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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