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7주기 스케치
누군가는 지겹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제 그만
잊어버릴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한다.
7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라는 극명하게 둘로 갈렸다.
누군가는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정권이 바뀌었으면 됐지
더 무엇을 바라느냐고 목청을 돋우고
또 누군가는
나라 경제는 어렵고
젊은이들 취업은 안 되고
서민들 살림살이는 팍팍한데
언제까지 세월호에 발목이 잡혀 있어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껏 밝혀진 것은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서쪽 해상에서
탑승자 476명 중 304명이 사망하고 172명이 구조되었다는 사실 뿐
세월호는 왜 침몰했는지?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청와대 컨트롤타워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7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2015년 3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개시
2017년 세월호 전체조사위원회 활동 개시
2017년 11월,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특별법 국회 통과
2018년 사회적참사특별위원회 조사 시작 등
공적 조사위원회가 세 차례나 구성되었음에도
진실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연인원 1,685만 명이 참여한 촛불집회
그 촛불이 도화선이 되어 탄생한 정권에서도
진실은 아직 인양되지 못하고 있다.
“304명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고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던
광화문광장의 분노와 촛불정신은 어디로 흩어진 것일까요?
박근혜 국정 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촛불 시민 혁명으로 세운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부입니다.
그러나 촛불의 도화선이 되었던 세월호 참사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참담함을 느낍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당장
사회적 참사인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책임지고 해결할 것을 촉구합니다.” (박미현 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2021년 4월 16일 13:00, 판타스틱 큐브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당신의 사월》(감독 주현숙)을 관람했다.
관객은 달랑 다섯
세월호를 먼발치에서 지켜만 보다가
기억저장소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후
기록관리학을 전공하게 되었다는 이유경 씨의 고백에
가슴 한구석이 저려 왔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선 거리에도 세월호는 없었다.
짧은 봄비가 눈물처럼 스쳐갔을 뿐
여기저기 추모 현수막이 내 걸리고
사이렌 소리에 맞춰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고개 숙여 묵념하는 장면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했다.
벌써 잊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 것일까?
문득, 영화 속 인물
통인통 커피전문점 사장 박철우 씨의 멘트가 떠오른다
“세월호 참사는 잊어버리자고 해서 잊어버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왜냐하면 4월 16일은 해마다 돌아오니까요.”
그렇다!
2014년 4월 16일의 아픔은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우리 모두의 아픔이어야 한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 모두의 기억이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세월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