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임금차별타파의 날 기념 특집

지난 516일은 전국여성노동자회가 정한 2021임금차별 타파의 날이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임금차별타파의 날은 남성 정규직 임금 대비 여성 비정규직 임금을 1년으로 계산해 정한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여성 비정규직은 남성 정규직과 비교해 516일부터 연말까지 무임금으로 일하는 게 된다. 그만큼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차별이 심하다는 얘기다.

2020518일이었던 임금차별타파의 날이 올해 516일로 당겨진 것은 여성 비정규직에게 코로나19 위기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 비정규직의 임금 상승률은 그동안 여성 정규직이나 남성 정규직, 남성 비정규직보다 낮지만, 꾸준히 상승해 왔으나 올해 2021년은 예외적으로 지난해보다 1만 원이 낮아졌다.

 

여성 비정규직 임금 하락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일자리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나타낸다. 통계청 여성 연령별 취업자 수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이후 여성취업자 수가 급격히 떨어졌는데, 올해 초를 기점으로 어느 정도 취업자 수를 회복한 20대와 달리 30대와 40대는 꾸준히 취업자 수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위기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성에게 무급돌봄 노동이 집중되어 있고, 여성이 취약한 비정규직에 몰려 있으며, 산업적으로 대면접촉 서비스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의 위기가 가중된 것이라면 이제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성평등 노동이 실현되며 무급 돌봄노동을 나누고, 사회화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며 성별 직종분리의 해소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리하여 모든 시민이 노동자이자 돌봄자,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획득하여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 여성의 노동을 담보로 한 자본주의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함을 코로나19 재난은 역설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콩나물신문은 전국여성노동자회가 제정한 제5임금차별타파의 날을 널리 알리고, 또한 최근 여성 비정규직이 겪고 있는 코로나19 위기의 심각성과 그 해결책 모색을 위하여 부천여성노동자회와 함께 코로나19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제목의 특집 코너를 마련했다.

 

3040 여성의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214천 명으로 1년 전보다 652천 명이 늘었고, 이는 2014867만 명 이후 최대의 증가 폭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뜯어보면 3040 여성들의 코로나19 위기 피해는 오히려 장기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회복되지 않고 악화하고 있는 3040 여성 고용

여성 연령별 취업자 수 그래프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위기 직후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20대 여성 취업자였다. 그러나 위기가 지속되면서 3040 여성들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2021430대 여성 취업자는 245천 명으로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4월과 비교해 131천 명이 감소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위기의 한복판인 20204월과 비교해도 47천 명이 감소하였다. 40대 여성 역시 마찬가지이다. 20194월과 비교하면 113천 명, 20204월과 비교해도 1만 명의 여성 취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고용률 그래프 역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14월 고용률을 살펴보면 30대 여성은 61.1%, 40대 여성은 63.5%로 위기 이전인 2019461.9%, 65.0%에서 30대는 0.8%P, 40대는 1.5%P 하락한 것으로 드러난다.

 

2. 돌봄노동의 전담자로 지목된 기혼여성에게 고용 충격이 집중

IMF 외환위기를 비롯한 과거의 경제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위기에서는 여성 고용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는 기혼여성의 고용률 하락에 주로 기인한다. 위기 국면에서 미혼 여성과 남성 간 고용 충격의 격차는 미미한 반면, IMF 외환위기에서는 기혼남성에, 코로나19 위기에서는 기혼여성에 상대적으로 고용 충격이 집중되었다.

어떤 사유로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는가?에 대한 응답에서 코로나19 위기 이후 여성들의 가사 사유가 치솟았다. 위기 직전 가사를 사유로 한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추세에 있었으나 위기 이후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이 비경제활동으로 이동한 것이다. 특히 지난 12월을 기점으로 그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기 시작하였다. 위기 초반 육아 사유로 비경제활동인구가 된 이들이 소폭 증가세였다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육아기 자녀를 둔 여성들은 코로나19 위기 전부터 이미 비경제활동인구로 많은 수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 놓여있었을 것이며, 육아기 자녀를 둔 취업 여성들은 육아 사유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비경제활동인구로 퇴출되었다. 반면 어린 자녀가 아닌 청소년 혹은 돌볼 가족이 있는 취업 여성의 경우 가사를 사유로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다고 대답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 가정 양립 부담이 큰 여성노동자들의 경력단절의 심화로 나타났는데 특히 지난 20년간 M자 곡선 최저점이 12.6%P 증가했으나 지난 1(2019년과 2020) 사이에 35~39세 고용률이 1.3%P 감소했다.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는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였으나, 코로나 이후 급증하여 이후 남성을 상회하였고,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일상화됨에 따라 여성 경제활동 참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3. 코로나19 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여성 고용률

결국 이러한 문제들의 영향으로 2019년 상승추세에 있었던 여성 고용률은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내려앉았다.

 

4. 대면접촉 서비스업의 회복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아

코로나19 위기 직후 타격받았던 교육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194월 전체 여성 취업자 중 37.7%에 이르렀던 세 산업의 비중은 2021434.5%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노동자들이 산업 및 직무 위치에 있어서의 높은 성별 분리와 임시직 및 영세 사업장 등 위험 부문의 과도한 쏠림으로 인해 일반적인 경제위기의 특성과 코로나19 위기와 맞물리면서 이중화된 고용 위험에 놓여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 임금노동자 3,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직 후 실업급여를 수급한 이들은 숙박음식점업은 6.1%, 교육서비스업은 18.9%, 도소매업은 23.5%에 불과하다.

고용유지지원제도도 이들을 비껴갔다. 고용유지지원금 수급률은 숙박음식점업 9.7%, 도소매업 13.8%, 교육서비스업 16.5%에 불과했다.

 

5. 위기의 비정규직, 낮아진 임금, 노동시장 퇴출 지속

이 가운데 여성 비정규직 임금 하락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일자리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나타낸다. 남성 정규직 임금 대비 여성 비정규직 임금은 201937.7%에서 202037.1%로 하락하였다.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도 남성 정규직, 남성 비정규직, 여성 정규직의 임금은 그래도 모두 상승했으나 여성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만 하락한 것이다. 여성 비정규직자에게 위기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노동하고 있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임시, 일용직 노동자 수는 지속적인 감소를 거듭하고 있다. 임시직 여성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27.8%, 일용직 여성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2.2%에 지나지 않는다(통계청 20208월 기준). 임시, 일용직에서 밀려난 이들은 생계 대책이 막막할 수밖에 없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 임금노동자 3,0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임시 일용 노동자 중 실업급여를 수급한 비율은 13.4%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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