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본 이야기와 관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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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버섯은 독이 있는 거야. 만지면 안 돼!“

숲에서 버섯을 만나며 10명 중 9명의 아이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버섯을 살펴보고 좀 색깔이 있다 싶으면 이쁘다고 하며 독을 의심합니다. 이쁜 버섯은 독이라는 생각으로 대부분의 버섯을 만지지도 냄새 맡지도 찬찬히 살펴보지도 못합니다. 밖에서 만난 대부분의 버섯은 독이 있는 위험한 물건이 되어 빠르게 관심 밖으로 멀어져 갑니다. 아이들에게 주입된 버섯에 대한 선입관이 버섯을 경험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얼굴이 이쁘면 성격이 안 좋아.”, “몸이 뚱뚱하면 게으른 거야.” 등등 어른들도 여러 종류의 선입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주변의 이야기를 들었거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편견들은 반복하여 생각할수록 더 강력한 믿음으로 발전합니다. 얼굴이 이쁜 사람, 뚱뚱한 사람 등에 대한 굳어진 편견과 선입관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스스로 좁히고 어렵게 합니다. 사람들에게 언어로 전달되는 문화는 그 자체로 삶에 영향을 끼칩니다.

 

사진은 본 이야기와 관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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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의 리차드 도킨슨은 이라는 단어로 문화를 설명합니다. 문화는 목적이 없고 단지 생존을 위해 선택되어 집니다. 생존을 위한 문화는 모방을 통해 복제됩니다. 문화를 만든 사람은 사라져도 문화는 살아남아 다음세대에 영향을 끼칩니다. 부모가 만든 문화는 부모가 사라져도 아이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획일적 문화는 자연선택에 의해 언젠가 쇠퇴하고 변화합니다. 자연은 다양한 문화를 지양합니다. 수많은 종의 동식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간 없는 세상>의 앨런 와이즈먼이 들려준 이야기처럼 인간은 멸종해도 자연은 멸종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허용되는 사회가 더 오래 지속되는 이유입니다.

사진은 본 이야기와 관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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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과 흐린 날 중 어느 날이 좋으신가요?

어른들은 대부분 둘 중에 하나를 고르실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도 그럴까요? 나무는 맑은 날과 흐린 날 중 어느 날을 더 좋아할까요? 나무는 그 질문에 가치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둘 다 좋은 날이라고 대답할겁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나무의 대답 중 어느 쪽과 유사할까요? 아마 어린 아이 일수록 나무와 같고 큰 아이 일수록 어른과 같은 대답을 할 것입니다. 어른처럼 둘 중에 한쪽만 선택한 아이는 생각, 느낌, 행동의 범위가 반으로 좁아졌습니다. 반면에 나무처럼 둘 모두를 선택한 아이는 전부를 넓게 볼 수 있습니다. 경험과 문화의 영향을 받아 한 아이는 반쪽 세상을 살고 한 아이는 온 세상을 살아갑니다. 기회도 행복도 장애도 슬픔도 모두 다르게 접할 것입니다. 경험 후 생각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느껴집니다. 두 아이의 차이는 성장할수록 더 차이가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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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사회는 자신의 삶을 살기 어렵지만 다양한 문화를 지향하는 사회는 자신의 삶을 살기 수월합니다. 획일적 사회에서 자란 아이는 생각의 폭이 좁아 상대를 이해하지 못해 이기적으로 자랍니다. 다양한 문화의 사회에서 자란 아이는 생각의 폭이 넓고 유연해 상대를 이해하며 배려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획일적 경험으로 자연을 존중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지금처럼 획일적으로 교육한다면 아이들은 계속 편견을 가진 상태로 자라날 것이고 부모 세대가 만들어 놓은 을 복제하다 자연선택으로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아이들이 성장해 스스로 새로운 밈을 만들어 더 낳은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아이들 마음에 자연의 씨앗을 심어 주세요. 그 씨앗들이 커다란 나무로 성장해 숲을 이뤄 인류와 자신의 삶을 모두 구할 수 있을 겁니다. 겨울에도 틈날 때마다 아이와 자연을 접해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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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방과후숲학교> 네이버 카페 운영자

* <도시 숲에서 아이 키우기> 저자

* 매월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정문기 조합원(부천방과후숲학교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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