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 부모보다 자녀가 더 가난한 세대, 기회가 없는 세대, 혼자가 익숙한 세대. 90년대생의 특징을 나타내는 00세대의 수식어는 밝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대생이 나고 자란 사회경제적 환경을 보면, IMF 외환위기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거나 태어났고, 불안정 비정규직 노동이 일반화된 2000년대에 청년기 혹은 청소년기를 살았습니다.

학업을 졸업하거나 과정 중에는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위기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90년대생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는 이미 경제불황이 장기화된 상태였습니다. 노동시장은 얼어붙었고, 임시직, 계약직, 청년인턴제가 일반화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것이 불가능해졌지요.

그렇다 보니 90년대생들은 취업을 위해 자신을 갈아 넣는 경쟁이 당연하다고 여길 만큼, 신자유주의 체제에 오랫동안 노출되었습니다.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은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고, 취업 준비 과정 속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외모가 스펙이라는 성차별적인 편견으로 인해 한때는 취업 성형붐이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한국 사회 전반에 짙게 깔린 성차별적 구조는 노동환경에서도 드러났고, 이러한 상황은 코로나19 재난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어 특히 90년대생 20대 여성들의 위기 상황을 알리는 지표들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성 실업률은 3.4%로 전년 같은 달보다 0.6% 늘었고, 그중 20대 여성의 실업률은 7.6%로 가장 높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09여성고용동향자료)

“3월에만 20대 여성 12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어요. 압도적으로. 그런데 조용하더라구요. 이렇게 조용한 학살이 다시 또 반복되는 것인데 우리 사회가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저는 굉장히 가부장적인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 ['조용한 학살'이 다시 시작됐다] 인터뷰)

대면서비스업종에서 일자리를 잃은 주된 계층은 청년·여성·임시근로자였다. 지난달(20211)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 인원 585천 명 가운데 20대가 168천 명(28.7%)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334천 명(57.1%)이었고, 종사상 지위로는 임시근로자가 233천 명(29.8%)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한겨레 2021216일 기사/ 20212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인용)

 

삶의 불안과 차별의 경험을 들어본다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여성들은 노동시장에서 정리되는 대상 1순위였습니다. 특히 임시직과 서비스직 일자리의 감소는 여성들에게 향했으며, 우리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여성의 임시직화와 주변적인 여성 노동자들의 위치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노동해도 빈곤한 여성, 비정규직의 여성화, 불안정 노동의 여성화는 2000년대 이후 계속 이야기되었죠. 그런데 왜 90년대생 여성 노동자들에게 지금의 위기가 더욱 가혹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 것일까요? 무엇이 그들을 힘들게 하고 있으며, 그들은 어떤 위기 상황에 놓여있는 것일까요?

이러한 물음을 가지고 우리는 90년대생 청년 여성들이 겪는 노동과 삶의 불안, 노동시장에서 겪는 차별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무엇을 원하는지 들어보고자 합니다.

 

90년대생 여성 노동자, 어떻게 만나볼 것인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1987년 창립되었습니다. 창립 후 매년 노동 상담부터 여성 노동 관련법 제·개정 운동, 사회의식 변화, 여성 노동문제의 사회 이슈화 등 노동시장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90년대생 여성 노동자들의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서울, 부천, 인천, 부산, 광주, 전북, 경주, 마창, 대구 등 9개 지역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 90년대생 여성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과 만나보고자 합니다. 인터뷰는 각 지역의 90년대생 여성 노동자 3명을 섭외하여 연구자와 심리상담사와 함께 집단인터뷰로 진행합니다.

뿌리내리지 못한 채 이곳저곳을 부유하는 불안정한 노동 이력의 사유를 묻고 삶의 현재와 미래의 전망을 이야기합니다. 노동 현장에서 어떤 경험을 하였는지, 무엇을 꿈꾸는지, 어떤 태도로 삶과 노동을 바라보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이를 통해 90년대생이 경험하는 삶과 노동에서의 고민의 다름과 같음은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대안을 모색해 보려 합니다.

 

인터뷰 조사와 설문조사 진행

인터뷰 조사를 진행하면서 90년대생 여성 노동자들의 경험과 고민을 듣고 설문지를 작성할 계획입니다. 설문조사는 90년대생이면 성별, 직업, 경험에 관계없이 누구나 응답하도록 열어둘 계획입니다.

 

조사를 응원해주세요

90년대생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 알려질 수 있게 조사를 응원해주세요. 모금액은 연구자 인건비와 토론회진행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인터뷰와 설문조사가 마무리되고 조사 내용을 발표하는 토론회가 202111월에 기획되어있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조사 진행 과정과 토론회를 안내해 드립니다. 인터뷰에 참여하여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주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90년대생 여성 노동자 인터뷰 신청하기 : http://forms.gle/oJx4uCX5GsrJqjws8

* 인터뷰에 참여하시는 분에게는 인터뷰 사례비를 드립니다. (17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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