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OPLE 2 - 이강인 부천 광역소각장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동부천IC 건설 문제로 주민들과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부천시가 이번에는 대장동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사업의 무리한 추진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부천시는 전임 김만수 시장 시절에 이미 서울 강서구 쓰레기를 함께 처리하는 소각장 광역화를 결정한 바 있으며, 현 장덕천 시장은 여기에 더해 인천 계양구 쓰레기까지 처리하는 국내 최대의 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시 나름의 이유는 있다. 새로 들어설 신도시(대장, 계양) 중심부에 혐오시설이 위치해 있어 신도시 가치하락이 우려된다는 점, 시설 노후로 인한 안전과 악취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또한 대장, 역곡 지구 등 신도시 개발로 인한 생활폐기물 증가, 2025년 수도권 매립지 폐쇄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비용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부천시 단독으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경우 부천시가 3,098억 원(부천시 추산)에 이르는 지방비 분담금을 떠안아야 하지만, 광역화를 하면 고작 886억 원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얼핏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절차가 생략됐다. 바로 풀뿌리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주민 참여, 즉 공론화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장마을에서 바라본 부천자원순환센터
대장마을에서 바라본 부천자원순환센터

더 피플은 이강인 부천 광역소각장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만나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사업의 문제점과 비대위의 주장을 들어봤다.

먼저 부천 광역소각장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광역화는 절대 안 된다. 쓰레기는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부천시 외의 쓰레기 반입은 금지되어야 하며, 결단코 수용할 수 없다.

둘째, 소각장 현대화(지하화)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대장동이 아닌 타지역에 최적의 장소를 물색하여 추진하라.

셋째, 쓰레기 감량, 재활용 촉진 및 강화 등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라

이강인 부천 광역소각장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이강인 부천 광역소각장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안녕하십니까. 콩나물신문 더 피플입니다. 지난 216일 오전 6시 대장동 소각장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이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 지난 설 연휴 전부터 부천시의 광역소각장 건립을 위한 기본협약 체결설이 흘러나와서 기습적인 행동으로 우리 대책위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주민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광역화 사업은 절대 안됩니다. 우리는 소각장 현대화 사업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의 주장은 자기 지역의 쓰레기는 자기 지역에서 해결하자는, 다시 말해서 인천 계양과 서울 강서의 쓰레기를 부천으로 가져오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 추진에 대하여 그 부당성을 시민사회에 알리고자 했던 것입니다. 우리 대책위와 지역 국회의원, 또 시도의원, 시민단체 등이 뜻을 함께해서 다행히 협약식은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장동 초입에 있는 부천대장지구 주민보상대책위원회. 평일 낮인데도 꽤 많은 주민들이 모여있다.
대장동 초입에 있는 부천대장지구 주민보상대책위원회. 평일 낮인데도 꽤 많은 주민들이 모여있다.

부천시는 2025년 수도권 매립지 폐쇄, 2027MBT 시설 폐쇄, 2029년 대장 신도시 조성(인구 유입)으로 매일 180여 톤의 생활폐기물 처리가 불가하므로 지원순환센터 현대화(광역화)를 통해 이를 극복해나간다는 계획인데 이에 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이지 현대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왜 굳이 서울 강서구 쓰레기 130, 인천 부평 계양 쓰레기 300톤을 이곳에 가져와서 처리하느냐는 겁니다.

신도시 건설로 폐기물량이 증가하면 현재의 시설을 조금 증설하면 됩니다. 부지도 마련되어 있어요. 그럼 돈도 얼마 들지 않겠죠. 사업비 마련을 위해 광역화를 한다는데 광역화 때문에 오히려 사업비가 늘어나는 건 생각 안 합니까? 쓰레기 발생량도 많이 부풀려져 있어요. 또 이번 기회에 분리수거도 철저히 해서 쓰레기양을 줄여나간다면 그렇게 큰 소각장과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인천시는 5년 내 쓰레기양 30%를 감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우리 부천시는 그런 계획 갖고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부천 대장안동네
부천 대장안동네. 미니슈퍼, 아이스께끼 등의 글씨가 정겹다.

부천시는 현대화를 통해 소각 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주민 친화 시설을 설치해서 주민 편의를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입니다. 더욱 발전된 시스템과 기술로 현재보다 더 낮은 수치의 유지가 가능하고 최첨단 설비로 악취 발생을 차단하며, 대기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떻습니까?

다이옥신 줄이고 미세 먼지 확 줄이겠다지만 솔직히 그걸 누가 믿습니까?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굴뚝없는 소각장 등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면 기술만능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지난 20년간 우리 대장동, 오정동 주민들은 쓰레기 소각장 때문에 말 못 할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그런 주민들에게 일언반구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현대화라는 미명 아래 마구잡이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지하화를 통해서 안전하고 쾌적한 시설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안전하고 쾌적하다면 상동 영상단지처럼 접근성이 좋은 데다 짓지 왜 굳이 이곳에 지으려고 합니까? 그래서 우리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서 대장동이 아닌 타 지역에 최적의 장소를 물색하여 추진하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부천 대장안동네 담장에 그려진 벽화와 시.
부천 대장안동네 담장에 그려진 벽화와 시.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문제는 대장동, 오정동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천시민 전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많은 시민이 부천 광역소각장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을 주시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시민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금 부천시는 노후화된 300톤 규모의 소각장을 900톤으로 증설해 서울 강서구와 인천 계양구의 쓰레기까지 가져와 태우려고 합니다.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미세 먼지로 인한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우리 부천은 작년에 충남 아산시와 나란히 초미세먼지 최고 농도 1, 최근 5년간(2015~2019) 암 진료 환자가 가장 많은 도시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부천의 환경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부천시가 진정한 친환경도시, 사람이 우선인 도시가 되도록 우리의 반대 운동에 동참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대장동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반대를 위한 부천시민 10만 서명운동 바로가기

*이강인 대표는 부천 대장동 토박이로 부천고와 서울대학교 농공학과를 졸업하고 부천 YMCA 기획실장, 부천시 의회 의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대장마을 협동조합 이사장과 대장안동네 통장을 맡고 있다.

이주희 작가의 THE PEOPLE 2
이주희 작가의 THE PEOP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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