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를 너무 많이 읽는 것은 웰빙에 좋지 않다

인간은 정보를 먹고 사는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의 생활에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많이 편리해졌으나 개개인에 대한 스마트폰의 의존도는 높아지는 부작용도 있다. 다양한 첨단 IT 기기의 편리성과 일상화로 인해 팬데믹 뿐만 아니라, 정치, 부동산, 사회 범죄 및 각종 사건 사고 등을 중심으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부정적인 뉴스들이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뉴스 시장의 경쟁과 미디어 편향성으로 인해 정당 간, 집단 간, 그리고 개인 간의 증오와 배제 현상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내년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시즌에도 더욱 더 고독하고 비참한 사람처럼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집착하고, 반대의견과 위협에 대해 화를 낼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들과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고통의 원천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하루 동안 뉴스를 얼마나 접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우리의 소중한 행복을 희생할 정도로 뉴스가 가치 있는 존재인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2021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재보궐 선거과정에서 자신의 의견, 특히 정치적인 의견들에 마치 평생의 저축이라도 되는 양 애착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이들은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자신의 신념에 집착하고, 자신의 견해에 위협을 받으면 화를 내며 맹렬히 비난했었다.

정치에 집착하면 행복과 관계가 손상될 수 있다

행복과 정치에 대한 관심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으나 간접적인 연구들은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2017년 네덜란드 연구자들은 정치적 관점을 제공하는 정치 뉴스가 웰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사람들이 일주일에 TV 정치 뉴스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웰빙이 6.1% 하락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청자가 부정적인 정치 이야기와 불행한 사건 사고에 직면하게 되면 무력감과 불행감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정치 뉴스가 행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힘들다. 특히 현재 한국 정치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논쟁적인지를 감안할 때 시청자에게 어느 정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정치 관심자들은 인터넷에 능숙하며, 인터넷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대통령과 국가 정책, 그리고 정당에 대한 지지, 홍보, 반론을 전개하며, 이에 견주는 상당한 지식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을 가진 정치 관심자들은 민주주의 정체의 본질적 정치참여보다 정당 또는 특정 개인을 향한 충성심을 토대로 정치 영역의 파벌화, 충동 가능성을 다양한 영역에서 표출하고 있다. 그 예로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기간 미국 사회의 분열이 특히 심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종 문제를 둘러싸고 시위가 이어지고, 코로나바이러스 대응방안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는 등 진영 간 대립이 과거 어느 때 보다 고조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미국사회의 분열을 가속화시키게 된 것이다.

2014년도 미국의 설문조사에서 가계 소득, 학력, 연령, 성별, 인종, 결혼 여부, 정치적 견해를 통제한 결과, “정치에 매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별로 행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약 8%가 더 높다고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

오늘날의 당파적 분위기, 미디어 양극화, 끊임없는 정치적 논쟁들이 인간 행복의 척도인 사랑을 직접적으로 방해한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우리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면 미국 사회과학자들이 정치적 관점에 의한 다양한 짝짓기라고 말하는 정치적 동성애에 빠져들지도 모른다. 온라인 데이트 현상을 연구한 미국 학자들은 낭만적인 파트너를 선택할 때 정치적 견해가 교육 수준에 비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마도 이것은 사람들의 투표가 그들의 성격과 도덕의 대리물이라는 믿음이 커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옳든, 그르든, 이것은 사랑을 방해하는 존재로서 작용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만남과 인연을 통해서 사랑의 결실을 맺을지도 모른다. 결국 낭만적인 사랑을 배제할 만큼 정치가 중요하다면 결과적으로 행복에서 멀어질 것이다.

오늘날 우정과 가족관계도 정치적 불일치로 인해 손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명 중 1명은 2016년 선거로 인해 친구나 가족들과 대화를 중단했다고 한다. 결국 사람들과 정치적으로 동의하거나, 강력한 반대 견해를 지속적으로 표현하게 되면 사람과의 관계에 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2018Political Opinion Quarterly저널 조사에서는 친척을 조심하라고 경고하였다. 친척들이 정치에 대해 자주 토론하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자녀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고, 열정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을 점점 원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올바른 정치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강렬하거나 열정적인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종합해보면 끊임없이 정치 뉴스를 접하고, 그곳에 정치적 분노를 투입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지루한 정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게 되면 상대방은 정치 냉담자가 되거나, 올바른 사고능력을 방해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정치 세계에 빠져들게 되면 그 사람은 세상에서 더 무지한 존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페어레이 디킨슨 대학(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실시한 2012년 설문조사에서 당파적인 TV 뉴스 정보(진보와 보수 모두)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뉴스를 전혀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종종 전 세계 사건과 교양에 대해 덜 알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파적인 뉴스매체는 우리의 세상을 축소시키게 된다. 그들은 뉴스정치와 쉽게 동일시하고 다른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일종의 터널 비전(tunnel vision)’을 만든다. 따라서 우리는 점점 더 일상의 삶이 지루해지고,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

요컨대, 당신이 좋아하는 당파적 뉴스매체를 통해 선거시즌을 보내고, 소셜 미디어에서 정치적 칼럼을 읽고 공유하며, 모든 기회를 활용하여 정치에 투자한다면, 당신은 덜 행복 해지고, 덜 좋아지고, 덜 정확해질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취득할 수 있는 정보도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좋은 시민은 정치과정에 세심하고 적극적이며, 반대 진영과의 사이에서 의미 있는 수렴 지점이 있는지를 찾으려고 항상 노력한다. 즉 분노와 편향이 아닌 균형과 포용으로 일상생활과의 적절한 거리 유지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다가올 2022년의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 바치는 시간과 정서적 에너지에 대해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한 세 가지 실천을 제안하고 싶다.

첫째, 불평하지 말고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정치과학자 Eitan Hersh“The Atlantic”에서 정치 뉴스를 많이 소비하는 고학력자들이 국가의 진정한 발전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끊임없는 분노에 대한 고학력자의 열망은 매스 미디어와 정치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타협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활동적이고 지역적인 시민의식을 권장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케이블 TV를 보고 그것에 대해 불평하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하기를 추천하였다. 이는 우리의 정신 건강과 관계를 긍정적으로 촉진시키는 것이다.

둘째, 정치에 대한 소비량을 적절히 배분하고, 그것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정치 소비량을 배분하고, 정치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 주변에 적절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신의 직업이 뉴스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정치뿐만 아니라 모든 뉴스의 소비를 하루에 30분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부분의 비 정치적 상황에서 정치적 논의를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결국에는 정치가 도처에 있는 선거 시즌에 자신을 위한 힐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셋째, 자신의 편에서 매우 당파적인 뉴스 소스를 차단해야 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진영의 전문가와 유명인이 반대 진영에 대해 비난하는 것을 듣고서 스스로 감정적인 만족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들의 관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정보를 부족하게 만든다. 잠시 그 자리에서 벗어나면 에너지가 얼마나 소비되었는지, 이러한 영향 없이 얼마나 기분이 좋아졌는지 깨닫기 시작할 것이다.

다가올 2022년의 봄날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거대한 뉴스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하고, 그 정치 환경은 매우 메마르고 거칠어질 것이다.

선거는 잔인하고 씁쓸할 것이다. 이것을 피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삶도 잔인하고 씁쓸한 삶을 원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 우리 각자는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강하게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 견해가 우리의 생각, 시간 및 대화를 지배하게 되면 우리의 관계와 행복에 해를 끼칠 것이다.

최근에 베트남 불교계의 현자 티흐 응흐트힌(Thích Nhất Hạnh)이 그의 저서 '평화가 되다'에서 "인류는 견해에 대한 애착으로 인해 매우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때때로 우리는 자신을 애착에서 떼어놓고, 우리의 의견을 버리면 우리는 더 행복할 수 있다.

베트남 불교계의 현자 티흐 응흐트힌(Thích Nhất Hạnh). 승려이자 명상가, 평화운동가, 시인이다.
베트남 불교계의 현자 티흐 응흐트힌(Thích Nhất Hạnh). 승려이자 명상가, 평화운동가, 시인이다.

 

필자소개

주성돈. 명지전문대 행정과 교수. 부천 YMCA 회원. 농업산림정책, 환경정책에 관심을 가지며 최근에는 도시행정과 지역개발을 강의하면서 점차 도시경영, 도시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희망하고 있다.

 

부천YMCA 진단과 전망(4월 넷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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