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바보로 만드는 세상

사회 : 이성재
수다 : 김명숙, 김재성, 박새로미, 문정원, 윤혜민 조합원

 
이성재(사회자) 부천 오정동에 대형마트인 코스트코가 들어 온다네요. 8천평이라는데, 상암 월드컵경기장 크기랍니다. 얼마 전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부천역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어요. 자료를 보니, 입점 반대이유가 김포, 부평, 강서 상권, 골목 상권에 타격이 크다고 해요. 이 밖에도 코스트코가 홈플러스보다 매출이 5배인 거대 기업이고, 의무 휴일도 지키지 않는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상생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 기업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골목 상권이 죽는 것과 내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인 효과도 미시적으로 실제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해보면 좋겠어요. 저는 또 하나 궁금한 게 생겼는데, 부천시의 입장은 뭘까? 부천시 의회, 시의원들이 입점 반대 시위를 하는데요. 그 뒤에 움직임이 안 보여요.

- 코스트코를 바라보는 시각

김명숙 공식적으로 부천시의회는 반대 결의를 표명했고요, 부천시는 반대 입장을 표명 한 바는 없는데요. 원래 2011년도, 오정물류단지 내에 들어올려고 했는데 경기도 조례에서 대형 대규모 물류 단지를 규제했어요. 다만 단서 조항에 ‘유찰되었을때는 어느 수준에서 가능하다’정도였어요. 수퍼마켓협동조합에서는 오정물류단지에 대형할인마트가 입점할 경우, 사전 협의 하는 걸로 됐었는데 그렇지 못했죠. 행정적인 절차가 있다면 이건 경기도 몫이에요. 부천시는 당사자 권한이 없어요. 그러나 부천시도 코스트코 입점을 알 수 있었을 거예요. 행정적으로 막을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방기한 것 아닌가 싶어요.

윤혜민 이번 행정 감사 때 코스트코 이야기가 나왔어요. 경기도 측에서 부천시 공무원에게 코스트코가 입점할 것이라는 말을 전달했는데 전자 결재 보고로 승인을 끝냈다고 해요. 시장의 결제 없이 코스트코 관련 부서 과장이 마무리 지었대요. 관련 부서 국장은 행정 절차상 잘못한 거 같다고 시인했어요.

문정원 잘못 했다고 하는데, 들어오는 거예요?

김명숙 우지영 의원이 경기도에서 심의 위원회를 소집해서 심의를 해야 하는데,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따져 물었어요. 부천시는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죠.

▲ 코스트코 마크
김재성 코스트코가 들어오면 지역 상권이 죽는다는 구체적인 통계가 있나요?

김명숙 우리 나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재래 상권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조사한 논문이나 통계가 있어요. 그리고 동네 수퍼 다 망가진지 오래 됐잖아요. 대기업 편의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요.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사람들

윤혜민 부천에 커피숍, 레스토랑 자영업자가 많아요. 코스트코가 생기면 개인 자영업자는 코스트코에서 다 산다고 해요. 중간 유통, 도매 마트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거예요. 그리고 가장 문제시 될 건 코스트코 물건과 식자재는, 미국에서 중저가에 질이 안 좋은 것이에요. 시민들 먹거리 수준이 더 떨어질 거예요.

김재성 상공회의소 통계를 봤는데, 그 코스트코를 주로 이용하는 계층은 주부가 아니고 자영업자에요. 식당이나 숙박업 같은데서 물건을 대량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원가가 낮다는 거죠. 식당에서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싼 식재료를 쓰는데,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코스트코를 괜찮게 볼 수 있어요. 전에 동네 수퍼에 들어가서 물어봤어요. 코스트고 오정물류단지에 들어 오면 어쩌냐고. 그런데 수퍼 주인이 상관없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여기서 물건을 산다는 거죠.

김명숙 이용 편리를 맛본 집단은 어디에나 있어요. 저 또한 생협에 가지만, 대량으로 살때는 이마트에 가요. 이게 유익하냐 아니냐를 개인의 경험에 근거해서만 이야기해서는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유통 질서에 문제가 있는지 맥락을 보면 결코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에요.
부천은 중소형 마트가 17개나 있어요. 엄청 많지요. 동네 안으로도 기업형 수퍼가 어마어마해요. 홈플러스 5배, 이마트의 3배 크기인 코스트코가 오정물류단지에 들어 온다면 말이 달라지죠.

문정원 어린이집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 분이 찬성했어요. 시간과 비용적인 면에서 합리적이라고 말이에요. 재래시장이냐 코스트코냐는 소비자의 선택인데, 입점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말이죠. 하지만 코스트코는 외국 자본이잖아요. 부천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예요. 행정 사무감사에서 홈플러스 1년 매출이 700억이라고 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대형 마트나 이런 곳이 돈을 흡수하는 구나 싶었어요. 대형마트가 생기면 일자리 창출은 되겠지요.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부천시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 상품 정보 필요성

박새로미 찬성이냐 반대냐를 놓고 봤을 때 솔직히 일반 시민들은 관심을 두지 않아요. 직접적으로 바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반대하겠죠. 이미 대형마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하나 더 들어온다고 달라지나? 싸게 살 수 있으면 좋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할 때는 당위적으로 골목상권, 자영업, 전통시장이 붕괴된다고 해서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코스트코에서 질 낮은 식품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 문제의식이 생겼어요. 정확한 원산지도 모르는 걸 코스트코에서 사고는 탈이 났을 때, 어디에 따질 수 있을까? 코스트코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할 거 같아요.

김명숙 저가 상품이 다 질이 낮은 건 아니에요. 코스트코가 판매하는 제품들이 싸다고 해서 모든 제품의 질이 낮다고 하는 건 오류일 거예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해요.

문정원 코스트코를 보면 그런 생각도 들어요. 대형마트 같은 경우, 상품 이미지를 제대로 홍보하기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게 돼요. 그게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여는 바탕이 되는 거고요. 반면 재래시장은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대화된 시설이 필요하다며 정비 하는데, 경쟁이 안 되죠. 시설 문제가 아니에요.

김명숙 전통시장 현대화는 전통시장의 멋을 죽이는 행위에요. 우리는 이미 대형마트에 익숙해졌어요. 대형마트가 소비자들의 서비스질을 높여놨어요. 물건을 살 때도 동선이 편해요. 직원들은 친절하고요. 코스트코 입점 호불호를 소비자에게 묻는 건 어려워요. 다만, 물품이 들어오기 쉬운 유통 구조와 대량 소비를 조장한 결과, 어떻게 나타일지 알 수 없어요. 그게 더 두려워요. 현재 코스트코 입점에 대해 김포, 계양, 강서구 시민단체들 및 대책위가 반대를 하고 있어요. 이들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 잖아요. 지역경제 파장이 결과적으로 있으니 문제제기를 하는 건 당연해요. 저항하는 건 당연한 권리예요. 이걸 막을 수 있냐, 못 막냐고 물어보면 이길 수 있는 싸움만 하는게 아니니까요.

문정원 재래시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재래시장, 그런 맛이 안나요. 날 것을 살때는 재래시장 이용하는데, 마트와 비교해보면 더 비쌀 때도 있어요. 발걸음을 더 안 가게 돼요.

-코스트코 입점관련, 다른 지역은?

김재성 순천이 반대투쟁이 제일 심해요. 의회와 시민단체 똘똘 뭉쳐서 하는데, 부지 매각은 이미 끝난 상태예요. 시에서 허가 및 행정 절차상에 딴지를 걸면서 입점을 지연시키고 있어요. 순천에 코스트코가 생기면, 여수까지 영향을 미치겠지요. 거기서 가장 문제 되는게 코스트코가 순천시를 상대로 ISD(해외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국제 제소를 당하면 문제가 돼요.
여론 형성을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에게 코스트코가 올바르지 않다는 정보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코스트코가 왜 나쁜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지역상권이 죽어요, 자본이 유출되요.’ 라고 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져요. 추상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지역 상권이 30%, 일년 매출에서 3천만원이 줄어듭니다.’라거나 GMO와 같은 건강 문제를 지적해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코스트코가 들어서면 일단 땅값이 상승해요. 차가 많아지고, 집 값이 올라가게 되죠. 이런 부분들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좋아할 수 있어요. 구체적인 정보가 관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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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숙 코스트코 입점 반대와 관련해, 대책위와 당사자 분들이 주축이에요. 여론을 조성해야 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일단, 오정구 자체를 몰라요. 동부천IC와 관련해서도 반대운동을 했을 때 작동이 어디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실체를 보여줘도 와 닿지 않아 해요. 우리 단체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골목상권이 죽는다.’예요. 내 이웃인 수퍼가 생존할 수 없어요. 내 이웃의 고통으로 느껴지면 좋겠어요.

-소비자의 권리

문정원 소비자는 그냥 바보 같아요. 선택권이 다양해졌다고 말하지만 사실, 아무 것도 선택할 수 없어요. 소비자의 권리와 소비에 대한 교육이 있었으면 해요.

이성재 소비자로 한국 사람을 묶어 놓으면 너무 무지해져요. 국내 기업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자동차, 가전 제품을 비싸게 팔면서 해외에서는 싸게 팔잖아요. 전자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대신 외국 먹거리를 비싸게 수입하게 되잖아요. 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식품을 쌓아 놓고 먹으려고 하죠. 특히나 먹거리는 양질의 물건을 조금씩 먹게끔 하는 게 좋은데, 소비를 그런 방식으로 하니깐 소비자가 우스워 보이는 거겠지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지자체는 코스트코가 들어오면 좋을 가요?

문정원 홈플러스도 세수 얻는 게 코딱지 만큼이라고 해요. 어떤 시의원은 언성을 높이더라고요. 홈플러스 나가라고.

김명숙 코스트코가 직접적으로 내는 세금은 데이터로 있겠죠.

문정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 말아먹을 거 같아요. 정말 얼마 안 된다고 해요.

이성재 사장이 노동자가 될 상황도 생기잖아요.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이익이 있는지, 정보에 근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해요. 그래서 공무원이 있는 거고요.

문정원 페이스북 의원들 보면, 코스트코 문제제기 하기도 하고.

윤혜민 시의원들은 다 반대한다고 밝혔어요.

김명숙 정치인들은 명분 가지고 움직이지 않아요. 그 문제가 쟁점화 되고, 본인이 드러날 수 있을 때 움직이죠.

이성재 어느 순간부터 코스트코와 관련된 일들이 정지됐어요. 부천시가 정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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