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2, 4주 토요일, 평소 치과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진료가 12시부터 2시까지 진행된다.

매월 2, 4주 토요일, 부천시 심곡동에 있는 한 치과는 아주 특별한 진료 시간을 갖는다. 평소 치과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진료가 12시부터 2시까지 진행된다. 부천 심곡동에 소재한 더조은치과의 토요일 오후 진료 풍경이다. 치과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사정을 접한 치과 관계자는 지역 내 발달장애인의 진료를 약속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였다. 진료를 시작한 지 한 달 남짓이지만 부천은 물론 인천과 서울 등에서 어렵게 소식을 접한 환자들도 치료를 위해 찾아오고 있다.

대기실에서 편안하게 앉아 있던 발달장애인 지호 씨는 오랫동안 자신을 고통스럽게 했던 사랑니를 발치했다. 인천 주안에서 왔다는 지호 씨의 어머니는 발달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치과 진료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발달장애인을 치료해 주는 치과가 없어요. 애는 아프다고 몸부림치는데도 매몰차다 싶을 만큼 손을 안 대려고 해요. 아예 접수조차 받지 않아요. 동네에 치과는 많지만 있으나 마나예요. 대학병원에 갈 수밖에 없는데, 애는 아파서 껌뻑 죽는데도 예약을 하고 한 달 후에나 오라고 해요. 기다렸다 간다고 해도 입원을 해서 이것저것 검사를 받다 보면 병원비가 몇백만 원 나와요. 애가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지만 이가 아프면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그걸 아는 부모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괴로운데요. 아이의 이가 한번 아프면 엄마와 아이는 울면서 살아요.”

인천에도 치과의사협회에서 봉사처럼 운영하는 곳이 있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문을 닫았다. 아파하는 아이를 보며 속이 탄 어머니는 여기저기 수소문 하고 인터넷을 뒤져 부천까지 찾아왔다. 발달장애인에게 치과 진료의 문을 열어 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발달장애 아동은 스케일링을 하기 위해 치과를 찾았다. 이날 치료를 담당한 홍성관 부원장은 기계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치석을 제거했다.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발달장애인이 많기 때문에 소리가 나는 기계 장비를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세심한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낯선 환경과 진료에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을 주기 위해 병원 관계자 모두가 합심하여 노력한다. 때로는 친해지는 시간을 보내다 치료를 뒤로 미루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발달장애인의 치과 진료를 결심하면서 ’기술이 아니라 행동 특성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스스로 했던 다짐을 잘 실현하고 있다.

우리 속담 중에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라는 말이 있다. 매우 힘들고 어려운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됐을 경우를 비유해서 쓰는 속담이다. 일상적인 치과 진료가 배제된 가운데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고 안타깝게 지켜봐야만 하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더조은치과는 시원한 해결책을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음에도 편견과 제도적 미비로 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다.

김재성 조합원(장애인문화복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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