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호수공원에 비보이 브론즈 조형물이 우뚝 섰다. 「또 다른 그날 - 영광 Glory」라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 미술가를 돕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기획된 2020 비보이공공조형물 건립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전체규모는 가로세로 4m 60cm, 높이 4m 80cm이며 재질은 브론즈와 화강석이다.

두 명의 비보이가 각각 나이키 프리즈 동작과 기본 프리즈 동작을 취하고 있는 이 조형물은 비보이 특유의 역동성을 통해 국가 지정 문화도시이자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인 부천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정책적으로 문화도시를 표방해 온 부천시는 부천 필, 시립합창단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등의 굵직한 국제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이에 더해 부천시는 지난 2016년부터 매년 부천세계비보이대회(BBIC)를 개최함으로써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도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파리의 몽마르트르와 같은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도시를 꿈꾸는 부천의 랜드마크로서 이번 조형물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문화도시 부천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시작된 비보이공공조형물 건립 프로젝트는 작가 팀 구성 공모에서 현대미술부천작가회(대표 함승희, 52명 구성)가 선정되었으며 총사업비는 4억 1,546만 원(국비 80%, 시비 20%)이다. 이중 운영비 1,546만 원을 제외한 금액 중 55%에 해당하는 인건비성 경비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가들에게 다소나마 경제적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이번 프로젝트 참여작가는 관내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안정적 소득이 없는 예술인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비보이공공조형물 건립 프로젝트는 비보이와 미술의 결합일뿐만 아니라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부천미술협회 김봉희 지부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현대예술의 개념은 협업과 상생을 통해 결과물을 보여주는 혁신적인 미래 예술산업의 시작이면서 도전이기도 합니다. 이번의 비보이공공조형물 건립 프로젝트는 부천시 문화예술계의 발전과 상생의 모델을 찾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비보이 조형물의 제작과정에서 3D 기술을 활용한 모델은 앞으로 미술 분야에서 미래 비전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IT와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가 예술과 접목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예술가들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 기술과 예술의 만남, 인문과 예술의 만남, 자연과 예술의 만남, 우주와 예술의 만남을 통하여 인간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비보이공공조형물 건립을 통해 문화예술의 도시 부천의 위상이 한 단계 더 상승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상동호수공원에서 비보이, 비걸들의 역동적인 브레이킹을 즐겨 감상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