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학력 격차?’ 남 일이 아니다. 우리 집 이야기다.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창립총회 때 짧은 팔을 들어 올려 하트를 그리면서 콩나물신문 사랑해요!’를 외치던 꼬맹이가 열한 살이 됐다. 똑바로 서서 머리를 대면 코밑에 닿을 정도로 키도 많이 컸다.

코로나가 금방 지나갈 거라고 믿었을 땐, 일주일에 두어 번 등교하는 딸내미를 보면서 내심 잘됐다고 생각했다. 딱딱한 책걸상에 앉아 기계적으로 선생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코로나 덕분에 가끔학교 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수도 있다면서 위안 삼았다.

그런데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학교는 아예 문을 걸어 잠갔고, 학원도 휴원에 들어갔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시어머님께 딸아이를 맡기고 아침 일찍 일하러 나갔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왔다. 엄마, 아빠가 집을 비운 사이 딸내미는 종일 TV 리모컨과 태블릿 PC, 스마트폰과 혼연일체가 되어 뒹군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e학습터를 통해 수업 진도를 빼고 있지만, 우리 집 초등학생은 매일 로그인해서 수업 영상 재생 버튼을 누르는 게 전부다. 우리 부부는 일한다는 핑계로 딸내미를 사실상 방치했고,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과정을 이렇게 건너뛰면 코로나 유급이나 마찬가지라며 호들갑 떠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공부방을 가야 하나, 학습지 선생님을 모셔야 하나, 일 그만두고 딸내미 옆에 붙어서 뭐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닌가, 머릿속이 복잡하다. 이런 엄마 속도 모르고 딸내미는 2주 만에 문을 연 태권도장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콩나물신문에 이렇게 넋두리를 늘어놓는 이유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이런 상황에서 또래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어떻게 아이 학습 지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다. 우리 아이만 너무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함을 잘 극복하고,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게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끄럽지만, 누가 좀 구체적으로 팁을 주면 좋겠다는 간절함으로 쓰는 글이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임민아 조합원(이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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